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몇이관데...
이제서야 가나다라 마바사를 배우고 있답니다.
한글 서예 배운지 오늘이 딱 한달
드디어 자차카타파하 마쳤습니다^^
아..진짜
이거 사부님이 써 주신 채본을 보고
따라서 쓰면 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걸 깨닳았을때는 이미
자존심이 상해서 그만 둘수도 없는 형편이였지요
초등학교 5학년 짜리가
이제 ㄱ.ㄴ.ㄷ ㅏ.ㅑ.ㅓ.ㅕ. 배우는
머리 허연 할무이가 무척 이상하게 보였나봐요
저는 저 할일만 하면 되는데
이 할무이 어떻게 쓰나 보자~ 하면서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아 정말 나 왜 이러고 있나..
자존심 팍팍 상하더라구요.
그냥 펜으로 쓸때는 몰랐던 사실...
붓글씨로 쓰려니
ㅡㄱㅡ 하나도 제 각각이더라구요
긴 ㄱ 과
짧은 ㄱ 이걸 다 외워두라고 하는데
돌아서면 잊어먹는제가 무슨 수로 다 외웁니까?
내 머리속에 들어있던 ㄱ 썼다가
맨날 사부님께 타박맞고
여사님...제발 좀...
채본을 잘 보고 쓰라는 엄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에서 실토 하는 말인데요
제가 이 나이 먹도록 어디가서
"여사님" 소리 들은건 서예학원이 처음이었어요
여사님~ 소리 들으니
처음에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얼마나 부끄럽던지
그런데 그것도 자주 들으니까
어느날 부터는 그 여사님 소리가 은근~
듣기 좋아졌지뭡니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에효~
이 나이에 뭔 늠의 서예를 한다고라~
그냥 편하게 침대에 누워 TV나 시청할 것이지
이놈의 붓글씨와 문인화 배우느라
하루 왼종일 서예학원 붙어 앉아 지내느라
지금..
집안 꼴이며 블로그 꼴이 말이 아닙니다.
쎈쑤 빠른 분은 금방 알아차리실거예요.
ㄴ도 긴게있고 짧은 ㄴ 이 있답니다.
길이만 다른게 아니라 쓰는 방법도 다른게
얼마나 까달스러운지
붓만 잡으면 수전증 걸린 사람모냥
손이 제멋대로 마구 발발발 떨어재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혹시 한석봉 할아버지가 아니실까?
ㄷ 도 왜 이렇게 어렵게 가는건지
이것도 3가지로 바꿔가며 써야 합니다.
제가 제일 어려워 쩔쩔 매는것이 바로 이 ㅅ 입니다.
ㅈ과 ㅅ이 붓을 어떻게 잘 뒤집어야 하는지
정말 이거 ..
이 나이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배우고 있는거야?
속으로 수 수백번 꿍얼거렸답니다.
옛날 같으면 성질나서
사흘이면 때려 치웠겠지만...
초등학교 5 학년짜리도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한글 궁체...
아이구 죽기살기로 한번 매달려 보자..
제가 보통 샘 많은게 아닌데
이 붓 글씨야 말로 샘으로는 절대로 안되더란.,..
드.디.어.
한달만에 자.차.카.타.파.하.
다 땠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봐도 삐뚤 빼뚤 요상하고 웃기지만
참으로 심혈을 기우려 쓴 붓글씨거든요
저 홍자가 또 문제입니다
받침이 더 크다구요 내 참..
눈으로 뻔히 보면서도 손으로는
저렇게 막무가내로 써 재키뿌는
소피아 아지매
진짜 몬말리는 아지매입니더
위의 글씨는 제 사부님인 교남 선생님께서
친히 써 주신 채본입니다.
글씨가 아주 기름이 잘잘 흐르면서
빵끗빵끗 웃는것 같네요^^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이쁘게 못쓰냔 말이냐 마리야~
옆에 학생 쓰는걸 보면 또 샘이나서
집에와서 저녁 한술 해 먹고는 몇시간이고 붙어 앉아
써 댑니다.
아이구...내 진짜 옛날에 이리 열심히 했으면
서울대에서 별별 특기 장학생으로 뽑아갔을텐데
그때는 왜 몰랐나 몰라요 아이구 아까비...
두어달 동안
죽어라~ 머리카락 쥐어뜯어며 그려보던 난 입니다.
이거..하얀벼리 아우님이 보면
코웃음 칠게 뻔 합니다.^^
새블아 동기생인 하얀벼리 아우님은
문인화계에선 알아주는 문인화 고수거든요
어쨌거나 이렇게라도 그려 낸다는게
어디냐구요
제가 생각해도
참으로 신통방통 소피아입니다.^^
지금은 대나무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첩첩산중...
산넘어 또 산에다
이제는 대나무 숲이 사람 쥑입니다.
저 옆댕이에다 죽순 이라고 그린것이
꼭 파인에플 같지 않나요? ^^
아마도..파인에플 보고 그리라면
그때는 또 죽순을 제대로 그려놓을것 같습니다^^
싸부님은 쓱쓱 긋기만 해도 대나무가 생기는데
아이구..저는 대나무가 아니라 장작개비가 된다는...
하.지.만.
언젠가는 대나무도 멋지게 그릴날이 올거라는
야무진 꿈을 안고
주 5일 ..하루도 빼지않고
서예학원에 짱 박혀 살고 있어요.
누가 이기나 함 해 보자..이를 벅벅 갈면서리^^
되나 마나...
난초잎 잊어먹을까봐
제멋대로 휘어진잎도 그려봅니다.
예습에 복습에..
이러다가 살림 걷어치우게 될까 겁납니다.
지금의 숙제는
대나무잎 짜기 입니다.
대나무잎 그리라면 해보겠는데
이걸 짜임새있게 짜라니..
아이구 ...
죽을병에도 살 약이 있다더니
구정 명절 동안은 집안일 바빠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핑계를 이미 댔기로
연휴동안 닐리리 부르면서
그동안 못본체 팽게쳐둔
블로그 포스팅도 신경 쓰고 말이지요
블로그 3년에 영광스럽게도 달아준
모든 블로거들의 로망인
우수블로그 왕관 도로 떼갈까봐
노심초사 지금 죽을 맛입니다.
블벗님 여러분~
아...그동안 공부하느라고 애쓴 소피아에게
하루빨리 5학년 초등학생 이겨내고
문인화도 일취월담..
아닌 일취월장 하라고
격려의 박수좀 쳐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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