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주제에 직장인 보다 더 바쁩니다.
이러다간 과로사 했다고 신문에 날 것 같습니다.
여고 동창생 셋이서 꿍짝이 맞아
한달에 두어번씩 만나 천연비누도 만들면서
소피아의 음식 노하우도 전수받으려고
꿍꿍이를 부리는 친구들 덕분에
어찌나 바쁜지
요즈음은 오매불망하던
다음에서 왕관까지 하사받은
블로그도 뒷전 입니다.
친구가 무엇인지
비법 알려내라카면 두말 못하고
꼼짝없이
다 털어놓고 있으니
이거 원 노하우를 입으로 전해 주는게 아니라
메뉴가 정해지면
일일이
손으로 적어서 바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비누 만든다는것은 여벌이고
무슨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할까
친구들이 여간 고민하는게 아닙니다.
제가 CP비누에 약하다는걸 알고
비누 만들자고 해놓고선
나보고는 음식 만들기 시연을 시키고
자기들은 돌아가면서 사진찍고...
다음달에 뭐 해줄껀지
자꾸만 종주목 대고있습니다.
저도 이젠 꽤가나서 하기좋은것 ..
니들 손녀딸들 있으니
간단하고 맛있는데 폼까지 그럴듯한
라쟈냐 어떻냐고 하니
손녀딸 하나가 치즈를 못먹는 답니다.
초등학교 1학년짜리 외손녀가
감자탕이나 뼈해장국 토란대
들깨볶음 머위나물 볶음 등등등
순 한식을 좋아 한다는말에
그럼 딸래미 아들래미 식구 많다니까
순 한식 선지국 어떻냐고 하니까
자기는 피 같은건 만지기도 싫고
더구나 선지를 삶고 하는것 못하니 그것도 싫답니다.
다른 한식으로...
하기좋고 맛있고 폼나는
그런 음식을 개발해서 다음에 해 달라고 하니
안그래도 부활절이 다가와 하루걸러 한번씩
성가연습을 하고오면 오밤중이어서 바빠 죽을 판에
오늘부터 친구네 입에 맞는 음식을 뭘로 정해야 하나
숙제 고민까지 떠 맡았습니다.ㅋㅋ
오늘은 한달 전 부터
쌀국수 노래를 부르길래
메뉴를 월남 쌀국수로 정하고
11시 까지 한우사태 푹 끓여
국물 우려 놓으라고 했더니
시키는대로 잘 해 놓았네요.
비누 만들기 전에 쌀국수 부터 만들라고....
아.우.성.
쌀국수를 담기엔 깊이가 부족하지만...
그릇장에서 제일 좋은
포트메리온 클래식 볼 세개를 꺼내 놓았네요.
참고로..
월남국수에 숙주는 왜 안보이느냐...라고 묻지 마세요
비린내 나는걸 싫어하는 친구때문에
국수그릇 밑바닥에 깔았습니당 하하~
남의 집에서 음식을 만들면 신경이 쓰이는게
친구의 입맛을 고려해야 하기때문에
제 맛이 안난다는게 문제입니다.
내 집에서 내 맘대로 만들어야
내 입에도 딱 맞고
친구들도 이구동성 맛 있다고 하는데
건강을 우려하는 이 친구는
간을 아주 맹탕으로 먹더라구요
심심하여
내 입에는 도저히 간이 맞지 않지만
주인장의 입맛을 고려하다보니
늘 내 입에 딱 맞는 그 맛이 아니건만...
친구 두명은 바로 이맛이야~을 외치며
단숨에 PHO 한그릇을 해 치워 버렸다는.....
아이구 건강도 좋지만서두
음식에 간은 제대로 해서 먹어야 하는건데
저는 소금을 조금 더 첨가해서 먹었는데
두 친구는 싱거브리한 국물을
끝내주는 맛이라고하니
나 참...어안이 벙벙한 날입니다.^^
고명으로 올릴 매운 고추를 준비하랬더니
나 같으면 빨간 청양고추를 샀을테지만..
빨간색은 보기만 해도 매워보인다고...
파랗거나 빨갛거나
청양고추가 매운건 매 일반인데 나 참
오늘 처럼 모양이 제대로 안나는
PHO 만들기도 처음입니당^^
파도 대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모양도 향도 한층 더 나는구만
얌전한 친구는
저 쪽파를 키를 가지런히 맞대어
썰라고 주더라구요.
어젯밤 집에서 만들어 놓은
고추마늘 핫쏘스를 조그만 통에 담아갔더니
아깝다고 저리 작은 접시에다
눈물 방울 만큼 담아 놓았네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고봉으로 담은 월남 쌀국수
모두들 국물 맛 끝 내준다며
단숨에 들이키고 말았답니다.
삼인 삼색
다 먹은 모습도 각각 입니다.^^
호텔 음식마냥 각자 접시에다
양념과 반찬을 담아내고
수저도 받침그릇에 얌전히 담아내는 여고동창생
다음엔 또 무슨 주문을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친구네 아들 딸네 가족들이 다 잘먹고
맛있다고 소문 자자한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바쁘디 바쁜 저는
오늘부터 날밤 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무슨 음식을 해야 맛 있다고 소문날까요?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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