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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joy;s Kitchen

살 얼음 녹아든 매콤새콤 가슴 찡한 안동식혜 만들기

코를 톡 쏘는 생강냄새,

입안이 얼얼하도록 매운 고추국물,

폭 삭아 발효가 잘 되어

아작 아작 씹히는 무우 맛이 일품인

새콤 달콤 안동식혜 들어보셨나요?

 

이 안동식혜,

저는 고향이 영주라서 안동과는 100리 사이지만

어쩐지 솜씨 좋았던 제 친정 어머니...

이런 식혜 만들어 주신 적이 없었고

학교 다닐때 옹천이 고향인 친구네 집

대청 쌀 뒤주 위에 모셔놓은 옹가지에

살얼음 버석거리는 안동식혜가

늘 자리하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옥자네 할머니...

엄청 무서웠고 엄청 부지런하셨었는데

그래도 여유있게 사시던 부잣집이라

끼니때마다 밥 먹여서 보내주던

인심좋은 할머니였지요.

 

안동식혜도 옥자네 할머니가 만든 거라는데

우리 친정엄마 아무리 말해도 못 알아들으시더라구요.

 

그로부터 50년이 훌쩍 지나

갑자기 안동식혜가 너무나 먹고싶어지는 겁니다.

 

난생 처음 도전해보는 안동식혜,

버리거나 말거나 어쨌던 손큰 아지매 아니랄까봐

찹쌀 15인분으로 시작해봤습니다.

 

 

 

결과는 요렇게...

첫 솜씨 치고는 엄청 잘 만들었어요.

 

사실 하다보니 이게 반말짜리 들통으로 하나가 되어서

저거  잘못되면 어디다가 버려야 하나...

시작을 5인분으로 연습을 해보고 만드는 건데..

 

하지만 걱정도 팔자인 게

너무나 맛있게 되어버렸어요.

이제 하얀 식혜는 식혜도 아닙니다.^^

 

요거이 엄청 매콤달콤 새콤하니

야쿠르트 저리 가라고 유산균도 많답니다.

 

요기다가 유기농귤을 썰어넣고

귤껍질 채썬 것을 올려서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 특급입니다 .

어쩌면 좋을까~ 넘 맛있어서...

 

내일 동서가 차례 지내러 오면

또또또 이 식혜 때문에 난리칠것 같습니다.

 

막내동서도 지난 9월에 며느리를 보았기에

이번에는 집에서 며느리랑 맛있는 것 만들어먹고

고부간에 즐겁게 지내라고

차례 준비는 혼자서 한다고 미리 통기를 했었지요.

 

막내 동서 오지 말라고 해놓고

혼자서 안동식혜도 만들고

 깜짝 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안동식혜가 땡긴다~

그러면 이렇게 한번 만들어 보세요.

 

찹쌀 15컵

생강 150g

엿기름 1k

귤효소 5컵

고추장 고추가루 7큰술

엿기름물 팻트병 3개정도

무우 중간크기 2개

 

우선 엿기름을 냉수에 담가 우리면서

무우는 사방 1.5 크기로 두깨 5m정도로 썰어놓는다.

생강은 깨끗이 씻어 얇게 저며

엿기름 물 1컵을 넣어 갈아준다

 

썰어놓은 무우에

소금 한수저와 설탕 3큰술을 넣어

아식함을 주기 위해 절여준다.

마침 고추장 고춧가루가 있기에

적당히 절여진 무우에 고춧가루를 넣어

물을 빨갛게 들여준다.

 

 

갈아놓은 생강을 망에 받쳐

국물만 눌러 짜 준다.

 

고춧가루와 생강즙을 무우에 잘 섞어준다.

8인분짜리 전기밥솥에

두솥이나 만들어 놓은 찹쌀 고두밥

 

내 후배 제주도 반디농장 세자매맘의

유리농 귤로 담아놓은 귤효소를

음식 할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한다.

 

손 큰 아지매...

연습게임인데도 이렇게 반말짜리 한 들통

이걸 따뜻한 아랫목에다 이불씌워

발효를 시켜야 하는데...

할 수 없다, 전기장판 밑에 깔고

이불 두 채 덮어 씌웠다.

 

이래놓고도 안 뜨면 갖다 버릴팅게..^^

 

하룻밤을 재우고..

긴가 민가 의심쩍어 살며시 열어봤더니

톡 쏘는 새큼한 냄새와 함께

 동동동 뜬 밥알들

 

하하~

첫 판에 바로 성공이닷~

밥알을 건져 손으로 비벼보니

잘 삭아 껍질이 도르르 말립니다.

 

발효가 주는 선물

적당한 새콤한 맛...

정말 죽이는 안동식혜입니다^^

 

이제... 살얼음을 얼려야 하는 관계로

이렇게 병에 담아 냉동실로 직행합니다.

굿 good GOOD~

울 남편 처음엔 이게 뭥미?

심드렁 하게 대하더니

한번 맛 보더니 꼬라지 보다 맛있다며

병채로 들고 들어가 버립니다.

나 원 참~

 

이렇게 유기농 귤을 

껍질까지 말려두었다가 사방천지에 집어넣는 걸

세자매맘이 아주 좋아하거든요^^

 

아마 안동식혜에도 귤껍질 들어가는걸 알면

진짜로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겠지요^^

 

부지런한 소피아 아니랠까봐

이렇게 차례상에 올릴 식혜도 얌전스리 해 놓았습니다.

이 식혜에도 귤효소를 조금 첨가하면

맛도 향도 그저 그만 입니다.

 

잘게 채 썰어둔 귤피를 조금 올려주면

씹히는맛도 일품이고 몸에도 아주 좋아요.

제가 한의사 마누라라서 잘 압니다.

 

귤껍질이 바로 한약의 진피거든요.

가래를 삭이고

기침에 멎게 하는 약이라고 하네요.

 

구정맞이 음식으로

이렇게 두 가지 식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안동식혜 만들어 보시면

그 맛에 정말 반하실 겁니다.

 

오늘은 혼자서 제수음식 다 끝내놓고

저무는 섣달그믐날

한가롭게 블로그질 하고있는 소피아 입니다.

 

여러분~ 까치설날입니다.

밝아오는 경인년 새해에는

가족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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