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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샤브샤브 day



2021.4.24일
오늘은 샤브샤브 데이


오늘 오후
백신접종한 89세언니

아이들 4남매를 낳고
30대 초반에 홀로된 언니..
어릴때는 근시라서 학교도
9살에 들어갔다는데
소녀시절 한쪽 고막을 다쳐
귀가 어두운데 나이를 먹을수록
대화소통이 않되는
청력 장애자가 되었다.

아이들 삼남매는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둘째딸은 개척교회의
목사 사모로
전라도 먼곳에 살고있으니
구십을 바라보는 귀 어두운
장애자 언니는 더러가다 주민센터의
방문보호를
받고 있었는데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것
때문에 작년부터는
독거노인 장애 노인으로 받던 보호도
없어졌다고 한다.

오늘 마침 코로나 백신을
맞는다하니 혹시모를 통증으로
고생할까 걱정되어
따뜻한 샤브샤브를 준비했다.

나와는 열두살차이
띠동갑인 언니는
서예의 대가이다.
뛰어난 붓글씨 한글 궁체로
소학교 시절부터 현제에 이르기까지
서예 대전을 석권하던
재주많은 언니는 안들리는 귀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안고 살고있다.

이제 이 세상에 피붙이라곤
언니와 나 단두명..
모처럼 귀국해 격리가 풀려
만났지만 언어소통이 안되니
소리소리 지르다 어지러워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작은 소리. 중간소리
큰 소리 여러가지 소리로
시도해 보지만
벽 보고 말하기..
어쩌다 알아들을때가 있지만
그럴라치면 싸움하듯
고래고래 소리질러야 하니
나도몰래 흥분해서
또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오늘은 무조건 필담소통..

샤브샤브 먹고
기운내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맛있다고
어찌나 달게 먹던지
나의 작은 수고가
이런 기쁨을 주는구나 싶어
마음이 착찹해진다.

평소 대화소통 안된다고
하나뿐인 언니에게 왜
보청기 안해서
사람들에게 무시 당하면서
바보처럼 사냐고
짜증폭발 내고 했는데
어떤말에도 웃기만하는
언니가 너무 가엾어 보이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

오년 후 십년 후의
내 모습을
언니를 통해 미리보기
하는것 같아
이제 부터라도
진심을 담아 잘해주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