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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살고있는 델라웨어 이야기

허밍버드의 첫 방문

2022.8.17일.

허밍버드다~~~~~~~

세상에 세상에 이런일이

드디어 오매불망 기다리던 허밍버드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20 여일 전 우연히 창밖을 바라보다가 나무가지 사이로 총알같이 스쳐가는 작은물체가
풍뎅이 같기도하고 벌새같기도 하고..너무나 작고 재빠르기에 확신이 안섰지만 아무래도 벌새 같았다..
퇴근한 딸에게 얼핏 스쳐간
벌새 이야기를 했더니
꿈같은 소리라며 2년동안 꿀물을 달아놓고 기다렸지만 벌새는 커녕 말벌만
날아 든다며 엄마가 혹시
날아다니는 큰 말벌을 본게 아니냐고..

2년동안 잔디밭 테라스 옆 철책에 꽂아두어
막걸리처럼 뿌옇게 변한 설탕물을 비워내고
끓는물로 소독하고 무미건조한 투명 유리병을 허밍버드가 좋아한다는 빨강색 매직으로
색을 입히고 병 마게 부분은 빨강 리본도 두개나 달아서..

8월 1일  
새 모이통이 걸려있던
데크 옆 나무가지로
자리 바꿈을 해 보았다.
아무래도 인공 구조물 보다는
나뭇가지가 훨씬 편안하단 생각으로 자리를 교체한 후
끈기있게 2주를 지켜보며 기다렸지만 허밍버드는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

내가 잘못본건 아닐까???

제발.. 내가 시카고로 떠나기 전까지 허밍버드가 우리집을 찾아 준다면 그토록 오매불망하던 딸이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내 마음이
간절 했던지
뺑소니 사고를 당한 토끼를 재활센타에 맡긴 17일...

만약 착한일에 대한 보상이 있다면 제발 하느님..
허밍버드 좀 보내주세요
기도를 다 했다...

바로 그 날..
혼자서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창밖을 보니 입추가 지났다고 철 이른 낙엽들이
춤을추듯 나플거리며 떨어지는데. 까만 낙엽 하나가 나플나플 떨어진다..

웬일이니 ?
까만 낙엽도 다 있네
하며 보는데 까만 낙엽이 피더에 붙어있네 뭐야?
하고 데크 유리문을 열고
내다 봤더니..

세상에 세상에..

오매불망 바라던
허밍버드...
진짜왔네 진짜왔어~~~
동영상담는 손이
마구마구 떨린다..

그러게 착한일을 하면
꼭 보상이 따른다니까.
다친 토끼가
자기 구해줘서 고맙다고 허밍버드를 선물로 보내 줬을꺼야..

내 마음대로 상상의 날개를 펴며 우리집을 찾아준 숲의 요정 허밍버드에게 감사한다..

친구들과 같이 오라고
꿀병도 4개나 달아 놓았다.
금빛 감도는 진초록의 작은새
허밍버드의 눈부신 날개짓을
매일 볼수있는 행운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