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hajoy;s Kitchen

1000% 내 입맛에 딱~ 맛 있는 오이지 담기!!!

지난 월요일..

장구를 다녀오면서 로타리 마트에 들렀더니

오이지 담는 오이가 한자루에 13000원

 

갑자기 오이지를 담고싶은 마음에

한자루 사면 배달해 주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그러네...

 

하긴 경동시장에서 가늘고 이쁜 오이 사는게 났지

생긴것도 퉁퉁하고 완전 짜리 몽땅하구만...

들고 가기엔 너무 무겁고

오이를 보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돌아서는 마음이 웬지 썩 가볍지만은 않다.

 

화요일 로타리에 볼일이 있어

야채가게 다시 들렀더니

어제 팔다남은 오이 두 자루가 구석에 쳐박혀있네

앗~ 저게뭐야 한자루에 만원이네

하하 팔다 남은 재고라고 3000원씩이나 깎아 준덴다

 

하긴 하룻밤을 자도 과부란 말도 있더구만

왠지 횡재만났다는 생각에

그리고 한자루는 배달이 안된다는게 골수에 박힌지라

두자루를 넝큼 질렀겠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두 자루를 배달 받으니 갑자기 부자가 된듯하다

 

내가  자라면서 이 나이 먹도록

친정에서 한번도 오이지 담는것을 본적이 없었고

서울와서 40여년 살면서도

서울 사람들 짜디짠 오이지를 맹물에 썰어넣고

파 송송 썰고 고추가루 흩뿌리고는

오이냉국이라면서 먹는것을 보면

저걸 무슨 맛으로 먹나....

니맛도 내맛도 없는 저런 맛대가리 없는 음식을

맛있다고 하니 참 서울사람 입맛은 알수가 없네

그런 생각이었고

어쩌다 오이지라고 사면

쫑쫑 썰어 냉수에 한나절 담궈  짠물을 뺀후

갖은 양념에 새콤달콤

무쳐서 먹은 기억밖에 없는데

 

2년 전인가 3년전인가

나는 아직 오이지 담아본적이 없어

어떻게 담는지도 모른다니까

오이지 담기가 누워서 팥떡 먹기라면서

소금물 펄펄 끓여서

오이에 부어 돌로 눌러 놓기만하면

오이지가 저절로 된다고

지금은 고인이 된 마르시아가 가르쳐준것을

시험삼아 한번 담아본것이

 완전 히트를 쳤지 뭐야

 

어쨌던 둘째 며늘아이가 정민이 가져서

내가 담아논 오이지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서 

미국으로 돌아간 뒤로 얼마나 오이지 타령을 했으면

그 꼴난 오이지를 EMS로 보내느라

오이값보다 국제 소포값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래서인지 오이만 보면...

둘째 며늘아이 얼굴이 완전 자동

오토메틱으로 떠 오른다.

 

ㅡ 생긴 꼬라지 보다는ㅡ

하나를 딱 뿐질러 속을 보자 했더니

씨도 작고 속이 꼭 찬것이 꽤 괘않네 ^^

 오이지 전용 플라스틱 쓰레기통 ㅋㅋ

이름은 쓰레기통 이지만

오이지 전용이라카이

 

삼 세번 뽀득뽀득 문질러 씻은 오이를 켜켜이 담고

작년 성가대 야유회가서 줏어온

 오이지 전용 눌림돌을 눌러놓고

팔팔 끓인 소금물을 부어준다.

아참~

비장의 소금물 배합을 안적었네

 

오이 110개

한자루엔 50개

또 한자루는 오이가 너무 짜리몽땅 해서인지

 60개가 들어있었네

 

물 2리터짜리 생수병4개

소금 종이컵 4개

설탕 종이컵 4개

양조식초 종이컵 4개

이렇게 사사사사...

잊어먹지도 않을꺼구만^^

 

이렇게 하면 삼삼하면서 달지도 않고

적당히 새콤하면서 짜르르한 맛이 느껴지는

깔끔한 오이지가 완성된다.

 

만약 조금 싱겁다 생각되면

물2 리터에 소금양을

 종이컵으로 수북1컵을 하면

간간한 오이지로 두고 먹어도 변질없는 오이지가 된다.

 

 무거운걸 누질러 놓을수록

더욱 아삭해 지는 오이지

이번에는 들통에 물을 한통받아

오이지담은 통에 겹쳐 올려 놓는다.

 화요일에 담은 오이지

처음 말갛던 소금물이 날이갈수록

뿌여스름 해 지다가

6일째인 오늘은 아예 우유빛으로 변하면서

작은 기포가 사이다처럼 뽀그르르 계속 올라온다.

 

하긴...미쳐 익기도 전에

일요일 성당 야외행사때 10개 꺼내가지고 갔더니

모두들 맛있다고 난리 난리...

이거 어떻게 담은거냐고 아우성인데

세상에 공짜가 오데있드노...

 

하하 일급 비밀이라꼬 안갈쳐줬지~~

 오늘 장구치러 가기전에

 오이지 3개에 밥 두공기 후딱 먹어치우고

넘 맛있어 그냥 있으면 양심불량

우리 싸부님 12개 싸다 드리고...

 

또 우리 준원에미 대모님 12개 싸다 안기고^^

 

또 우리 아파트 일행 3명에게

각각 7개씩 저녁 반찬 하라고 싸주고

 

그 외에

이리 저리 몇개씩 퍼 돌리다 보니

순식간에 동이나 부렀네

아니~
110개 담은것이 모두 어디로 갔디야?

 

아이구 내 대녀한테도 몇개 줘야 하는데 말이지...

20000원 들여서 만든 오이지

 참 수십명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음이니.. ^^

 

풍선처럼 통통한 오이지를

반으로 잘라보면

 누가 가운데 씨를 돌려 파내버린것 처럼

요렇게 쪼글랑 한것이

샛노란 때깔하며

 결이 어찌나 잘 삭았는지

맛있는 톡 쏘는 냄새하며

씹는 소리가

너무 너무 아지작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소피아표 오이지 인물좀 보이소예~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순 경상도 영주 촌 아지매가

오이지도 명품으로 잘 담글줄 그 누가 알았으리오

 

담을때 마다 달리해 보는 레시피

따라하면 1000% 맛 보장한다고

 아무리 아무리 선전을해도

담아보면 그 맛이 아니라고

뭔가 2% 부족하다고

숨콰놓은

진짜 비장의 무기를 꺼내 보라고 난리들을 치니

나는 어째야쓰까이?

 

믿거나 말거나...

 

내입에 딱~

1000% 맛있는 오이지 사진

요래 올리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