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블벗님들..
추석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소피아가 며칠동안 두문불출하고
소식마져 끊고 있었더니
제가 유명인도 아니면서
여기 저기서 안부 전화가 쇄도합니다 ^^
병 난것 아니냐구요...
왜 아니겠어요?
병 났습니다~
저 며칠동안 들어 누어
꿍꿍 앓고 있었습니다.
억지로 만들어서 앓는
나이롱 환자는 아니구요
그냥...
온몸이 쑤시고 저리고 아픈것이
그래서
무작정 들어누워
중병환자처럼 지낸것이
추석날 오후부터
오늘 15일 오후 3시 까지 계속입니다.
저도 이제
명절증후군 이란걸 실감합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스트레스 받는일도 없는데 말입니다.
올해는 추석명절을 지내고 나니
내 몸이 내몸 같지 않고
가뜩이나 한 무게하는 체중인데
천근 만근
무게를 짊어진것 처럼 몸이 무겁고
허리가 무너져 내리는것 같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펴고 오그리는게 안되는게
꼭 인조인간 마징가 Z
또는 로버트인간이 된 느낌입니다^^
극심한 가사노동 때문인지
열손가락이 뻣뻣해서는
주먹이 안쥐어 지는건 고사하고
잘 구부러 지지도 않고
아마도...
류마치스 관절염 환자가 이런건가?
생각될 정도로
사지 육신이 일하기 싫다고
데모를 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70이 가까운 이 나이까지
아직까지 맏며느리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나 웃기는 ..
한편으론 웃지못할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우리 손자 준원이가 95년 생이고
손자 손녀를 다섯명이나 보았는데
나이로 보나 세월의 흐름으로 보나
제 앞에 붙은 수식어가
시어머니가 맞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서씨 가문에서는 아직도 저를
너무나 오랜세월 동안 들어온
그래서 더 이상 듣기도 싫은
맏며느리란 호칭으로 불러대고 있으니
정말로 미칠 노릇입니다 ^^
그래도 어쩔수 없는것은
맏며느리는 하늘이 낸다...라고
좋은말로 위로를 해 주니
싫지만 참을수 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우리집 기제사는
시증조부님이 6월 21 증조모님이 7월 17일
시조부님 7월 29일 시조모님 11월 5일
시아버님 7월 21일 시어머님 9월 26일
대체로 찌는 더위에 기제사가 몰려있어
유월 스무하루 이후에는
게다가 요한씨의 생일이 음력 7월 2일
일주일 간격으로 집안 행사가 들어있으니
날은 덥지 정말 젊어서는 죽을뻔 하였습니다.
그래서 10여년전 가족회의 끝에
증조부님과 증조모님의 기일을
합사하는걸로 정해서
7월 행사 하나가 줄어든 셈이지요.
사실 며느리와 같이 살때는
5형제가 아들 며느리 손자들을 앞세워
모두 제사 참례를 하니
사촌까지 합하면 대체로 40여명
어느때는 50여명의 대가족을 치루게 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하는일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지요.
동서들과 시장 봐다
전 붙일것 양념해주면
(그것도 꼭 제 손으로 양념을 해줘야 일이 됩니다)
동서들은 둘러앉아 전붙이고
식구들 밥 차려 먹여야하는건
제 몫이었지요
물론 설거지 담당은 준원어미 몫이었구요.
동서들이 전 붙여놓은걸 보면
웬만한 집 결혼식도 치뤄 낼만큼
환갑잔치도 치뤄 낼만큼 이라고 보는 사람들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였지요
이제는 가운데 삼형제가 유명을 달리하고
명절이라고 막내동서와 둘이서 일을 하는데
이번에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증조부님 기일을 보내고
보름만에 다가오는 추석명절
사실 보름전 행사로 몸이 회복되지도 않았지만
어쩌겠습니까 받아 논 날인데요
명절 전날 점심때쯤 동서가 와서
동서와 점심 만들어먹고 주거니 받거니
가루 묻히고 계란 묻히고..
전 붙여놓고 돌아 가고나면
그 외 나머지는 모두가 내 몫입니다.
삼색나물 이라고 하지만
대체로 식구들 좋아하는 나물 하다보면
기본이 다섯가지 이고
어느땐 일곱가지 나물 볶고
편육삶고
돼지고기 소고기 꼬치꿰어 산적굽고
말린 가오리 문어 대구
전날부터 물에 불려
찌고 삶고 굽고
조기굽고 탕 끓이고...
그리고도
일주일이 멀다하고 돌아오는
제수음식 질릴까봐
식구들 좋아하는 새로운 음식도
한두가지 마련해 놓아야지
이틀전 만들어 놓은 식해
혹시라도 더운 날씨에 맛 변할까
이리저리 갈무리 해야지
일주일 전 담아놓은 김치는
제대로 맛있게 익었는지도 살펴봐야하고...
하루 왼종일
화장실 한번 제때에 못가보고
꼬박 서서 동동거리며 일하다보면
벌써 시간은 자정넘어 야 삼경
새벽 3시쯤 자리에 들어
정말로 눈 한번 깜빡 한것 같은데
7시에 맞춰논 자명종소리에 벌떡 일어나면...
그때 부터 다시 상에올릴 음식 고이고
지지고 볶고 정신없이 ...
이렇게 힘든 맏며느리 정말 하늘이 낸걸까요?
제가 천하무적
인조인간 로버트가 아닌담에야
어찌 병이 안나겠습니까?
그래도 올해부터는 세상없어도
추석과 설 명절엔 말그대로
茶禮니까 酒果脯醯 로 간소하게 하자~하고
동서랑 철썩 같이 약속을 했더랬는데
막내집의 새며느리될 아이가 예비시댁에
추석 인사를 온다는데 내놓을게 없으니
그래도 전은 좀 부치자고해서 또 다시
바리바리...
싸 보내고 나서
들어 누운게 오늘까지 입니다.
이제는 누구보고 아프단말도 하기싫고
그냥 내게 맏겨진것이 맏며느리 임무요 도리니까
묵묵히 하다보면
언젠가 이 짐을 벗을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 뿐이지요
아마도 제가 내 며느리인
준원어미한테 제사를 물려줄때쯤은
두 며느리가 하하호호 웃으면서 일 할수있도록
배려를 해 주어야 겠지요?
큰 며느리의 도리와
둘째 며느리의 역활분담에 대해서
정말 정말 똑 부러지게 알려줄 참입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이렇게
블로그에 나마 힘 들었던 일을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하고나니
한결 몸이 개운해 졌습니다^^
하긴 어젯밤 10에..
참고 참다가 도저히 몸이 말을 안들어서
정체맛사지 받고 왔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자리를 걷고
일어날수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언제나 대소사간에
몸이 부서져라 수고하고도
제대로 대접받지도 위로받지도 못하는
맏며느리 노고와 애환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신다면
여러분들은 분명히 복 받으실 겁니다
주위에 혹시라도
맏며느리 되시는
언니 올케 동서분이 계시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핸드크림 하나
고무장갑 한 켤레라도 선물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마 감동의 눈물을 흘릴게 분명할겁니다.
위의 품목은
제가 가장 받고싶은 품목을 적었습니다.^^
내 생애에 단 한번이라도 저런걸 받아보고 싶었는데
제가 맏며느리 노릇을 잘 못해서인지
아니면 맏며느리 노릇을 너무 잘 해서인지
아직 한번도 저런선물 못받아봤어요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싶다~
라고 생각하시는분
그 대상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손윗 동서에게
손 아래 올케에게
애정 담긴 감사카드 한장 보내 보세요
소피아의 말을 따라 하다보면
여러분들에게 분명 좋은일이 생 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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