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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2.싱가폴 갤러리아 백화점 쇼핑 버라이어티

2006년 5월 16일


드뎌 약속한 5월 16일..

그러고 보니 5.16 혁명 날이었네?


고속 터미널에서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을 타고 2시에 3층 출국장

3D 테이블에서 만나기로 하고 도착 해보니 우리 일행은 도합 여섯명

노란풍선 이라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이름표가 우리에게 배급이 되었다

아니 우리 여섯명이 전부인가?

팀 인원이 너무 적아서 제대로 여행이 될라?


걱정도 잠시…

40대의 중후하고 귀티 나는 아저씨와 얄상 하고 귀엽게 생긴 부부 한 쌍

그리고 훤칠한 키에 인품이 넉넉해 뵈는…

올해 대학 졸업한 아들과 대학 2학년짜리 아들을 둔 멋쟁이 아저씨와

긴 머리를 썬 캡 으로 단정하게 고정한 세련되고 고상한 그 역시 40대 후반의 부부

그리고 나중에 알았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다리가 약간 불편한 68세의 

윤모 아저씨와 열녀문을 세워줘도 부족할 만큼

남편에게 헌신적이 65세의 이모 아줌마 커플

그리고 대학교 2학년인 이빨에 교정장치를 끼고 있는 얌전한 여학생..

그리하여 도합 13명이 한 팀으로 이번 여행을 동반하게 되었다.


어쨌던 한 팀이라고 이름 하여 졌지만 

우리는4시 20분 출발하는 아시아나를 탈 때부터 따로 따로

내릴 때도 물론 따로 따로 완전 따로 국밥 물.과 기름. 일행 이었다.


동남아 여행이 처음인 나는 일행과는 떨어져 앉게 되었고 

비행기가 이륙하자 스튜어디스가 나누어 주는 싱가폴 입국신고서를 받고

하나씩 써 내려 갔다.

거의가 미국 입국 신고서랑 비슷 하였고 대한항공과는 달리 아시아나는 

기내 메뉴판 뒤쪽에 싱가폴 입국신고 폼이 있어서 

그대로 보고 쓰기만 하면 되는게 참 다행이다 싶었다.

신고서를 다 써서 접어 두고 나는 일행들을 돌아다 봤다.


네명은 한줄에 같이 앉았고 

또 다른 일행 한명은 나 처럼 모른는 사람과 둘이서 창가에 앉아 있었다.

그중에 규용이 엄마 김기봉씨는 받침대를 펴놓고 신고서를 펼쳐놓고

뚫어져라 노려 보고 있었다.


마치 이 일을 어찌 할꼬? 하는듯이…

결국 일행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내가 모두의 신고서를 대필 하는것으로 끝이 났지만 

내가 안 따라 나섰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고맙다고 땡큐라고 들.들.들…


기내식으로 주는 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잠깐 눈을 부치고 나니 

벌써 이륙한지 7시간 경과

후덥지근하여 사우나 탕 같다는 싱가폴 창이공항에 밤 10시에 내려

얄상하고 영리하게 생긴 미세스 최 라는 가이드가 안내 해 주는 

창이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대체로 깨끗하고 이부자리도 뽀송뽀송 하니 

실내는 티끌 한 점 없는 

말 그대로 클린한 싱가폴을 느끼게 해 주었다.


차가워서 더욱 정갈해 보이는 호텔방…


창열이 엄마랑 한방을 쓰게 된 나는 참으로 다행이었다.

왜냐 하면…

말 없기로…

그리고 점잖키로 유명한 창열이 엄마였기 때문에 안심 만만 이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식당에서 식사를 하자니 먹을거 라곤

아니 먹을 만 한 것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야 말짱 꽝이네

여행 일정표엔

조식..호텔식 뷔페

분명히 이렇게 써 있었건만

뷔페라는 것이 .빵조각 몇 개 에다 버터나 쨈은 돈 주고 구경 할래도 없고

푸스스한 식은 밥에 찍어 먹을 거라고는 

현미경을 들이 댄다고 해도 찾을 장사가 따로 없었고

그마나 다행 인게 이상하게 생긴 김치와 …

우리나라 60년대 제품 같은 핑크색의 소시지로 아침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참 이상하네

호텔 식 뷔페…싱가폴 에선 이런 음식 먹고 사나?

나는 자랑스런 조국 위대한 대한민국에 태어난걸 새삼 감사하게 생각하고 

전에 없던 자긍심과 애국심이 마구 마구 생겨 나는거였다.


이래서 외국에 나가면 애국심이 절로 생긴다는말 100% 맞는말이다.

.

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가 짐을 챙겨 

가이드를 따라 말레이지아 국경을 향해 45분을 달렸다.

말레이지아로 가는길 반대편은 주변 국가들로부터 공급받는 …

싱가폴 국민들의 먹거리를 싣고 끝없이 나라비를 선 트럭들이 장관이었다.


물도 수입 한다니 원 참…


바다 하나로 중개무역으로 살아가는 싱가폴..

농공상품을 수입에만 의존하는 싱가폴에 태어 나지 않는게 엄청 다행이었다.


뭐… 보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땅바닥에 줄로 그어 놓은 국경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말레이지아 에서 한 일이란 고작

여권에다 입국 도장 그리고 동시에 출국도장 찍은것과

우리 나라 60년대 풍의 국경 화장실에 한번 다녀오는 걸로 인사를 대신하고 

또 다시 싱가폴로…..고고 씽~


하긴 싱가폴 자체가 서울만한 나라 라니까

모든 것이 옹기 종기 한군데 모여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모든 여행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자면 쇼핑밖에 더 있겠는가


그리하여…

이번에 우리 일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곳은 

면세품 백화점인 갤러리아 에서의 쇼핑이었다.


떠날 때 달랑 300불을 바꾼 나는 한 푼도 쓰지 않고 돌아 오리라 작심 작심

백화점에 데려다 놔 봤자 말짱 헛 일 이란걸 모르는 가이드 최 여사는 

그저 우리들이 한 보퉁이씩 이고 지고 나오기를 학수 고대 하겠지만 

싱가폴 에서 도대체 무얼 사야 할지 고민만 할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사는게 장땡이다 싶었다.


드디어…

썩어도 준치라고….

아무리 안 산다 한들 구경도 못하랴?

나도 일행들을 뒤 따라 명품점인 4층에 올라가 눈요기로 한바퀴 도는 순간.


아!!!!괴롭고도 괴롭도다 …

내 눈을 현혹 시키는 현란한 빛의 결정 스와로브스키 장신구들.!!!

여자들은 보석이나 장신구를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고 하지만…

나에게도 한 가지 흠이 있었으니…

스와로브스키 제품만 보면 작심 삼일은 커녕 채 일분을 그냥 넘어 가지못하고 만다.


몇 년전 오지리의 인스부르그에서

신부님들이 스와로브스키 본사를 구경 시켜 주셨을 때부터 

그런 증세를 가지게 되었다.


마치 텔레토비에 나오는 인형의 집 …

이글루 처럼 생긴 원형 돔인 본사 건물 내부 에는 가지 가지 크리스탈이 

천정에서 바닥까지 촘촘히 도배되어 이루 말 할수 없는 찬란한 빛으로 눈을 현혹 시키고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내고 있었다.


나도 물론 그 관광객의 일부 였으니 주머니 돈에 쌈지 돈 까지 털어 

꽃처럼 생긴 촛대 두개를 산 적이 있었다.

그 후론…스와로브스키 만 보면 내 본정신은 천리 만리 달아나고 

한가지 라도 내 손에 넣어야 했으니 …

오죽 하면 우리딸이 말하길 아주 스와로브스키 가게 차려도 되겠다고 놀릴 지경에 까지 되고 말았다.


그 스와로브스키가….

찬란한 자태를 뽐내며 나를 손짓하면 마구 불러 제키는 순간…


은영이엄마가 쫓아와 내 손을 잡아 끌고 간다.


“석일아 내가 핸드백 하나 봤는데 좀 봐줘.이쁜지 어떤지 .”

그럽시다 까짓거…

에뜨로에서 나온 자주색 핸드백은 베이지색 털 바탕에 쵸코렛색 줄무늬가 들어 있어

아주 고급스럽고 쎄련되게 보였다.


아니 이 가죽은 어떤 동물의 가죽일까?

면세점 종업원과 우리는 서로 말이 안되는 서툰 영어로 주거니 받거니…

나: 이거 호랑이 털 가죽이냐?

뭐라고 말해야 알아듣나?

디스 이스 타이걸 스킨? 아니.. 풔? 아니면… 레쟈?

여자 종업원 “왓 왓 왓!!!

그러더니 한국말로 몰라 몰라 몰라

나: 아니 모르면 어떻게 팔어 무슨 가죽인지 알아야 사는거 아냐?

아니 얘네들 초등학교때부터 영어 배운다는데 왜 못알아 듣지?

거 참 이상하네

캔 유 스피크 잉글리쉬 ?

몰라 몰라 몰라

아니 모른대네 ..그럼 얘는 말레이 처잔가?


다시 한번 츄라이…..

참 아까 말한거 의문문인데 내가 거꾸로 해서 잘못알아 들었나?..

이스 디스…. 이거 타이거 레쟈 아냐? 호랑이 ? 어흥 몰라?

여자 종업원: 몰라 몰라 이거 생각 안나 몰라 다른 가죽이야

아..그러면 퓨마?

아니 아니..

그런데…. 썸팅..에니멀 네임이 생각 안난다고

고개를 쩔렁 쩔렁

나 : 그럼뭐야 ? 그럼 이거 혹시 지브라 인가?

히히힝 하는거 지브라 ..

여자 종업원: 오케이 지브라 맞아 맞아 지브라 …

나: 에휴 지브라 맞네 은영이 엄마 이거 지브라 가죽이야

은영이 엄마 : 뭐? 지부랄?

규용이 엄마: 아니 그게 뭔데??? 무슨 놈의 이름이 지부랄이 다 있어?

숭칙 하게 시리

하하하 호호호

배꼽 빠지기 일보전..

너무 웃겨서 눈물이 줄줄줄 흐르는 것이…

울다가 웃다가 000에 수염나게 안생겼는가베?

은영 엄마: 무슨 가죽 이름이 별 희한 한게 다 있잖어 지부랄이 뭐야 참나 별꼴일세…

그러게 말일세 나 원 참

하하하 호호호 지부랄이나 지브라나 거기서 거기지 안그래?

맞어 맞어 하나도 다른게 없구만 안그래?


은영이엄니&규용이 엄니 계속and 계속 히히덕 히히덕 ㅋㅋㅋ


아니 ..그게 ..지부랄이 아니고 지.브.라.

얼룩말 가죽이라고 하잖어 지.브.라.

은영이 엄마 괜히 욕하고 싶어서 지부랄 찾은거지?

하하하 호호호

같이 갔던 일행들 별 희한한 이름 다 있다고 왜 멀쩡한 얼룩말을 두고 욕은 왜하냐?

지부랄? 웃긴다 웃겨

그러게 말이야 한국말이 최고지 안그래?

욕만 하는 영어가 뭐가 좋다고 배우지 못해 그 안달인고 안그래?

역시!!우리 대한민국이 최고다 그치


대~~한 민국 쨔쟌쨔쨘짜 !!!


궁금하면 3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