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유~
이제야 한숨돌리고 블로그도 들어와 봅니다
이번추석은 왜이리 물가도 비싼지...
제수용품 마련하기에 허리가 휘어질 정도입니다.
아무리 날씨가 고약하기로서니
추석 전날까지 물폭풍에 천둥에 번개에 ..
음식 장만하느라 정신없는데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집도 창틈으로 스며드는 물때문에
바닥이 금방 물바다가 되더라구요.
걸래로 물끼 훔치느라 몇시간을 애를 태우며 허비했는지
바닥에 물받이를 받쳐놔도
벽을타고 흘러내리는 물은 잡을 방도가 없더라구요.
급한 마음에 허둥대다보니
나중에 생각난것이 관리사무실인데
관리실에 연락을해도 계속 통화중신호만 가고
할수없이 빗길에 우산을 쓰고
관리실에 올라가 이야기를 했는데
관리실에서 와 보더니..
벽체에 실리콘을 다시 싸줘야한다네요.
이게 벽체를 타고 들어오는 빗물은
공사가 잘못되서 생기는 일 같은데
집주인이 해야한다니 납득은 안가지만..
어쨌던 집 주인에게 연락을 하라는데
추석명절 전날에 좋지않은 소식을 전하기도 그렇고
비가 그치니 물 흐르는것도 그쳐주니
일단은 다행입니다.
집안에 기고가 있거나 명절이면
막내동서가 와서 일손을 거들어주는데..
분당이라는 지역적인것도 있지만
이번 추석은 비가 엄청나게 뿌려대니
차례준비는 혼자서 해 볼테니 쉬고
당일에나 오라고 했네요.
언제나 제사때마다
기진맥진 일에 지친나를 보고
동서가 그러네요.
이번 추석차례는 송편만 한말맞추고
말그대로 주.과.포.혜.로 간단하게 하자구요.
그렇다고 차례지나고 나면 떡 만 먹을 수도없고.,
어차피 아침식사는 해야하니
언제나 하던대로 또 다시
나물 볶고 생선굽고 탕국끓이고..
식구들 좋아하는 대구찌고 말린 가오리 양념해서 찌고..
너무 힘들어 전은 사던지 아니면 부치지 말던지
합의를 보았지만..
사십년 넘게 해온 맏며느리 책임을 어찌 소홀하랴싶어
빈대떡만 부치자 해놓구선 구색 맞추다 보니
고기완자전에 삼색꼬치전 생선전...
배추전대신 미나리 북어 마른 오징어 불린것 까지..
하고보니 또 다시 광주리로 2개가 되었네요.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부지런을 떨다보니
식혜만들어 식혀 냉장고에 넣고나니
어느새 자정을 넘어 새벽2시
탕국에 넣을 무우도 한개에 5000원
토란도 몇개안되는 한근에 5000원..
도대체가 돈을 들고나가면 물쓰기보다 더 쉽게 빠져나가는데
사다들인 물건을 보면 어디가서 꼭 도둑맞은 느낌이네요.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에도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팔월 한가위만 같아라...
하던 말씀이
올해같이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해에는
고소한 햅쌀밥 먹을수있는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되겠지요?
미친듯이 퍼부어대는 비때문에
어느것인들 제대로 견뎌나겠습니까?
비싸도 살수있는 물건이 있으니 다행이지요
사실 다른것 하지말고 떡 만 하자고 동서가 그랬기에
올해는 큰맘먹고 송편도 반말 맞추었는데
조그만 포장떡 보다 훨씬 맛이 있더라구요.
예전에 식구 많을땐 한말 떡도 금방 없어지곤 했었는데
식구가 없다보니 이제는 송편도 두개먹으면
쳐다보지 않게 되던데
햅쌀로 만들었다는 송편이 너무 맛이 있네요.
맛있는 음식먹을때마다
멀리있는 아이들 생각에 목이메는데
올해도 차례끝나는 시간쯤 큰며느리가 문안인사 전화를 해서
준원이 지원이와도 오랫만에 이야기를 나누고
둘째네 부부가 전화를 해서 추석명절에 복많이 받으라고...
하긴 복이란 복은 내가 혼자서 다 받고사는 느낌입니다.
받다받다 일복까지 타고났으니
제대로 복받고 사는거지요 하하하
이번에는 동서한테 올때 아예 그릇들을 다 가져오라고..
탕국도 송이를 듬뿍넣어 끓였으니
국 담아갈 그릇도 큰걸로 가져오라고..
제사를 모시면 동서들이 언제나 탐내는게 탕입니다.
집에서 끓이면 그 맛이 안난다고
그릇이 없으면 비닐봉지에라도 탕국은 담아가는데
그러다보니 집안에 그릇들 다 동이났어요 .
가져가면 다시는 안가져오니
음식을 담아주고 싶어도 그릇이 없어서
알미늄호일에다 싸느라 애를 먹는데
이번에는 아예대짜로 큰 락엔락통을 들고왔으니
한들통 진하게 끓여놓은 탕국 반들통은 담아줬네요.
하긴 집에 음식 남겨두어도 누가 먹어줄사람없고
이왕에 하는음식 맛있다는데
나누어 먹으면 더욱 좋지않나해서
힘들지만 많이 장만해서 원없이 싸주면
말로는 됐어요 됐어요 하면서도 너무 좋아하죠.
식사가 끝나면 동서는 설거지 담당
나는 음식 담아주는 담당..
내집이니까 내가 설거지하면 더 편한데..
동서들은 너무 잘알고 있지요
내가 큰손이라 듬뿍듬뿍 덜어주는걸...
어쨌던 빈손으로 와서 갈때는 식구마다
양쪽손에 바리바리 싸들고가는
우리집 기제사와 명절풍경...
이것도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살아야 가능할텐데
남의 맏며느리 노릇이 힘이들어도
정성들여 맛있게 만든음식
이렇게 푸근하게 나눌수있다는게
즐거움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니 하루종일 힘들어
허리가 뒤틀리는 고통도 기꺼이 참아내는
인내가 생기는거지요
옛어른들 말씀에..
맏며느리는 하늘이 낸다..라고 하던데
글쎄요...
제가 정말 하늘에서 내린 맏며느리가 맞는걸까요?
더러는...이 맏며느리 직분을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역활을 바꿔 나도 한번
지차나 막내며느리가 돼보고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누구한테 부탁을 해야 이루어지는지 몰라서요.
앞으로 아들 며느리에게 제사를 물려줄땐
꼭 아들형제와 며느리둘을 앉혀놓고 이야기를 해주려고요.
장남의 역활과 큰 며느리노릇이 얼마나 힘든건지
손아랫사람은 형이나 맏동서를
어떻게 보필하고 대우 해줘야하는건지..
알아듯게 가르치고 교육시키는게
바로 시어머니로서 해야할 마지막 가르침인것 같아서요
우리 5 형제가 살아왔던것처럼..
우리아이들 삼남매도
어려울때 서로 도와가며
화목하고 평화롭게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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