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계시는
딸 같은 블친님인 이쁜아짐님께서
택배를 보내주었어요
벌써 4년인지 5년인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
어쨌던
그동안 받아 먹은것이 너무 많아
10년도 더된 느낌입니다.
내게 블친이라고 부르기엔 걸맞지 않는
딸 같은 나이의 젊은 엄마들이 몇명있지요.
시시 때때로
엄마같은 나를 딸처럼 보살펴주는데는
정말 제가 나이값을 못하는것 같아
미안하고 부끄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올해는 어찌 그냥 넘어간다 싶었는데
또 이렇게 큰 박스로 하나
알알이 정성 가득담긴 호박 고구마가
택배아저씨 손에 들려 도착했습니다.
이 일을 어쩌냐...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렇게 보내주는 호박고구마는
앉아서 받아먹기엔 정말 양심찔리는것이
연로하신 친정 부모님께서
풀 베서 퇴비하고 유기농으로 농사지어
귀한 맏딸 식구들 먹으라고 보내주는것을
되짚어 우리집으로 보내주는것 같아
너무너무 죄송하고 미안스럽지요.
장정이 들지도 못할 만큼의 무게인 호박고구마는
꿀처럼 달고 부드러워 요한씨가 너무 좋아하십니다.
이 소포를 미쳐 풀기도 전에
또 한박스의 택배가 뒤따라 배달되었네요
생선이 흔한 바닷가라서
여러가지 생선으로 담은 액젓을
삼사년 묵혔다가 맑은 국물만 받아서
저렇게 비닐에 꽁꽁 싸고 또 싸서
터지지 말고 잘 가라고 뽈록종이에
밀밀봉지 고무줄로 동여매서 보내주시는 그 고마운 성의...
이 밀가루는
이쁜아짐님의 막내 여동생의 시어머님께서
농사지으신 것으로
예사 밀가루가 아닌
우리밀을 집에서 빻은 것이라고 합니다.
옛날 어렸을적 검의튀튀한 밀가루 수제비
먹어봤던 기억이 있지만
부드럽고 구수하던 그 향수어린 밀가루맛을
요즘세상에 다시 보게되었답니다.
이 액젓은 보내주신분의 성의를 생각하면
포장을 풀기가 너무 죄송스러워
높은곳에 잘 보관해놓고
쳐다 보기만해도 배가 부를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쁜아짐님의 레시피대로
밀부치게를 부쳐보려구요.
신김치 송송썰고..
쪽파와 청양고추 한줌
그리고 오징어 한마리 쏭쏭썰어
우리밀 부침개를 만들어 보려구요
오른쪽은...우리가 늘 먹던 백설표 찰밀가루
왼쪽은...
자연에 방치해서 제멋대로 자유롭게 자란
우리밀 밀가루
색도 검고 볼품은 없지만 구수함만은
어떤밀가루도 대적할수가 없음입니다.
제가 어디가 이쁘다고...
이렇게 귀한 농산물을
가만 앉아서 받아먹자니
염치없는것은 둘째고 양심불량인것 같아
고개가 숙여집니다.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와
쪽파와 청양고추의 화끈함이
쫄깃한 오징어와 완전 찰떡궁합을 이루어
대짜로 3판 구워서 앉은 자리에 다 먹어치우고
호박고구마 까지 오븐에 구워 내었더니
저녁식사는 뒤로 제쳐놓고
부침개와 고구마로 배 두드리고 포식을 했답니다.
이 귀한 고구마는
애용님과 에스키모님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데
요즘은 모두 시간내기가 힘들어 만나기가 수월치가 않네요.
부산에 계신 또 다른 블친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은
정성껏 쓴 주소에 정이 담뿍 담겨져 있었지요
절친한 분에게 부탁하여 마련했다는
국물멸치와 볶음멸치
그리고 두껍고 국물 잘 우러나는 다시마와
미역 부각까지 들어있었어요.
받을때 마다 언젠가는 열배 백배로 갚으리라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먹기가 일상 다반사인 소피아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서울에 올라 오게되면
언제라도 우리집에 머무는걸로 하라는 말밖에는
달리 할말이 없더라구요.
이렇듯
여러분 들로 부터 받는
사랑의 힘으로
제 남은 인생
언제나 향기롭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걱정과 염려로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블친 여러분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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