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차례 잘 모시고나니
미국의 아들 딸 들이 돌아가며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모처럼 지들 작은엄마 작은 아버지랑도 통화를 하고
곧 상견례를 치루게될 사촌동생 진혁이와도 통화를 하고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뜬금없이 요한씨가 아침마당 이야기를 끄집어내니
막내서방님 영문을 몰라 깜짝 놀라신다.
내가..미치고 팔짝 뛰는것이
아침마당 같은 소릴하는것 자체가
내게는 정말 신경질 나는일이기 때문이다.
정월 초하룻날 아침부터 또 남의 염장질르기...
항상 요한씨의 뒷북치는 성격.
정말 질리고 또 질린다.
결혼하고 어느덧 46년
지금 생각하면 단.한번도 마누라인 내 말을
순순히 들어준 적이없다.
젊어서는 호랑이 서방님이라
그렇다치고 이해가된다.
나랑 나이차가 엄청나게 벌어지니 ...
나 자신부터 남편이 두렵고 무서웠었으니
이제 나도 나이를 먹고 배짱도 늘어나서
웬만한 호통에는 눈도 꿈쩍 안하고
도리어 딴지걸어가며 넘어갈때가 많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빨빠진 호랑이 신세인
요한씨의
빽 그라운드가 절실하게 필요할때도
있음이 문제가된다.
이번 사건만 해도 그렇다.
내 진짜 속이 너무상해
아무에게도 입을 열지않고 있었지만
내가 요한씨랑 결혼한걸 후회하는
또 한번의 사건이 벌어지게 된것이다.
나에게 남편으로서
조금이라도 미안함이 남아있다면
그런처사를 못할것이다.
내가 제 아무리 뚱땡이기는 하나
나라고 선녀가 되지말란법이 없지 않는가?
그런내게 날개를 달아주지는 못할망정
비상하려는 날개옷을 찢어도 유분수지...
내 남편이면 남편으로서
마누라 뒷바라지좀 해주면 어디가 덧 날까?
마누라 잘 되는꼴을 그렇게나 못봐주다니..
나는 평생 주방구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주구장창 음식 나브랭이나 만들면서
만족하고 살라는건가 뭔가 말이다.
요한씨 때문에 일을 망친것이
벌써 몇번째인지 모른다.
평생에 한번 올지말지한 불가사의한 기회가 왔음에도
보호자 노릇을 안하겠다고 열손 내젓고 있는걸 생각하면
휴~내가 왜 살고있능겨 시방???
당장 보따리싸고 싶은생각이 굴뚝같고
진짜 억장 무너지는 소리 내귀에도 들리는구만...
사건은 참으로 희한하게도
요한씨가 받은 한통의 전화로 시작되었다.
그날은 1월 19일...
정신머리 없는 내가 그날짜를 잊어먹지 않을만큼
내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의 날이었다.
그날,,,마침 둘째아들의 부탁으로
우리부부의 범죄사실 확인서란
이상야릇한 서류를 떼러
성동경찰서를 가는중에
한의원으로 오는 전화를
요한씨 휴대폰으로 받게된것이다.
늘상 있는 일이니
환자분이 긴급한 연락을 하셨나보다 했는데
한 2분정도 통화를 하더니만
덮어놓고 옆에 장소피아 있으니 바꾸겠다고
나에게 전화기를 건네주는것이었다.
나는 또 성당 교우가 전화를 했나싶어
영문도 모르는체 눈을 꿈뻑거리며 전화를 받으니...
상대방 여자분이 상냥한 목소리로
KBS 아침마당이라고 하네.
깜짝 놀라서
이금희씨의 아침마당 말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그런데 무슨일로 이렇게 전화를 하셨나고 물었더니
나를...이 장소피아를
아침마당에 출연해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전화를 했다는것이다.
세상에...이 무슨...
아니...어떻게 저를 알고...
저같은 사람이 어떻게...
감히 아침마당같은 프로그램에 나갈수가 있냐고
천부당 만부당 하다고...
그랬더니 아침마당 박xx작가 선생님이라고
신분을 밝히면서
이번 구정 특별 프로그램으로
맏며느리애환에 대한 방영을 하고자 하는데
내가 그날에 꼭 합당한 사람으로
낙점이 찍혔다는 것이다.
세상에...무슨 이런일이???
아니..저를 어떻게 알고
이렇게 전화를 하셨냐고 물으니
내 블로그 맏며느리애환을 보고
내 연락처를 찾으려고
4시간동안 스탭들이 블로그를 샅샅히 뒤져가며
딱 하나 건진것이
남편이 금호동에서 한의원을 하신다는것...
그래서 금호동의 한의원명단을 놓고
돌아가며 전화를 해 보던중
요한씨와 용케 연락이 된것이라고 하네
통화를 하다보니 성동경찰서에 도착을했고..
거의 40분 동안 내 일상에 대한것
명절이나 기제사에 관한것
시집식구와의 에피소드
명절로인한 가족간의 갈등이나
또는 잊지못할 추억등..
맏며느리로서의 애환 또는
시집식구들에게 바라고싶은것 등등
갑자기 전화로 이것 저것 물으니
제대로 대답도 잘못하면서
내가 방송출연할 만큼 똑똑하거나 야무지지 못하니
사양하겠다고해도
지금 통화하는것 처럼만 해도
얼마던지 가능하다고..
문제는 꼭 부부가 동반출연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하네.
내가 요한씨 성격을 잘 아는지라
그것만은 불가능하다고..
우리 남편이 절대로 나와같이
방송출연을 해줄 사람이 아니라고..
그랬더니 작가분이 웃으면서
안그래도 주부가요 열창편을 읽어서 잘아는데...
이번에는 부부들 초빙해서
명절에대한 환담을 나눌 예정이니
평소에 있었던 일들이니 어려울것 없으니
집에가서 꼭 설득을 잘 하셔서 구정날 방영이라
그 안에 녹화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면 되는것이니
이번에 꼭 소피아님을 우리 프로그램에 모시고싶다...고
혹시나...한것이 역시나 라더니만
KBS 아침마당 아무나 출연하는곳인가?
지금 집안에 경사났것만 한마디로 노땡큐다.
당신혼자서 가던지 말던지 나는 절대로 그런데 안가...
세상에 아무리 어르고 달래고 구슬르고
간만에 있는애교 없는아양 다 떨어 보았건만
오로지 한다는 소리가
혼.자.가.라.고...
난 안간다는데 왜 이 야단이여....
아이구...
사람이 미치고 팔짝뛰다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요한씨가..한번 아니다 하면
아무리 설득을해도 들을려고 안는게 문제다.
아이구...이런일로 화내고 싸울수도없고
작가선생님은 또 다시 전화를 해서
20일날 오후 3시 한의원으로 인터뷰를 오겠다며
그 안에 명절이나 제사 또는 집안행사때의 에피소드갔은걸
몇가지만 미리 간추려 주시면좋겠다.
묻고 대답할때도 미쳐 생각지 못해서
말을 못할수도있으니
답변할것을 미리 준비하면
서로가 쉽지 않겠냐는 주문과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줄수있는 덕담도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무엇보담도
꼭 두분이 같이 출연을 해주시는걸로 믿고있겠다.
그래서 오늘 밤새 한번더 설득을 해 보지만
좀 힘들것 같다고...
퇴근한 요한씨에게 이런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아예 쇠귀에 경읽기라 일찌감치 포기를 해버리는게
내 신상에도 이롭지 싶어 두말안했다
이.튿.날...
박 작가님이 또 다시 연락을 하셨다.
남편분이 게스트로 나오시기 힘이들다면
작가님들이 나를 출연 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조금 변화를 시켜보았다고...
나는 게스트로 부부들과 출연하고
요한씨는 방청객틈에 앉아있다가
아나운서가 질문을 던지면
한번만 대답하는걸로
마지막엔
왕년에 주부가요열창 준결승까지 간 실력으로
노래한곡을 불러주는것으로 컨셉을 잡았는데
혹시 노래하나 불러주실수있느냐 하기에
노래야 지금은 옛날만큼 못하지만 할수는 있는데...
아침마당에 출연을 하게된다면
나로서는 가문의 영광이지만
문.제.는...
끝까지 방청석에도 안나가겠다는
요한씨의 황소고집때문에...
작가님이 이틀동안 몇시간씩 통화하며
컨셉을 변경해가며 나를 출연시키고자
애써준 보람도 없이
물거품이 되고만 사실이었다
그런데...하필이면..
아직도 상채기가 남아 맘상한 내 앞에서
그것도 구정날 아침에
왜 갑자기 그이야기를 꺼내냐 말이다.
더구나 웃기는것이
내가 참 바보여...
어제 아침마당 보니께 40대와 50대쯤되는 두 부부가
한복을 떨쳐입고 명절 제사 그런 이야기를 하던데
그런이야기 쯤이야 나보고 물어도
한시간이 아니라 두시간도 하겠던데..
아이구...그날 아침마당 나오라고할때
나간다할껄 그랬지...하는게 아닌가?
아니 지금 누구 염장질러
들어눕는꼴 보려고 그러는건지
사람 약을 올려도 분수가있지..
이날 입때껏 46년을 한지붕밑에 살면서
이렇게 꿍짝이 안맞는 부부 어디에 또 있을까?
비상하려는 날개를 걲어도 유분수지 ...
마누라 방송타는거
그렇게 못나가게 재를 뿌리면 되냐 말이다.
그래도 내가 참고 살아주는것은..
이날 입때껏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돈벌러 나가라고 등떠밀지 않은것이 고마워서지
요한씨가 하는짓을 보면..
시쳇말로 간이 배밖에 나온 남자
골치덩어리 남편
웬수덩어리남편
의 반열에 오르기가 딱 십상이다
정월 초하룻날부터
양반가문 체통이 있지
막내 시동생내외 앞에서 티격태격은 못하고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듯 생글생글 웃었지만
마음속으로 부르짖는다.
요한씨 ...
당신은 이미 남편 자격에서
삼진아웃이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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