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 성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로 대축일
찬미 예수님
1.김수현 작가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라는 책에 일상에 대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학시절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갔다가, 화장실의 물때를 보고 ‘어떻게 집 화장실에 물때가 있지? 하며 놀란 적이 있다.
그때 놀란 이유는 내가 화장실 청소를 너무 잘해서가 아니라 해본 적이 없어서였는데, 언제가 물때가 생기기전, 엄마가 청소를 해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된 집에서, 말끔히 세탁된 옷을 입었으며, 밥솥엔 항상 밥이 있었다.
내게는 늘 당연했던 그 일상에는 엄마의 수고가 있었다는 것을 한참 지나서야 알았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늘 이런식이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지루하고도 고된 일이지만,
겉으로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기에 쉽게 간과된다.
하지만 그 노력을 중단하는 순간, 물때가 생기고, 더러운 옷이 쌓이고, 바닥엔 발을 디딜곳이 사라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삶의 공간은 금새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2.일상이 있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도 제주에 있을 때 제주 중산간의 작은 집을 빌려 1년동안 자취를 해 보았습니다.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수고롭고, 힘든 것인지를 그때 체험해보게 되었습니다. 식사준비, 뒤처리, 청소, 빨래, 정리정돈등 모든 것을 혼자힘으로 해 내어야만 했습니다. 전에는 항상 해 주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다보니 혼자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설거지 그릇도 될 수 있으면 적게 만들고, 방에 뭔가 떨어뜨리려 하지 않고, 정리정돈도 그때 그때 해야만 했습니다. 조금만 게으르면 설것이 그룻이 쌓이고, 쓰레기가 쌓이고, 먼지와 때가 쉽게 쉽게 쌓이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집안은 금새 엉망이 되고, 더러워지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치워야 될 것이 있으면 바로 치워야 했고, 버려야 될 것이 있으면 바로 바로 버려야 했습니다.
3.저는 그때 나의 일상이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제 일상을 준비하다보니 제 일상을 준비해주는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 것인지, 감사한 것인지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일상이 있기 위해서 누군가의 노고와 희생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4.요즘 우리는 일상이 무너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처럼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수다도 하지 못하고, 술도 홀가분하게 마시지 못합니다. 여행을 가기도 어렵고, 영화를 보기도 어렵고, 음악회나 운동시합 관람도 어렵습니다. 하여튼 사람과의 만남이 차단되다 보니 관계로 그동안 살아왔던 우리의 삶이 우울해지고, 막막하고, 답답해집니다.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습니다.
5.성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공식적인 모임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다보니 모든 관계도 다 소원해지고, 신앙도 무뎌져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에는 미사참례 안하는 것이 대죄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신앙적인 나태함과 무관심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6.이 코로나는 우리가 그동안 누려왔던 우리의 일상들을 깨부수고 있습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제한받고, 통제받고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관계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이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무너지다보니 여태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무력감과 좌절감이 우리 마음안에 쌓여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서로가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답답함과 응어리들을 갖고 살아갑니다.
7.아마도 이처럼 일상이 무너진 삶은 내년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앞날이 잘 보이지 않는 요즘, 그래서 더 더욱 마음속의 우울감은 늘어만 갑니다.
8.우리는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삶을 요구받고 있으며, 도전받고 있습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전에 살던 방식의 삶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9.우리는 먼저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일상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내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또 노력하지 않아도 내 심장은 뛰고 있고, 내 허파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있으며, 내 장기들은 알아서 자신들이 해야할 역할을 하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몸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을 위한 생명체의 움직임에 의식적으로 감동해야 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주변의 꽃과 나무들은 이 기후가 파괴되는 상황속에서도 여전히 잎과 꽃을 피워내고, 결실을 거두는 아주 당연한 자연의 법칙에도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거대한 우주가, 인간이 미처 다 깨닫지 못하는 방대한 우주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연의 법칙대로 움직이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과 별들이 제자리를 잡아감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10.나를 위한 이 모든 것안에 하느님의 사랑과 숨결이 숨어있음에 대해서 깨닫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묘하게도 나의 인생을 허락하시고, 나안에 나도 모르는 수많은 선물들을 숨겨 두시고, 나의 인생을 통해서 사랑과 선의를 배우도록 하시는 하느님의 묘하신 섭리에 무엇보다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없으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나를 포함해서 살아있는 것들은 단 한순간도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11.하느님께서는 그동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일상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랑을 해오셨던 것입니다. 말로만의 사랑이 아니라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 놓으시고, 부셔지시고, 연약해지시는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피조물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놓으신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들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그 일상들은 참으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으신 사랑의 결과였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일상들 자체가 귀중한 하느님의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12.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역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교회의 수많은 값진 전통들을 통하여, 그안에 수많은 성인들의 거룩한 삶을 통하여 우리의 일상을 보존해주시고, 지켜주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귀중한 존재인 것입니다. 당신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인 것입니다.
13.이 코로나 시대는 역설적으로 숨겨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시기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깨달음이 있어야만 우리는 이 코로나시기의 우울함을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랑에 대해서 희망과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절대로 전처럼 인간의 오만함속에 살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14.저도 제주생활의 낮아짐과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삶속에서 제 삶에 말로만의 감사가 아니라 진정한 감사의 꽃이 피어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멀고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좀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깨닫고 겸허해 질 수 있어야 하고, 또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15.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와 한국 순교자들의 대축일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하느님께 향한 진정한 삶이 있었기에 그분들의 공로로 그동안 우리가 나름대로 안정된 신앙생활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분들의 그 삶의 모습들은 우리 신앙안에서 깊이 뿌리박고 있는 우리 신앙생활의 원천이고, 힘인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깨달아야, 인식해야 마음속으로부터의 깊은 감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16.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이 위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감사할 줄 아는 진정한 신앙인, 성숙한 신앙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코로나는 인간생존의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롭게 태어나라는 하느님 사랑의 권고이자 충고인 것입니다.
내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그 일상의 이면에는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이 있었음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주 그리스도 예수님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아멘
찬미 예수님
1.김수현 작가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라는 책에 일상에 대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학시절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갔다가, 화장실의 물때를 보고 ‘어떻게 집 화장실에 물때가 있지? 하며 놀란 적이 있다.
그때 놀란 이유는 내가 화장실 청소를 너무 잘해서가 아니라 해본 적이 없어서였는데, 언제가 물때가 생기기전, 엄마가 청소를 해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된 집에서, 말끔히 세탁된 옷을 입었으며, 밥솥엔 항상 밥이 있었다.
내게는 늘 당연했던 그 일상에는 엄마의 수고가 있었다는 것을 한참 지나서야 알았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늘 이런식이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지루하고도 고된 일이지만,
겉으로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기에 쉽게 간과된다.
하지만 그 노력을 중단하는 순간, 물때가 생기고, 더러운 옷이 쌓이고, 바닥엔 발을 디딜곳이 사라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삶의 공간은 금새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2.일상이 있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도 제주에 있을 때 제주 중산간의 작은 집을 빌려 1년동안 자취를 해 보았습니다.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수고롭고, 힘든 것인지를 그때 체험해보게 되었습니다. 식사준비, 뒤처리, 청소, 빨래, 정리정돈등 모든 것을 혼자힘으로 해 내어야만 했습니다. 전에는 항상 해 주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다보니 혼자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설거지 그릇도 될 수 있으면 적게 만들고, 방에 뭔가 떨어뜨리려 하지 않고, 정리정돈도 그때 그때 해야만 했습니다. 조금만 게으르면 설것이 그룻이 쌓이고, 쓰레기가 쌓이고, 먼지와 때가 쉽게 쉽게 쌓이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집안은 금새 엉망이 되고, 더러워지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치워야 될 것이 있으면 바로 치워야 했고, 버려야 될 것이 있으면 바로 바로 버려야 했습니다.
3.저는 그때 나의 일상이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제 일상을 준비하다보니 제 일상을 준비해주는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 것인지, 감사한 것인지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일상이 있기 위해서 누군가의 노고와 희생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4.요즘 우리는 일상이 무너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처럼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수다도 하지 못하고, 술도 홀가분하게 마시지 못합니다. 여행을 가기도 어렵고, 영화를 보기도 어렵고, 음악회나 운동시합 관람도 어렵습니다. 하여튼 사람과의 만남이 차단되다 보니 관계로 그동안 살아왔던 우리의 삶이 우울해지고, 막막하고, 답답해집니다.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습니다.
5.성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공식적인 모임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다보니 모든 관계도 다 소원해지고, 신앙도 무뎌져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에는 미사참례 안하는 것이 대죄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신앙적인 나태함과 무관심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6.이 코로나는 우리가 그동안 누려왔던 우리의 일상들을 깨부수고 있습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제한받고, 통제받고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관계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이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무너지다보니 여태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무력감과 좌절감이 우리 마음안에 쌓여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서로가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답답함과 응어리들을 갖고 살아갑니다.
7.아마도 이처럼 일상이 무너진 삶은 내년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앞날이 잘 보이지 않는 요즘, 그래서 더 더욱 마음속의 우울감은 늘어만 갑니다.
8.우리는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삶을 요구받고 있으며, 도전받고 있습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전에 살던 방식의 삶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9.우리는 먼저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일상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내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또 노력하지 않아도 내 심장은 뛰고 있고, 내 허파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있으며, 내 장기들은 알아서 자신들이 해야할 역할을 하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몸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을 위한 생명체의 움직임에 의식적으로 감동해야 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주변의 꽃과 나무들은 이 기후가 파괴되는 상황속에서도 여전히 잎과 꽃을 피워내고, 결실을 거두는 아주 당연한 자연의 법칙에도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거대한 우주가, 인간이 미처 다 깨닫지 못하는 방대한 우주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연의 법칙대로 움직이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과 별들이 제자리를 잡아감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10.나를 위한 이 모든 것안에 하느님의 사랑과 숨결이 숨어있음에 대해서 깨닫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묘하게도 나의 인생을 허락하시고, 나안에 나도 모르는 수많은 선물들을 숨겨 두시고, 나의 인생을 통해서 사랑과 선의를 배우도록 하시는 하느님의 묘하신 섭리에 무엇보다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없으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나를 포함해서 살아있는 것들은 단 한순간도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11.하느님께서는 그동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일상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랑을 해오셨던 것입니다. 말로만의 사랑이 아니라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 놓으시고, 부셔지시고, 연약해지시는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피조물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놓으신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들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그 일상들은 참으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으신 사랑의 결과였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일상들 자체가 귀중한 하느님의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12.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역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교회의 수많은 값진 전통들을 통하여, 그안에 수많은 성인들의 거룩한 삶을 통하여 우리의 일상을 보존해주시고, 지켜주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귀중한 존재인 것입니다. 당신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인 것입니다.
13.이 코로나 시대는 역설적으로 숨겨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시기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깨달음이 있어야만 우리는 이 코로나시기의 우울함을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랑에 대해서 희망과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절대로 전처럼 인간의 오만함속에 살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14.저도 제주생활의 낮아짐과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삶속에서 제 삶에 말로만의 감사가 아니라 진정한 감사의 꽃이 피어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멀고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좀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깨닫고 겸허해 질 수 있어야 하고, 또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15.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와 한국 순교자들의 대축일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하느님께 향한 진정한 삶이 있었기에 그분들의 공로로 그동안 우리가 나름대로 안정된 신앙생활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분들의 그 삶의 모습들은 우리 신앙안에서 깊이 뿌리박고 있는 우리 신앙생활의 원천이고, 힘인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깨달아야, 인식해야 마음속으로부터의 깊은 감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16.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이 위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감사할 줄 아는 진정한 신앙인, 성숙한 신앙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코로나는 인간생존의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롭게 태어나라는 하느님 사랑의 권고이자 충고인 것입니다.
내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그 일상의 이면에는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이 있었음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주 그리스도 예수님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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