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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joy;s Kitchen

뚝딱뚝딱..홈메이드 닭강정 & 리코타치즈 만들기..

아침부터 쪄댄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진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중복날..

바람 한점 없는데 방충망  이곳저곳 자리하고 앉은 매미들의  합창이 오케스트라처럼 절정을 이루는
7월의 막바지..
오늘이 바로 중복 날이란다.

여름휴가를 맞아 산으로 바다로 피서여행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코로나 이후 인천공항도 해외여행 떠나는 여행객들로 초만원이라고 하는데 아침부터 TV삼매경에 빠져
남들 먹는 삼계탕이나 구경하고 있자니
갑자기 처량맞은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여고동창 모임에서 도시가스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난달 가스비가 9090원 나왔다는 내 말에 한 친구는 6050원이 나왔다네
아니 나는 음식을 잘 못 먹어 순전히 하루 네댓 번 하는 샤워용으로 쓴 가스지만.. 너는 아무리 혼자 산다지만 샤워도 하루 한번 하면서 생식하고 사는 거 아니냐고 웃은 적 있다.

멀쩡히 들어 누워 TV나 보다가
아까운 가스 축내지 말고 뭔가 샤워를 해야 할 명분거리를 찾다 보니
그래 맞아.. 오늘 중복이라는데 며칠 전 쿠팡에 주문해서 냉동실에 처박혀있는 닭 아랫날개..
그걸 튀기고 나서
머리며 옷에서 나는 기름냄새
싹 잡아주는 샤워를 해야지..
이럴 땐 언제나 나는
절약 아이콘의 최고봉 신통방통
왕똑똑이가 된다.

부지런히 닭날개가 염지되는 동안..
먹다 남은 우유로 리코타치즈 만들기..

전기레인지 6에 맞춰 우유 1000ml
생크림대신 휘핑크림 500ml 넣고 은근~~~ 히 끓을락 말락
한 꺼풀 막이 생길 때까지 방치...

레몬 2개 착즙하고 소금 1스푼 넣어 휘리릭 뿌려주고 불 줄여 놓았더니 순두부처럼 몽글몽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우유
깨끗한 손수건에 받혀 유청을 대강 걸러내고 냉장고로 직행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고소한 리코티치즈 완성이다..

곧바로 염지한 닭다리 20개
오늘은 6분 달각달각 서로 부딪치며
바삭하게 튀긴 후 삼발올렉과 매실청을 합해 바글바글 끓이다
닭튀김 투하해서 대적데적..
후후~진짜 끝나주는 비주얼의
닭날개 강정의 탄생이다..

비주얼이 너무 이뻐
나는 잘 먹지도 않는 해바라기씨 까지
뿌려주니 금상에 첨화로다~

이 맛있는 일품요리 기미상궁들을 불러야지 싶어 카톡으로 유인한다
맛있는 닭요리 드시러 오라고..

득달같이 달려와 준 나의 수호천사
반장님 구역장님 ..
이 맛있는 걸 해놓고 본인은 왜 안 먹냐고 성화를 대면서
남은 닭날개 1인당 6개씩 포장 go go~ home~~

냉장고에 숙성 중인 리코타치즈 도 꺼내놓고 맛봐야 한다며 한스픈씩
떠 먹더니 두눈이 화들짝~~
고소하고 맛있다고
이중창으로 화답하네
정말 맛있나 싶어 나도
1 티스푼 맛보기..
이거야 말로 백화점 식품부 판매대에 올려놓으면 서로 집어갈 듯 한 맛이다.

무게를 재어보니 470g
빵에 넉넉히 발라 먹어도 일주일은 걱정 없이 먹을 만큼 양도 엄청나네.

조금 덥긴 하지만..
1시간만 꼼지락 거리면 유해 첨가물 하나 없는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생기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일주일 전 구워놓은 방울토마토와
어제 만들어놓은 야들야들 살캉대는  삼빡한 버섯피클..

바게트를 구워 리코타 치즈를 듬뿍 바르고 구운 토마토와 버섯피클을 올려주면 천하일미 샌드위치가 되겠지?

바게트도 사 오기 전에 토핑 올린  샌드위치를 상상하며 군침부터 흘리는 내 모습이 너무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