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결혼식에 가서 친척들과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성모의 밤 행사를 참석해야 하는데...
수다 삼매경에 빠지면 일어나지를 못하잖는가베?
마음속으로는 성당을 가야 하는데
입으로는 일어나자 일어나자 하면서
조바심을 치면서도
내 엉덩이는 울트라 초 강력 본드를 붙인것처럼
의자와 완전 합체~
떨어질줄을 모른다
몇시간 침 튀기던 수다도 사그라지고
모두들 저녁하러 가야한다며
서둘러 하직인사를 하고 동동걸음질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지하철을 타고 안달복달 해보지만
시간은 어느덧 다섯시를 훌쩍 넘어가고
4시까지 성가연습 하러 오라고 했는데 어쩌냐구
시간은 이미 오라는 시간에서
한시간 하고도 30분을 초과한 상태
이왕지사 늦은 것...
에라, 모르겠다,
케세라 세라ㅡ
지하철을 나오면서 눈에 띄는 홈플러스로 고고~
콩나물이라도 사서 국을 끓여야지...
하고 들어갔는데
웬걸~
딱지를 벗고 샛노란 알을 가득 품은 활꽃개가
시선을 확 ~ 사로 잡는다
맞아~
이거야말로 간장게장감이다~ 하고...
하긴 며칠 전 알배기 꽃게를 사려고
목포의 단골 아줌마에게 전화꺼정 했는데
1k에 37,000원이란 말에 입이 떡 벌어져서
고마 전화를 끊었던지라...
군침 흐르는 게장 생각에
입맛을 다시며 가격표를 들여다보니
세상에 이게 웬일~
4마리 묶음에 20,000원이라 써 붙여있네
원래가격 29,800원
세일가격 20,000원
내가 발길을 머물고 한참이나 가격표를 들여다 보니
미남 청년이 만면에 웃음 가득한 얼굴로 하는 말이
내일이 홈플러스 휴일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세일하는 거라고....
1kg에 30,000원 받는 건데 30% 세일한다고 하네
아이고, 이게 웬떡이더냐!
알 가득 품은 모쫄한 놈으로 2k달라고 했는데
다리를 마구 휘젖는 게를 보니 이거 완전 횡재가격이 아니던가?
10마리가 올라갔는데 40,000원 밖에 안된다 아이가~
횡재라면 집도 팔아 먹는다고 하더니만...
완전 신바람 난 나는
총각인지 아저씨인지 모르지만...
고마~1kg 추가 주이소~ 하고
소리 질러뿐졌네 ^^
먹기 딱 좋은 크기로 모두 17마리
한 마리는 좀 가볍지만
덤으로 받은 것이니 무조껀 땡큐다.
무거운 게를 사 들고 오르막을 오르면서도
횡재했단 기분에 콧노래꺼정 불러가매~
외출복 벗지도 않고 싱크대에다 게를 쏟아놓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손질을 하면서 한쪽에서는 간장을 만들었다.
3년 묵은 죽염간장, 빛깔도 쥑인다.
전에는 왜간장으로 게장을 담았었는데 착한맛집을 보다보니
친정어머니가 담아주시는 재래간장으로 담는다네?
귀신듣는데서 떡 말 못한다고...
나도 보고 들었겠다~
무진장 한 독 가득한 죽염간장,
이 판에 게장 한 번 만들어보자...하고
재료
죽염간장 4공기 / 물 2공기
생강+양파효소 1공기 / 소주 1공기/매실청 2공기
멸치 1공기 / 마른새우 1공기 / 다시마 손바닥넓이 5쪽
생강 1공기 / 양파 3개 / 청양고추 30개 / 후추 1큰술
그리고 게 다듬으면서 나오는 게 발가락 자른것 넣어
팔팔 끓여 식혔다.
건더기는 이렇게 바구니에 걸러내고
싸느랗게 식혀서 게를 껍질이 바닥으로 가게
나란히 눕혀놓고 간장을 부어 눌러주면 끝~
참, 만들기 누워서 떡먹기처럼 쉽다.
작년에 5kg 사서 담았던 사람 환장하는 게장~
아끼고 아껴 두었다가
오늘 새 게장 담는다고
꺼내서 속 시원히 먹어치워버렸다 ^^
게장 담기에 정신이 나갔었나봐
막상 담을려고 보니
집에 있는 그릇은 넘고 처져서
적당한 그릇이 없는 게 문제로다...
한동안 궁리를 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고
에라~ 모르겠다~
법랑냄비에라도 담아야지 어쩔 거야?
마침 법랑냄비가 마춤이라도 한 듯
17마리의 게가 들어가고
거기다 더하여 양파 3개까지 썰어 넣으니
이거야말로 안성맞춤
딱~이구나, 딱~ !!!
역시나 살림엔 눈이 보배라카이~^^
청양 고추도 사이사이에 넣어주고
간장을 부어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일요일...
성당 다녀와서 부리나케 게장을 꺼내보니
양파가 딱 알맞게 맛이 들었네.
간장을 따라내어 다시 한번 끓여붓기를 세 번쯤 하면
둘이먹다가 하나가 돌아가셔도 모를만큼
환장하게 맛있는 게장으로 완성된다.
아이구...
정말 이 쥑이는 게장 노하우만큼은
대대손손 비공개로 해야 마땅하구만
이렇게 맛있는 것 혼자만 해먹는다면
양심불량에 못된 인간 될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블벗님들을 위한 비법공개를 하는 거다.
믿거나 말거나....^^
하룻밤 간장에 절여진 양파 한쪽만 먹어도...
상상은 블벗님들께 맡기는수 밖에 없다.
간장게장 만들기는 지금이 딱 적기.
블벗님들~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기막힌 맛,
맛있는 게장담기 모두들 따라해 보셔요~
ㅡ읽다가 심심하시면 추천도 꾹 눌러주시구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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