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에 식상할때쯤이며
봄 채소의 풋풋함이 그리워집니다
엊그제 공룡맘님의 블로그에서
맛있게 만든 무 생채 비빔밥을 보고
그동안 시들어가고있던 무우가 생각이 났어요
오늘 저녁은 무조건 무생채나물 비빔밥입니다
경상도에선 생절이라고하는
무우 생채...
뭐 여러가지 할것도 없어요
무엇이던지 딱 한가지면 되거든요
되게 웃긴게...
남들은 그래요
소피아형님 솜씨 좋으니 원장님 얼마나 좋으냐고
이것 저것 반찬 잘해먹을테니
부럽다구요
뭘 몰라서 하는 소리들인데
우리집에 와서 살아보면 압니다
가지가지 재료들은
순전히 다 퍼먹일려고 쟁여놓는것이지
우리 부부가 먹을려고 준비하는게 아니라는...
왜냐하면..
우리식구들이 가지고있는
희한얄궂은 병이 있어요
식탁에 반찬이 세가지 이상 오르면
모두들 식사를 못해요
반찬이 너무 많다구요
무조건 간장을 찾아 비벼먹거나
물에 만 밥을 꾸역꾸역
한시간은 걸려 먹습니다
그런데
딱
된장 한가지만 끓여놓으면
번개번쩍 ...
숫가락이 안 보일 정도의 속도로
밥 두공기 기본이예요
그러니 이게 무슨놈의 조홧속인지
저도 정말 그 영문을 지금껏 모르고 삽니다
오늘 저녁은 밥도 새로 했겠다
약간은 시들었지만 아직은 먹을만한 무우 반개
곱게 채썰고
저는 무 채나물엔 꼭 대파 어슷 썰어 넣어야 좋더라구요
대파 큰걸로 한줄기 어슷 썰고
추자도 멸치액젓 2스픈과 매실효소 2스픈 고추가루 2스픈
그리고 마늘 4쪽 다져넣고 양념간장을 만들고
심심하게 소금으로 절여놨던 무를 조물조물...
우리집은 매운걸 좋아하는고로
태양초7근에 청양고추3근으로 빻아둔 고추가루라
음식을 만들면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날 정도록
매콤하고 깔끔한 맛이나거든요
그리고 먹다 남은 상추
손으로 쥐어 뜯어놓고..
제가 어릴때는 이런 푸성귀 비벼먹을때는
칼로 송송 써는게 아니고
손으로 한웅큼집고 쥐어뜯어 넣어요
그게 훨씬 더 맛있는것 같에서
저는 지금도 꼭 나물만은 쥐어뜯어 넣습니다^^
오늘은 무생채가 엄청 맛있는고로
요한씨 밥도 고봉으로 농군밥으로 담았어요
큰 볼에다 상추뜯어넣고
뜨거운 밥 한공기 얹어주고
무생채 얹어주었더니
아이구 세사람이 먹을수있는 분량이네요
참기름 한수저 둘러주고 고추장 반술넣고
대강대강 비비더니
나보고는 먹어보란 소리도 안하고 그만...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드끼
요한씨가 다..처치했어요
어떻게 나보고 한입 먹어보란 소리도 안하냐고 삐졌는데
요한씨왈..
당신은 참기름 친것 안먹잔애?
네 맞습니다 맞구 말구요
저는 참기름 친것 잘 안먹어요
땅콩이나 호두나 참깨나
무조건 고소한걸 싫어 하는걸 알구선...
그래도 그렇지
빈말도 못하냐고 투정을 부리니
하고많은 말 두고 빈말을 왜 하냐고
당신은 참말만 하는사람이라고
발뺌을 하는데는 당할수가...
이런 글 보시면
우리부부 맨날 티격태격 하는것 같지요?
사실은 티격태격도 기분이 나이스 한 날에나
혹시가다 벌어지는 버라이어티지 보통때는
서로 소 닭 보듯이...ㅎㅎ
어쨌던 천원짜리 무 반개로
상큼 발랄 맛있는 무생채 비빔밥으로
행복한 저녁식탁을 꾸민 날입니다
봄이라서인지 싱싱하고 풋풋함이 땡길때
무우생채 한번쯤 해 먹을만 합니다
강추~입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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