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2주일 2018. 2.25.
영광스러운 변모
1.이제 오늘 저녁이면 평창 동계올림픽도 막을 내리게 됩니다.
2.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올림픽입니다.. 세 번의 유치경쟁만에 간신히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이 되었고, 그동안의 준비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3.개최지로서의 영광을 따낸 주역들은 어느샌가 정권의 몰락에 따라 뒤안길에 처져 있습니다.. 참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권력의 허망함을 느끼게 됩니다...
4.새로운 정권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 올림픽을 통해 남북긴장완화와 대화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 민족끼리는 싸우지 말고, 남북통일도 우리 민족끼리 하자는 기조가 깔려있는 듯합니다.. 참으로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세계정세, 특히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세는 각국의 이익 추구앞에 아주 미묘하게 흘러갑니다.. 북한은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은 어떻게 해서든지 핵무기만은 막으려 합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자국의 이해관계에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남한내에서도 보수적인 사고와 진보적인 사고가 사사건건 예리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연 남한의 적인가? 형제인가? 참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5.모든 것이 복잡하고, 예민한 상황속에서도 올림픽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4년간의 각고의 노력을 해 왔고, 그 결실을 거두고자 합니다.. 얼마나 치열한 준비과정이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들의 젊은 날의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단 한순간, 극초의 순간으로 모든 노력이 보상을 받기도 하고, 또 한순간의 실수, 방심으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냉정한 스포츠의 세계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도 됩니다..
6.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은 하나된 열정이었고, 지금 여기 평창이라는 구호가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 라틴어로 하면 hic et nuk입니다. 올림픽 구호에 왜 라틴어까지 소개하냐면 지금 여기라는 개념은 신학적으로도,심리적으로도 매주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7.우리는 많은 경우에 이미 지나간 과거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혹은 과거의 경험, 상처, 기억등에 사로잡혀 오히려 지금 이순간의 생생한 현재를 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반대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기대, 욕망등으로 현재의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가가는 경향들을 갖고 있습니다. 지나간 과거이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든 그것들은 지금 살고 있는 지금여기에 비하면 추억이나 꿈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과거나 미래에 잡혀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금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행복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지금 여기의 개념은 참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기초적인 중요한 개념인 것입니다..
8.또 비슷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자신의 진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만들어진 나, 허상의 나, 체면에 의한 나, 상대적인 나를 나의 모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진짜 나를 찿아야 진정한 자유와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자유의지를 깨달을 수 있을텐데 많은 경우 아픔과 길을 잃어버리는 방황등이 여기에서 생깁니다...
9.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많은 인생의 시행착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목적지를 향해 한걸음씩 한걸음씩 확신을 갖고 걸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10.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열정을 갖고 살아나갈 수 있다면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당당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며, 내가 갖고 태어난 기품을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나의 목적지를 향해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1.그러나 사실 지금, 여기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열정을 갖고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 여기를 깨닫는다는 것, 즉 과거와 미래에서 오는 온갖 망상과 두려움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깨닫는다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평생토록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야 하는 과정중에 있는 순례자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 살면서도 과거나 미래에 집착해서 살아가는 경우도 많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도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이 진짜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사실 다반사입니다..
12.오늘 복음에서 세제자들은 정말 특별한 예수님의 초대로 산위로 올라가 예수님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통하는 초현실적인 상황을 체험하게 됩니다... 즉 예수님의 모습이 하느님의 모습으로 변하고, 과거의 엘리야와 모세가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직접 자신들의 눈으로 본 것입니다.. 그 체험이 얼마나 기쁘고 황홀한 체험이었는지, 또 그 체험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행복과 희열의 체험이었는지,,, 베드로는 얼떨결에 초막셋을 지어드릴테니 거기서 살자고 합니다... 정말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하늘나라의 체험, 하느님을 직접 듣는,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체험이었습니다...
13.베드로는 그곳에서 그냥 머물고 싶었지만 예수님께서는 현실로, 땅으로 내려가자고 하십니다... 아무에게도 오늘 본 것을 말하지 말라고 하시며,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기다리는 현실, 즉 지금 여기로 내려가자고 하십니다...
14.과거와 미래가 현재안에 있고, 하늘과 땅이 연결되어 있는 예수님이셨지만 예수님에게도 지금, 여기가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 지금, 여기가 비록 고통스럽고, 온갖 오해와 모략, 중상이 판을 치는 어두운 세상이라 하더라도 그 한가운데에서 지금, 여기서 사셔야 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갖고 계셨지만 지금, 여기서는 철저히 인간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셨던 것입니다...
15.그것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세상,, 아버지의 영광이 온세상에 가득한 세상,, 모든 이가 아버지의 사랑속에서 하나되고, 그 태초의 아름다움과 행복함이 회복되는 세상을 예수님께서는 간절히 원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과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힘을 이용해서 그 나라를 강제적이고, 타율적으로 세우려 하지 않으십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로, 지금 여기서 하느님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시고, 그 모범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16.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힘을 갖고 계셨지만, 그분도 지금, 여기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십니다..어둠에 철저히 부서지시고, 인간의 죄악에 철저히 죽임을 당하시면서도 그 어둠과 죄악을 용서하시고, 인간이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17.지금, 여기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인생에 대한 열정,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열정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의 방식인 것입니다...
18.선수들은 정말 피땀을 다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깁니다..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해, 정열을 다해 노력하지만, 그 결과는 온전히 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생에 있어서의 실패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쌓일 때 진정한 승리자,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실패속에 좌절하지 말고, 하느님은 바로 내 인생의 가장 강력한 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또 다시 일어서고, 노력할 때 하느님께서는 그 인생을 값진 인생, 가치있는 인생으로 받아주시고, 또 그 결실도 후하게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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