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헌날
나가서 돌아다니면 눈요기로 끝나니까
돈 버는 일이지만
집에 있으면 꼭 대형 사고를 치는
소피아 아지매
누가 좀 말려주세요~
날 춥다고 좀 들어앉아 있자니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고..
2월들어 스트레스 만땅으로 받는
서예교실을 한달 쉬기로 마음 먹었더니
갑자기 딴 세상을 사는것 같으네요.
그 늠의 한글 궁체
왜 그리 마음같이 안써지는지
어찌나 속이 상하고 자존심 무너지는지
새로 구입한 붓이
내 맘대로 써 지지를 않고
배배 꼬이면 아무리 애를 써도
풀어지지를 않으니...
성질 같아서는
당장 붓을 두 동강 내서
짖 밟아도 시원치 않겠구만
초등학교 꼬마들이 보고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 분에 못이겨
눈물 콧물 흘려가며
한나절 울다가...
에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한달만 쉬자...한것이
벌써 열흘이 지나갔네요.
매일같이 글씨연습에 그림연습에
하루에 6-7 시간씩 매달려 공부할때는 몰랐는데
열흘이 편하니 또 자꾸만 일거리를 물어냅니다.
어쩐지 오늘은 순대가 먹고싶다..
그게 엊그제 일입니다.
순대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하루에 해결이 안나거든요.
생각 난김에
마장동에 가서 순대용 곱창 5근을 사다가
속 뒤집어가며 밀가루와 천일염으로 문질러 씻어
준비해 놓았으니
이젠 만드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실 순대 먹고싶으면 만원이면 뒤집어 쓰지요
그런데 제 고질병은 꼭 내 손으로 만들어야지만
직성이 풀리니 이 일을 어찌합니까?
사 먹으면 너무 편하구만 거금 들여서
집에서 하루종일 끙끙대면서 순대를 만들면서
내가 이거 정말 미칫나
왜 이러고 있는겨 시방...
고질병도 가지가지다 정말...
하면서 혼자서 킥킥 웃었답니다.
그래도 내 손으로 만들어야 안심하고 먹지
순대공장에서 나오는 순대
아이구 거기 뭐가 들어가는지 알면 ...
어쨌던 어제 6시간에 걸친
대 장정끝에 완성한
손 큰 소피아 아지매의 순대입니다.ㅋㅋ
이번에는 진짜로..정말로..
그 옛날 고향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 맹그러 보자~하면서
배추도 삶아 송송 썰어 양념하고
부추 한단에 당근도 3개 채썰고
돼지고기 앞다리살 3근 갈아다 넣고
찹쌀 15인분 고두밥을 쪄서넣고
당면 불려 송송썰고
생강 마늘 갖은 양념에 버무려
준비를 다 하고 보니
어느덧 스텐 다라 제일 큰 사이즈로 한~가득.
구정 지나 허리 아파서 맛사지 받고 온것이
엊그제인데
또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어쩌?
목욕탕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창자에 내용물 채우느라 서너시간 고심 고심했씀다.
드디어 순대 삶기 시작~
김밥만 옆구리 터지냐?
순대도 옆구리 터진다...
꼼짝없이 불앞에 서서
순대가 터지지 않고 잘 삶아지기를
빌고 또 빌며
중간 점검...
주걱으로 들어올려 본 순대
탱글탱글 먹음직 스럽게 잘 삶아지고 있네~
1차로 삶은것
마지막 순대가 옆구리 터졌다.
썰어서 맛을 봐야하는데
옳커니...
터진놈이 당첨~
당면반 찹쌀반..
썰어놔도 당면이랑 찹쌀이 분간이 되고있네
부추와 당근이 들어가서 색감좋고 향기도 좋아
아..진짜..
뽀샵처리 했으면
훨씬더 이쁜 색깔이 나왔을텐데 아쉽구나야^^
일단 한접시 썰어 요한씨에게 진상!!!
사 먹는거에 비하면
1000% 맛있다꼬 엄지 손가락 쳐들어주네^^
나도 맛 좀 봐야할꺼 아녀 시방!!
눈에 뜨이는 울금소금에다 고추가루 혼합하였더니
산뜻하고 깔끔한 맛
탱탱한 찹쌀순대와 입자가 굵은 울금소금이
환상 궁합을 이루는 도다~
이래서...역시
홈메이드는 다르다니깐..
참을수 없는 유혹!!!
아직도 다섯 솥은 삶아 내야 하거늘
순대 맛에 푹 빠진 소피아 입니다. 하하
1말 짜리 들통에다 삶아낸
1말이 넘는 순대 좀 봐!!!
너무 맛 있어 보이지 않나요?
순대는 김밥과 달라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세로로 쭈욱~
순.식.간.에.
말릴 사이도 없이
한꺼번에 확 터져버리니
잘 삶는것이 기술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이구..
이 순대 만드는 법도 비법이라고
먹고 살판이 오락가락 한다고 하면서
절대로 안갈켜 주니
혼자서 이렇게도 해봤다가
저렇게도 해봤다가
대여섯번 실패를 하고서야 터득하게된
순 장소피아식
순.대.만.들.기. 입니다.^^
이 순대는
요한씨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점심 도시락 대신 싸 가지고 가는 간식이지요.
요렇게 반질반질 윤 이나는 순대는
돈 주고 사 먹을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어쨌던 먹고싶을때 시장가면
만원 한장으로 배 터지게 먹을수 있을텐데
거금 70000원 들여서 만든 순대입니다.
오늘 순대 한통 썰어 보냈더니..
퇴근할때 봉투에 금 일봉을 담아왔다는,,,^^
어.쨌.던...
내 몸에 들어갈 음식이니
가장 좋은 재료만 선별해서 만든것이라
만들땐 힘 들어도
이렇게 완성품을 맛을보면
가슴 뿌듯하고
큰 부자가 된 듯한 느낌!!!
이 느낌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일 저지르고 있는
못말리는 소피아 아지매의 일상입니다.^^
사랑하는 블벗 여러분~
맛있는 소피아표 순대 드시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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