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찬 성목요일 2018
1.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와 극심했던 미세먼지를 뒤로 하고 이제 봄이 되었습니다.. 성당을 아름다운 봄꽃으로 치장하였습니다..
이쁘죠? 예수 성심상 주위도 겨울을 견뎌낸 화초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위로가 되시는 성모님 주변의 소나무들도 전지를 하고, 이쁘게 단장을 하였습니다..
2.적지 않은 돈을 들여 성당을 꽃으로 단장하는 이유는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 교우들이, 또 인생살이에 너무나 많은 아픔과 상처속에 살아온 우리 교우들이 적어도 성당에서만큼은 따뜻하고, 포근하고, 아름다운 환경속에서 주님의 위로를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3.세상은 우리를 무시하고, 온갖 상처와 슬픔을 주지만 또 때로는 주위의 사람들이, 가족들이 우리에게 무거운 마음의 짐과 십자가가 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주님만은 우리를 존중해주시며, 인정해주시고, 사랑해주신다는 사실을 생각하신다면 성당에서만큼은 위로와 치유, 희망과 용서, 기쁨과 평화를 느끼실 수 있으리라고 기도하고, 기대해봅니다..
4.정말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를 비판하거나, 단죄하거나 판단하지 않으십니다...우리가 어떤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안에 숨어있는 하느님의 고귀한 아름다움, 그 모상을 절대 잊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겉모습만 보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안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마음, 빛의 마음, 사랑의 마음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이 세상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주님만은 나자신도 모르는 나 자신을 알고 계시기에 우리를 끝까지 신뢰하시며, 그 기대와 희망을 버리시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때로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하더라도, 그 바람에 꺼지는 촛불같다 하여도 끝까지 우리의 손을 잡고 절대 놓지 않으시고, 기다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때로 우리가 주님을 부인하고, 주님의 거룩함을 부정하고, 모욕한다 하더라도 주님은 그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서도 우리가 잘되도록 우리의 아파하는 마음에 함께 하시고, 그 아픈 삶을 함께 살아주시는 분이십니다...
5.오늘은 주님만찬미사입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주님을 이 전례에서 만나게 됩니다...
6.어둠이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악의 세력이, 사탄의 세력이 더 이상 예수님께서 부여하시는 하느님의 나라와 그 사랑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빛이 오면 어둠이 그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둠은, 악의 세력, 사탄의 세력은 총력을 다해 그 빛을, 그 은총을, 그 사랑과 구원을 없애려 합니다...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과 악을 최대로 자극합니다.. 진리와 사랑에 눈멀게 하고, 지혜와 신앙을 잠재우려 합니다..
7.악의 세력이 초점을 맞추고 선택한 어둠은 바로 예수님의 신뢰를 받고 있던 유다 이스가리옷이었습니다.. 그는 사랑과 용서의 예수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로마의 압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사랑과 용서로는 안된다고 마음속으로 아마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로마를 쫓아내고, 하느님의 국가, 이스라엘을 다시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을지도 모릅니다..
8.인간의 계산, 인간의 하찮은 정의감, 하느님의 진정한 사랑과 용서를 깨닫지 못하는 그 교만함에 악의 세력은 절묘하게 침투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절대 죽지 않으실 분이야! 그분은 아마 위기에 처하면 그분의 그 위대하신 능력을 발휘하실거야! 죽은 이도 살리신 그분이 아니신가! 어떤면에서 유다는 진정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독립을 간절히 원하는 애국자요, 정의로운 사람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9.악의 세력이 침투하면 인간은 그 즉시 이 세상의 옳고, 그름으로 그 판단기준이 바뀌어 버립니다... 하느님의 섭리, 하느님 중심의 사고방식을 잃어버리고, 인간중심, 세상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악의 세력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교묘히 침투하여 그를 마비시켜 버립니다... 악의 세력에 침략당한 인간은 하느님에 대해서는 눈이 멀어버립니다..
10.어둠이, 밤이, 악의 세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 무겁고,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한 분위기, 어둠과 악의 분위기가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에 가득히 깔려 있습니다.. 제자들은 정작 기쁘고 즐거워야 할 축제인 파스카 만찬이 왜 이리 어둡고, 침울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어둠의 현실을 제자들에게 알려주십니다.. “너희중에 한사람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 베드로야 너는 닭이 두 번 울기전에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 할 것이다.. 너희들은 모두 어둠과 악의 세력에 혼이 빠져 흩어지고 말 것이다.. 예수님의 가장 사랑받던 제자마저 옷이 벗기우는지도 모르고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버릴 것이다”
11.그야말로 어둠과 악의 세력은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 세력항에서는 인간은 어떤 올바른 판단도 할 수 없고, 그 어둠과 악의 세력앞에 어떤 힘도 쓸수가 없고, 그저 공포의 전율속에서 어찌 할바를 몰랐습니다... 그동안 예수님을 보면서 느꼈던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전능하신 힘, 그 감동, 그 체험,새롭게 살겠는 결심도 다짐도 아무소용이 없었습니다..
12. 그 어두운 밤에, 칠흙같은 죄악이 몰려드는 그 밤에 예수님께서는 그 어둠과 죄악에 홀로 맞서 일어나시어 당신 사랑의 절정인 성체성사를 세우십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마음도 혼란스럽기 그지 없으셨을것입니다.. 제자들의 배신을 뻔히 다 아시는 그분의 마음도 인간의 유약함과 그 어둠과 그 죄악으로 가슴이 찢어질대로 찢어지시고, 다가올 어둠과 그 공포에 가슴이 무너지셨을 것입니다..
13.그러나 그분은 그 최악의 상황속에서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십니다.. 어둠과 악을 어둠으로 악으로 갚지 않으시고, 그 칠흑과 같은 어둠속에서도 사랑의 의연함과 아름다움을 여주십니다... “너희는 받아먹어라, 이는 내몸이다. 너희는 받아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릴 내피다.라고 하시며, 제자 한사람, 한사람을 기억하시며, 그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너희도 그대로 하여라 하십니다..
14.그 어둔 밤에 예수님께서는 모든 두려움과 공포와 배신에 대한 처절한 아픔을 겪어내시면서도 그 어둠에 물들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진정한 사랑과 용서를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어둠과 죄악을 이겨내시는 하느님의 힘과 은총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15,우리가 받는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느끼고 깨닫는 것보다 훨씬 더 크시고, 크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과 세상의 어둠과 죄악, 그 한가운데에서 새롭게 드러나시고, 탄생하십니다..
16.너희가 부족하다고, 허물과 어둠과 죄가 많다고 스스로를 판단하고, 단죄하느냐? 바로 너희의 그 부족함과 허물과 어둠속에서, 죄악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은 꽃이 피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시는 듯합니다.. 왜 내가 너희를 판단하고, 단죄하지 않는데 너희는 스스로 자신과 이웃을 판단하고, 단죄하느냐고 나무라시는 듯 합니다..
17.예수님은 인간의 어둠과 죄악에 어린양처럼 희생당하시지만 절대로 앙갚음이나 복수의 마음을 갖지 않으십니다.. 그 어둠과 죄악을 이용해서 오히려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승리인 부활을 하느님께로부터 지상최대의 선물로 받으시는 것입니다...
18.그래서 부족함과 어둠과 죄악속에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처지이지만 우리도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어둠속에서도, 죄악속에서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 어둠과 죄악에 물들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어둠도, 죄악도 부활로 나아가는 귀하디 귀한 십자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19.우리는 세상이 우리에게 뭐라하든 상관없이 하느님의 사랑속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깨달았듯, 깨닫지 못했든 상관없이 하느님의 사랑속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험한 세상속에서 끊임없이 악의 유혹을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하느님의 영원하고, 무한한 사랑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20.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부족함을, 어둠들, 죄악을 뛰어넘는 너무나 귀중한, 우리를 살리시는 그분의 진정한 부활의 원동력임을 이밤에 깊이 생각해보도록 하십시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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