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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사순제3주일 2018. 3.4 일. 성전정화하시는 예수님

사순 제 3주일 2018.3.4일 성전정화하시는 예수님

 

1.어느덧 봄이 찿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와 미세먼지속에서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 새 봄이 우리모두에게 기쁨과 희망의 새생명이 되길 기도합니다..

 

2.저는 올해 환갑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환갑이라 하면 동네잔치를 벌인 정도로 큰 경사였는데 요즘에는 그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3.서품주년과 환갑을 맞다보니 지인들의 초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4.그런데 갑자기 제 몸에 이상현상이 생겼습니다.. 엊그제 갑자기 눈에 파리, 물방울, 나무막대기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지라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혹시 큰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안과를 찿았습니다.. 여러 가지 조사를 해보더니 의사선생님이 걱정하지 말라 하십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찿아오는 현상이라 합니다.. 일명 누문증이라고 합니다.

사람 눈은 마치 계란 흰자위같아서 그 각막에 이물질이나 부유물이 끼면 그런 현상이 생기는데 각막에서 그 불순물들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괜찮아 진다고 합니다..

 

5.전에는 그런 현상이 전혀 없었는데 치료법이 뭐냐고 물었더니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고 합니다.. . 앞으로도 그런 노화에 의한 현상은 여러곳에서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상증세를 보면서 우울증 등에 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좀 당황스럽고 걱정되었는데 나이 60에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6.자신의 삶에 오는 여러 가지 변화들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아닌가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지금 이순간까지 허락하셨다면 앞으로도 나의 삶과 함께 계실것이라는 신뢰가 있다면 우리에게 찾아오는 어쩔 수 없는 노화현상들을 잘 받아들이고, 이겨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7.좋은 일에만 신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특별히 나쁘고 힘든 일에서 특히 신뢰가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나쁘고 힘들일이 생길 때 하느님께서 우리에 대한 사랑을 거두신 것은 절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를 더 욱 더 사랑하시기 위해서 그런 고통을 허락하시기도 하십니다..

 

8.요즘 우리들은 참 어려운 혼란앞에 서 있습니다.. 수원교구의 어떤 신부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이런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운 분들도 많으실것입니다...

 

9.사실 교회의 항상 첫 번째 과제는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쇄신이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항상 쇄신되어야 한다는 것이 어느시대에나 주어진 과제요,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교회가 물질적으로 풍요해지고, 또 때로는 권력의 힘과 가까워지면 즉 하느님의 교회가 아닌 세상의 교회가 되면 교회는 그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교회임과 동시에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안에는 하느님의 힘과 은총도 존재하지만 또 분명히 인간의 한계와 어둠역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1.그래서 교회는 정말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언제나 하느님의 은총안에 존재할 수 있도록, 즉 하느님이 주인이 되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쇄신되어야 할 절대적인 사명을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교회가 자신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세상의 교회가 될 때 가장 마음이 아프신 분은 하느님이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교회를 통해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거룩해야 할 교회가 세상의 모습으로 전락을 하면 그만큼 하느님의 활동하심이 줄어둘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2.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교회가 회개하고, 쇄신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또 기다려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또 기다려 주실 때 교회는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교회가 그 자정능력을 잃어버리면 때로는 하느님께서 외적인 수단을 통해 교회가 쇄신될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13.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하느님의 진노나 징계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스스로 자기 자리를 잡도록, 깨우치도록, 더 거룩해지도록 이끄시는 섭리요, 사랑인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는다면 하느님께서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그 사랑 때문에 가슴아픔을 무릅쓰시고 이런 일을 허락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14.교회안에 어찌 성추행적인 면만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한도 끝도 없는 명예욕, 권력에 대한 추구, 물질에 사로잡힌 모습들, 사실 예수님께서 유혹받으셨던 인간이 갖고 있는 문제는 사실 교회안에 다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15.아픔을 통해 새로 태어나라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이 치욕적인 사건을 통해 교회가 좀더 회개하고, 쇄신하라는 하느님의 깊으신 뜻을 헤아려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뜻안에서 올바로 살고 있는지 좀더 헤아려 보고, 이 사순시기에 좀더 많은 반성과 회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누구 한사람만의 잘못을 질타하는 것을 넘어서서 아닌 우리 모두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16.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잃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일에서든 하느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17.마침 오늘 복음말씀은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거룩하고, 온전한 예배를 바쳐야 할 성전에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탐욕과 그 탐욕을 조장하는 권력과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비호하는 어둠과 죄악에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십니다.. 당신이 박해받을 꺼리를 제공하는 것임을 뻔히 아시면서도 그들을 과감히 내치십니다.. 채찍을 만들어 그들을 후려치시고,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내쫓으십니다... 당시의 어둠에 예수님께서는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으시고, 매우 분노한 모습으로 단호하게 그 어둠에 맞서십니다..

 

18.오늘날의 교회에서도 이 면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에게는 선이 부족한 만큼 어둠과 악이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나 교회안에서나 다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내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인간안에 있는 어둠과 죄악을 내치고 계시는 것입니다...인간내면에 존재하는 어둠과 죄악, 그리고 그에 대한 유혹은 우리가 평생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숙제인 것입니다...

 

19.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교회를 열어보여 주십니다.. 당신 몸을 허물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가득찬 새로운 세상, 새로운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십니다... 그 새로운 세상, 새로운 교회를 위해 기꺼이 당신 몸을 제물로 바치고 계시는 것입니다...

 

20.우리는 대단히 실망스럽고, 좌절스러운 세상속에 살지만 그래서 낙담과 실망이 크지만 또 한편 희망의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어둠과 죄악을 이겨내기 위한 제물로 미사시간에 봉헌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어둠, 교회이 어둠을 이겨내기 위한 그분의 희생이 오늘도 이 미사시간에 봉헌되고 있기에 우리는 그래도 희망과 기쁨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21.교회는 하느님의 교회임과 동시에 인간의 교회입니다..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추악하고 더러운 어둠과 죄악도 동시에 존재하는 것입니다...그래서 예수님을 제물로 끊임없이 봉헌되는 이 미사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교회에서 하느님의 교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22.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마시고, 혼란속에 자신을 맡기지도 마시고, 이 모든 일안에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깊으신 뜻과 사랑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이 사순절에 더 더욱 우리의 부족함을 통회하고, 좀 더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회개하고, 더 더욱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깊이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안에 다시 세우겠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