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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사랑을 베푸는 이웃이있어 행복하다.

2024.7.10.

오늘은 순천향병원 정형외과 진료가 있는 날이다.
작년 10 월 진료를 받으면서 예약해 둔
이재철교수님
2017년 둘째 아들과 사흘 간격으로 모자가 이교수 님께 디스크 수술을 받았었다..
선한 인상에 친절하시고 다정하시고 자상하시기까지 한 교수님
언제 입국했냐며 반가이 맞아주시며 시카고 식구들의 안부도 물어주신다.
30초 진료가 아니 10분 정도 상담을 통해 충분히 환자의 상태를 진료하고 설명하고 처방해 주시는 남다른 분이시다.

마침 9988에서 찍은 MRI를 카피해 와서 교수님께 보여드렸더니
역시나 빠른 수술이 답이라고 하시며
나에게 물으셨다 손가락이 아프지 않냐고.. 아니요 손가락은 말짱한데요
그럼 걸을 때 휘청거리지 않냐고
물으셨다.
네 휘청거리고 비틀거리고 갈지자로 걸어요 이게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검사를 3년 동안 해봤지만 원인을 못 찾았어요.
그리고 걸음 걷는 게 너무 힘들고
누가 땅속에서 제 다리를 잡고 안 놔주는 것처럼 다리가 무겁고
100킬로쯤 되는 짐을 지고 걷는 것처럼 100살 난 노인처럼 걷는 게 힘이 들고 밤에 잘 때는 다리에 쥐가 나고 발가락이 경련으로 비틀어지기도 해요..
내 말을 다 받아 타이핑을 하시고
손을 깍지 끼고 일직선을 걸어보라고 하시는데 비틀거리며 한 발짝도 선을 밟지 못했다.

이게.. 이 비틀거림이 목 디스크에서 오는 거라며 경추가 척수를 눌러서 하지로 신경전달이 안돼서 오는 증상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고 보니 목디스크와 손 과는 필수관계라는데 3년 동안 손가락 통증으로 보훈병원 정형외과
手部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이 마스크 만드느라 가위질을 많이 해서 얻은 통증이라고 내 나름대로 생각했던 것인데 한동안은 칼자루를 잡지 못하고 채를 썰거나 칼질이 안되고 단추구멍을 끼우거나 가위질 등등을 못했어도 목디스크와 관련이 있다는 건
아니.. 내가 목디스크가 생겼다는 건 이번에 MRI를 찍고서야 7월 2일 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
나 야 말로  바보 멍청이가 아닌가?

몇 년 동안 척수를 누르며 중추신경 일부가 손상이 되도록 깜쪽같이 모르고 살아온 멍청이...
등 아픈 것 때문에 아들 며느리가 번갈아가며 등을 밟아주면 시원함을 느꼈었는데 디스크가 틀어지고 일그러진 내 몸을 나는 왜 지금껏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는지..

교수님의 말씀대로 수술 전 검사를 일부는 마쳤고 8월 6일로 수술
일정도 잡혔다..

원래는 10 월 22일에 수술할 수 있다고 해서 25일이 출국이라고 했더니 교수님이 8월 8일 해외세미나에 참석차 출국하기 때문에 8월 6일이 남아있는데 나보고 잘 생각해서 결정하란다.
수술하고 이튿날까지는 봐주실 수 있지만 퇴원할 때까지 이교수 님 진료가 없는 걸 알고 있으라고..

교수님과 상의한 결과 출국 후에도 안전하게 치료해 줄 선생님이 계신다기에 8월 6일로 수술 날짜를 결정했다.

7년 동안 친절하고 자상하게 돌봐주신 교수님께 수술을 부탁드리고 나니
두려움도 가라앉고 이제는 하루하루 잘 먹는 일만 남았다.

내 건강을 늘 염려해 주고 걱정해 주는 성당의 자매님들..
어제는 헤레나자매님의 초대로 압구정의 유명한 복집에서 복국을 대접받았다.

내륙지방에서 자란 나는 염장 고등어  염장꽁치 독조기 같은 것엔 익숙하지만 싱싱한 생선 특히나 복 이란 생선은 말로만 글로만 듣던 생선이었는데 맑은 복국이 참 시원하고 담백해서 오랜만에 한 뚝배기를 다 비웠다.

항상 혼자 지내는 나를 염려해 주는 고맙고 고마운 반장님 구역장님
이웃하고 계시는 사랑 깊은 자매님들

점심식사가 끝나고 우리 아파트 카페로 자리를 옮겨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혼자 지내는 나를 위해
수술하는 전날까지 자주 만나 담소도 나누고 건강을 위해서 야외로 나가서
맑은 공기도 쐬고 맛있는 음식도 먹자며 다음 모임 날자도 잡았다.
이렇게 주위분들의 염려와 사랑 덕분에 하루하루가
감사로운 내 일상..

주위분들의 기도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회복이 최우선이란 생각에 허물어져가는 내 몸을 챙기고 다잡아 본다

로메인 한 포기에 토마토 하나 바나나 한두 개가 내 일상의 식사였으니 이젠 수술과 회복을 위해서는 먹기 싫어도 밥을 먹어야 하고 특별히 단백질 보충이 급선무란 생각에 오늘은 닭날개 1킬로를 사 왔다.

우유와 카레분말과 정종 한잔으로 염지한 닭날개 치킨파우더를 입혀 바삭하게 튀겼더니 혼자 먹기 너무 아깝다.
맛있는 음식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으면 기쁨이 더욱 크련만..

하릴없이 TV와 마주하고 있는
혼자만의 토요일밤도 속절없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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