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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연중30주일, 두가지의 계명

201025 연중 30주일 두가지의 계명

찬미 예수님

1.약간 쌀쌀하긴 해도 가을 햇살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가을에는 밭일을 며느리에게 시키고, 봄에는 딸에게 시킨다고 하는데  그만큼 가을햇살은 봄햇살보다 더 따갑고, 눈부십니다.. 아마도 오곡백과가 무르익는데는 이처럼 따가운 햇살이 필요한가 봅니다..

2.요즘에는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삶에 지친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떠납니다. 그런데 단풍구경도 햇살이 좋아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단풍이라도 밝은 햇살이 없으면 별로입니다.. 눈이 부실정도의 햇살이 있어야 단풍이 비로소 제 색깔을 드러냅니다.

3.사람들은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앞에서 감탄을 합니다.. 참 이쁘네,,, 참 아름답네,, 하면서 그 앞에서 연신 카메라를 눌러댑니다.. 그러나 저는 한두그루의 예쁜 단풍보다는 전체가 어우러진 산 전체의 단풍이 더 아름답다고 느껴집니다.. 산전체가 불이 났습니다.. 발그레한 단풍, 누르디한 단풍,, 그속에서도 상록수들은 아직도 푸른 빛을 지니고 있습니다.. 온갖 색깔들이 다 어우러져 마음속에 깊은 감탄과 감동이 일어납니다.. 단풍은 일년동안에 걸친 자연의 수고와 헌신의 결과라고 생각해보면 그 신비스러움이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4.햇살이 있어야 단풍이 비로소 제 색깔을 드러내고, 그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것입니다.. 햇살은 멋진 단풍도, 말라버린 낙엽도 다 어우려져 아름답게 보이도록 합니다.. 사실 멋진 단풍도, 말라버린 단풍도 한 해동안 비바람을 뚫고, 그 극심한 가뭄과 더위와 장마를 다 이겨낸, 최선을 다한 삶의 모습입니다..

6.태양은 엄청난 에너지이죠.. 모든 것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으며,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열로 비로소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7.가만히 생각해보면 태양은 세상만물을 비추고, 그 생명을 유지시켜주고, 그 본래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밤에 아름답게 빛나는 달도 어디선가 태양이 비추고 있기에 그 태양의 빛을 반사해줄뿐입니다. 달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달을 비추고 있는 태양이 달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죠...

8.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주님의 빛이 필요한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생명이, 우리를 살리는 근원인 것입니다.. 햇살이 단풍을 아름답게 하듯이, 또 어디선가 빛나는 태양이 밤의 달을 아름답게 하듯이 주님의 은총이 우리의 생명을 살리고, 우리의 아름다움을 더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먼지와 같은 존재, 한순간의 흩날리는 재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 자신만으로는 아무런 아름다움도, 따뜻함도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를 비추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우리의 삶은 이 오묘한 자연계안에서도 가장 으뜸이 될 수 있는 것이며,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9.그런데 우리는 많은 경우에 우리를 비추시고, 생명을 주시는 그분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우리자신이 잘났기에 스스로 빛나고, 아름답고, 따뜻하고, 모든 만물을 다스린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10.내 생명의 주인, 내 생명을 유지시키고, 더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하는 그 본래의 주님, 그 주인을 항상 생각하면서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사람은 그 안에 있는 아름다움이 더 더욱 빛날 수 있게 됩니다... 내 뿌리, 내 생명의 근원, 내 존재의 시작과 마침인 그 분을 마음속에 모시고, 그분을 내삶의 중심으로 섬길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빛나는 햇살이 가득한 아름다운 단풍,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11.반면에 평생동안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받을 수 있는 상처란 상처는 다 받았어도 그 생명의 주인을 깨닫지 못하면 마치 말라비틀어진 낙엽과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참 억울한 것입니다.. 남들보다 더 큰 고생을 하고, 더 큰 아픔속에 살았지만 그 모든 것이 아무 소용이 없고, 그저 마음속에 상처와 한과 서러움만이 가득 남아있다면 그저 비뚤어진 인간, 함께 하기 어려운 인간, 그저 발에 치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인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발로 차고, 무시하고, 아무런 관심도 없는 말라비틀어진 낙엽과 같은 인생이라 하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측은한 마음으로 여전히 기다리시고, 기다리십니다.. 네가 나에게만 돌아온다면 나는 그 말라비틀어진 낙엽을 통해서도 새 생명을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12.사실 내안에는 나쁜 점도 있겠지만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하느님은 나를 가장 아름답게, 좋게 창조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의 어둠들로 인한  삶의 아픔들과 고통들이 나를 일그러지게 만들어버립니다.. 삶의 수많은 상처들은 나의 어둠을 가중시키며, 하느님께서 주신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더 미워하게 되고, 더 분노하게 되고, 증오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과 자비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미움과 분노의 모습은 나의 본래의 모습은 아닙니다.. 나의 본래의 모습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나의 본래의 모습은 따뜻한 것입니다.. 나의 본래의 모습은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랑의 모습입니다..

13.우리를 비추시는 주님의 은총의 햇살은 본래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였는가를 일깨워줍니다.. 그 햇살이 없으면 어둠속에서, 칙칙함속에서 우리는 답답하고, 힘든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은총의 햇살은 우리의 평생의 수고를 알아줍니다.. 그 어둠속에서도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한 우리 삶의 노고를 인정해줍니다.. 우리안에 있는 더 좋은 것, 더 좋은 장점을 부각시켜줍니다.. 우리안에 진정한 치유가 가능해지도록 하며, 우리안에 용서와 사랑이 가득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삶에 주님께서 피를 흘려 얻으신 그 평화가 가득하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안에는 생명의 주님께로 향한 찬미와 감사가 샘물터지듯 흘러나오며, 모든 영광을 그 생명의 주님께 드릴 수 있게 됩니다...

14.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우리 평생의 과업과 숙제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15.참으로 어려운 과업이고, 숙제입니다.. 어떻게 이 어려운 세상속에 인간으로 살면서 하느님과 이웃을 그리 사랑할 수 있을까요?

16.사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사랑은 쉬운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사심없이, 조건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고, 또 때로는 너무나 아픈 것이기도 합니다. .  사람들의 어둠속에서도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 불가능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미워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무관심하는 것이 더 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미움과 무관심은 더 큰 아픔입니다.. 인간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더 크게 아플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생명의 주님, 생명의 햇살이신 주님께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 , 제 힘으로는 사랑이 어렵습니다.. 용서는 어렵습니다.. 당신의 어둠을 뛰어넘는 사랑과 용서의 은총을 주십시오. 그 힘을 주시기 위해서 당신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아닙니까? 그 십자가의 힘으로 사랑의 힘을 주십시오”라고 간청해야 합니다.

사랑이란 인간의 어둠을 뛰어넘는 참으로 위대한 일입니다..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와 불의마저도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미움과 분노의 감정을 뛰어넘는 일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상처를 뛰어넘는 참으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위대한 능력인 것입니다. 그것은 더 큰 자유와 더 큰 행복과 더 큰 기쁨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크나큰 축복의 길이기도 합니다..

17.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도록 창조해주셨습니다.. 그 창조는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지금도 하느님께서는 내가 행복하도록, 아름답도록 나를 이끌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 해답이 바로 사랑임을 가르쳐주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나를 창조해주신 하느님의 목적인 것입니다..

18.밝은 햇살이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 듯이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인생, 사랑할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시다..

“주님은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시옵니다. 찬양하올 주님 불렀을 때, 저는 원수에게서 구원되었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