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터키 포인트 라이트하우스.
생일오후..
딸 내외가 토요일 모든 스케줄을
취소한 덕분에 느긋이 점심식사를
한 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온가족이
집에서 한시간 거리의
체사피크 베이로 바람쐬러 나갔다.
우리가 들린 곳
터키 포인트 등대는
1833년에 세워진
체사피크 베이의
유서깊은 명소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2k 정도걸어야 하는
등대까지 가는 언덕길은 얕으막 하였지만
자갈이 깔린 길이었기에 걷기에
좀 힘이 들었지만 천천히 올랐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우리식구들 처럼 가족끼리 또는
친구끼리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데
우리도 루나를 데리고 오길 잘했네
통제불능
제멋대로 막무가내
황소 기운으로 미친듯이
사방팔방 휘젓고 들쑤시는
루나 때문에 앤디가 무척 고생했지만..
(이거야말로 진정한 개고생..)
등대가 보이는 언덕을 오르니
끝간데 없이 넓은 체사피크만의
아름다운 경치가 코로나로 인해
답답하고 힘들었던 일상이
한순간 안개처럼 사라지고
가슴 후련해짐을 느낀다.
한시간여 등대주변을 산책하며
끝간데 없이 펼쳐진 체사피크만 서쪽하늘로
넘어가는 눈부신 태양은 아쉬움을 달래주듯
물위에 황금빛 그림자를 드리우는
아름다운 장관을 보여준다.
한폭의 그림같은 경치야말로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치유와 활력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게하는
대자연이 주는
지극히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등대를 보기위해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들도 있고
대체로 가까운 동네분들이 운동삼아 이곳을 찾은듯
우리식구들이 해가 넘어가고 하산할때
그제서야 어둑한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어
숲과 나무 우거진 이 깊은 골짜기에
짐승 만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해질무렵 샴버그의
인적드문 공원에서 사진을 찍다가
늑대인지 알수없는 여러마리 짐승들과
마주쳐 혼비백산 나무가지를 휘둘러가며
겨우 주차장까지 빠져나왔다는
큰아들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나도 큰 나무가지 하나를 줏어
지팡이처럼 짚고 내려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생각은
효도라는 이름으로 나도 언젠가부터
식구들에게 점점 민폐가 끼치고있는건 아닐까?
지금껏 그 어느 집 자식들보다
효도해준 자식들..
너무 잘 해주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엄마의 눈치 살피며 애 쓰지말고
옆에 있는듯 없는듯
무심하고 편안하고 살아주길 바래
매일매일이 생일인것 처럼
오늘 하루도
너희들의 사랑이있어
즐겁고 행복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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