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 말 하자면 꽃미남 인기스타...
아니 꽃 중년의 잘 나가는 우리 아버지에게 새로운 로맨스가 생겼으니...
우리집 중앙통을 직선거리로 200미터쯤 위쪽에
상주여관을 경영하던 어여쁜 부인이 한분 계셨다.
지금으로 말 하자면 財색을 겸비한
아담하고 곱상한 상냥하기 짝이없는...귀부인이라고 할까?
40대 중반의 이옥강 부인은 배우자도 소생도 없이 혼자서
영주땅에 흘러 들어와 큰 여관을 경영하고
엄청남 돈을 모은 전설적인 인물이었던것 같다.
영주읍내의 돈푼이나 있다는 한량들은 누구나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인기절정의 유한 부인이셨단다.
이 부인이 어느날 사람을 보내어 우리 아버지를 은밀히 부르셨단다.
궁금하기도 하고 무슨 일인가 싶어 부인을 만나 대면하여
무슨 연고로 나를 불렀느냐고 하니 주안상을 차려놓고 술 한잔을 권하며
상주여관 안주인 이옥강부인이 아버지께 말씀하시더란다.
내가 영주땅에 홀로 들어와 지금처럼 성공하여 천금을 불렸으나 소생이없으니
누구에게 물려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늦은 나이에 자식을 낳을수있는것도 아니니
한가지 부탁이있어 당신을 보자고 찾았다면서
늙어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니 당신이 내 낭군이 되어주면 안되겠느냐고 하시더란다.
나는 이미 부인도 세명이나 거느리고 있는 몸인데
부인이야말로 영주읍내 제일가는 미모에 재산도 많이 가지고 있으니
탐내는 남자들이 그리 많은데 왜 하필 나를 택하느냐고.....
그랬더니 이옥강부인의 말씀이
내 생전에 재산은 이미 쓰고남을 만큼 가졌기에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없고
영주땅의 내로라하는 남정내들은 재산가인 나를 어찌해볼까 추파를 던지는데
내 낭군이 되어달라고해 청을 넣어도 손사래치는 당신이 너무좋다.
하루를 살아도 남자다운 사람과 인연을 맺고싶다...
오래동안 당신을 나홀로 사모해 왔다 내 당신을 낭군으로 맞이하는것이 내 소원이니
무례를 무릅쓰고 올리는 부탁이다 부디 내 소원을 들어달라
단지 어려운 부탁이 있다면 당신의 자식중에 한명을 내 양자로 들여
내 재산을 물려주고싶으니 내 뜻을 전하고 부인의 허락을 받아달라....
우리 아버지의 심장이 다 벌렁거리더란다.
세상에 이런일이...싶은게
이런 솔직 담대한 여자가 또 어디있겠냐며
정식으로 결혼하자고 조금도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먼저 프러포즈를 해왔으니....
이옥강부인이 탐내는 아들이 바로 내 위에 9살 차이나는 오빠였다.
그때나이 9살 내가 태어나기 바로전 해의 일이었단다.
아버지가 한달음에 달려와 세 어머니를 불러앉히고
상주여관 안주인의 이야기를 전 했더니
모두들 아버지 좋으신대로 하시라고 허락이 떨어졌고
우리 엄마에게는 아들을 양자로 주겠다는 다짐도 받아야 했으니....
양자로 보낼경우...
상주여관에서 오빠가 기거를 하되
200미터 밖이니 언제던지 집에들러 만날수있고
오빠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쳐가며
귀하게 키우며 뒷바라지 열심히 하겠다고.....
둘째부인은 자식이 여러남매이고 또 배가 불러있으니
아들이던 딸이던 곧 세상밖을 나오지 않느냐
자기한테 아들하나만 양자로 보내달라고 울며 애원하기에
우리 엄마는 한달을 고심 고심하다 그리하라고 결정했단다.
엄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날로 우리 오빠와 아버지는 상주집으로 거쳐를 옮겼고
상주집 안주인은 손아래인 우리엄마에게 자식을 양자로주어 고맙다며
각가지 오색 비단을 몇필을 보내주며 눈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오빠와 아버지가 옮겨간 그날부터
상주여관은 윗집이되고 우리집은 아랫집으로 불리게 되었고
아버지는 상감마마 버금가게 상주집 엄마의 극진한 섬김을 받으며 생활하셨고
양자가 된 나의 오빠 효덕이오빠는 왕자님처럼 떠받들려 살았으나
생모가 그리워서인지 아랫집이된 우리집을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거리며 아홉살 어린오빠는
엄마품에 달려들어 빈 젓을 한참씩 빨고는 돌아 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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