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9
전라남도 영암군 시호면 흥산길 95에서
고추 농사를 지으시는 홍갑표씨
벌써 6년전 세상을 떠난 성당 아우
마르시아의 외삼촌이시다.
오래 전 8년 전 이던가?
오래전 부터 고추를 대놓고 먹던 외삼촌댁에
끝물 고추따는데 같이 놀러가자고 해서
낮선 곳 영암땅 홍갑표씨댁에 놀러갔었다.
고추 수확이 어찌나 바쁜지
일손 도우미들은 모두 동네의
꼬부랑 & 파파 할머니들이었다.
밭 일이 땅거미가 지도록 끝나지않아
손님으로간 내가먼저 배가 고파
저녁밥을 짖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주인장은 뵙지도 못한 체
밭에서 무우뽑고 배추뽑고
뒷뜰 장독에서 된장퍼서
내맘대로 주물주물
무생채 배추것절이 된장찌개
만들었더니 일 끝나고 돌아 온
주인장 내외와 일당백 하는
동네할머니들 시장한 탓이었던지
모두들 그게 그리 맛있다고..
귀한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데
저녁밥까지 시켜먹어 미안해서 어쩌냐고..
그 일이 있은 후로 홍갑표씨 부부는
외삼촌 외숙모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눈이 모자랄만큼 넓은 고추밭에서 수확한 고추는
세척기를 거쳐 먼지하나
들어갈 틈 없는비닐 하우스에서
천정에 매달린 대형선풍기로
고추를 말리는걸 본 후론
일년먹을 고추는 늘 영암의 태양초를
주문 해 먹는지 올해 10년째다.
외삼촌댁의 고추는 씨 빼고 빻은
고추가루 600g 이 1근이다.
일반 고추집에서 고추 1근 사면 600g
꼭지따고 씨 조금빼면
400g 정도밖에 안된다.
이번에도 1근에 2만원이라는 고추값
15근을 주문 했는데
고추가루 10kg이 왔다.
그 뿐이 아니라 해마다 고추가루 보낼때
깨소금 해먹으라고 귀한 깨 를 반말씩
보내주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추가루와 함께
참깨 3k에 참기름까지 1병 넣어서
보내 주셨네
폭염에도 고추가 잘되어 서울에만 500근을 보냈다고
조금 늦었으면 못 사먹을뻔..
아무리 시골 인심 후하다고 하지만...
홍갑표씨 부부께서는 나를 조카딸로
여기시는게 분명하다.
해마다 덤으로 따라오는 깨로
참기름을짜면
세상그리 고소할수가 없었는데
오늘도 택배를 받고보니
두분의 사랑과 정성에
뜨거운 감동이 밀려온다.
내가 어디가 이쁘다고
해마다 이런 선물을 보내 주시는지..
아마도 세상 먼저 버린 조카딸 대신으로
생각해 주시는것같아 가슴 뭉클해진다.
농약 근처에도 가지않는
홍갑표씨댁의 대봉은 또 어찌그리
달디 단지..
어느때는 아무 말씀없이 대봉이
박스가 찢어져라 담긴채 배달 될 때도 있다.
농사일이 바빠 농약 칠 틈이없다는
홍갑표씨댁 대봉은
그 어떤 과일도 따라오지 못할
특별함이 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고
홍갑표씨댁의 연락처가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가을 서리맞고 익어갈 대봉생각하면
입에 군침 고이는 가을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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