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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Chicago

애니엄마와의 두번째 해후!!!

 

지난 토요일 엘진으로가서...

목요일 아들이 쉬는날이라 모처럼 옛날 살던 골프길에 있는 올드오챠드 쇼핑몰을 갔어요

유리 이모할머니가 불루밍데일에 근무하고 계시는데 혹시나 필요한 품목이 있으면 찜해놓으면

직원D/C가격으로 사 놓겠다고해서 간 것인데...

정작 내가 사고싶은 물건은 샾이 철수하고 없어서 헛걸음을 한 셈이지요

 

미국 백화점도 불경기의 여파로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조금도더  나아지지 않은듯 오전 11시쯤 백화점 두세군데를 돌아 봤지만...

매장의 주인도 잘 안보이고.,,

더 더군드나 고객이라곤 손가락으로 셈을 셀 정도였어요

아이구..이렇게 한산해서 어떻게 백화점이 유지가 되겠나?

손님인 제가 걱정이 다 되더라구요.

 

어차피 볼일보러 나간 김이니...

오랫만에 애니 엄마라도 만나봐야지 하고 발길을 돌려 다시 골프길로....

되짚어 오자니 멀리 보이던 간판이 점점점 클로즈 업 되어

운전하면서 둘째가 그러네요

아무리 바빠도저기  기로스집 들려야겠지요?

*점심식사는 애니 엄마가 일 하고 있는 우리마을에서 먹기로 했으니...*

두말하면 잔소리지...말해 뭐하냐구요 

내 골프길 지나다니면 제일로 떠 오르는것이 기로스 집 인데....

그리하여 아이들 몫으로 투고하기로 하고 무려 3인분...

봉투 가득 들고 나왔네요.

 

다음...

우리 마을들렸는데...

때 마침 애니엄마가 카운터 일을 보고 있었어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열심히 금고들여다 보고 돈 거슬러주고....

아이구,,,애니엄마가 이제는 카운터담당이 되었구나...

얌점하고 싹싹한게 참배 맛 같은 애니엄마...

드디어 매니져가 되었구나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러면서 우리 두 식구는 웨이츄레스가 안내해 주는 창가 좌석에 앉아

나는 오랫만에 한식으로 뼈해장국..

둘째는 다이어트 중이라 순두부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올동안 점심시간이라 웨이츄레스 언니들이 바쁘게 시중을 들고 있었어요

간혹 애니 엄마도 여기 저기 테이블 돌아보러 다니고

지나다가 우리 모자랑 눈이 마주쳐도 전혀 몰라보는거예요

 

마침 오늘 올드오챠드 온다고

어젯밤 멕시칸 마켓에가서 족발 왕창 사다 삶았는데

애니네 줄라고 한보따리 싸 들고 왔거든요

이거 빨리 전해 주자고 아들이 성화를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식사를 끝내고 계산을 끝 낸 다음에 만나는게 좋겠다고 말렸어요

모처럼 한가하게 이야기하며 두 모자가 점심도 잘 먹었고

5.99 짜리 점심먹고 팁도 두둑히 놓아주고 나왔더니..

카운터에 있어야 할 애니엄마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투고음식 쌓아두는 테이블위에 족발을 얹어두고

지나가는 웨이츄레스 언니에게 부탁을 했어요

 

여기...애니엄마라고 있지요?

제가 잠깐만 만나보고 싶은데 좀 통기해 주시면 안될까요? 했더니

애니엄마라고 잘 모르겠는데요

저기 아까 보니까 카운터에 있던데 앞머리 내리고 키가 자그마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아...안젤라언니요?

아..안젤라로 불리는가 보네요 저는 그저 옛날 생각으로 애니엄마라고만 알았지...

아이구 잠깐만 기다리세요 저기 오시네요

안젤라언니 이분이 언니 잠깐 만나보자고 그러시는데..

아 녜...어쩐일로 저를???

애니엄마...나야 준원이 할머니....

어마 장여사님...이게 웬일이래요 몰라뵈서 죄송해요 세상에....

아니 ..우리가 애니엄마 놀래켜줄랴고 모른척했지

아까 저기 2번 테이블에 앉아있을때 애니엄마랑  몇번 눈이 마주쳤었잖아

네...안그래도 참 많이 닮은 사람이다 그러고만 있었지

장여사님 여기 오실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었죠

어마 세상에...너무 반가워요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더라구요

 

더 예뻐지고 더 작아지고 더 마른 착한 애니엄마!!!

시간내서 찾아뵈러 갈려고 했는데 ...

이렇게 먼길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눈물 글썽이는 애니엄마랑 한동안 껴안고 등을 다독였네요

 내 손가락에 감지될만큼  작고 가녀린 등뼈가 가슴이 뭉클해 졌어요.

남편없이 약하디 약한 몸에 두 남매를 키워내는 장 한 애니엄마!!!

노는 날 네이퍼빌로 찾아뵐려고 했는데...계속 그러면서...

싸가지고 간 족발을 내밀며 아이들 간식으로 주라고...

이제 2월 8일 델라웨어 갔다가 3월 14일 날 딸이랑 같이 시카고 오니까

그때 애니네식구랑 우리식구 다 같이 만나 회포풀자고 했네요

언제나 내 딸같은 생각이 들어 더 가여운 애니엄마를

잠시 잠깐 식당로비에서 만나보고 돌아서자니 마음이 아팠어요

 

전에는 애니 엄마 몸 약하다고 보약도 지어보내고...

2007년 남편이랑 같이 왔을때도 요한씨가 애니엄마 먹을 보약처방 해 가지고

차이나타운에가서 지어다 선물로 주고 왔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번에 오면서 애니엄마 생각을 못하고 빈손으로 와서

앙상하게 등뼈가 도드라진 애니엄마를 보니  어찌나 미안스럽던지

되돌아서는 발길이 너무 무거웠어요

 

가기전에...

김치라도 한박스 담가주고 가야겠다...지금은 그 생각뿐입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만난 소중한 인연이

애니엄마와의 인연입니다.

대니가 장가가고 애니가 시집갈때까지 이 소중한 인연이 이어져야 할텐데...

오늘도 ...

밤은 깊어 고요한데  애니엄마를 생각하고 마음아파 잠을 설치고 있네요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언제나 기쁘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기도하며

작은 소망을 우리주님께 띄워봅니다.

 

사랑이신 주님..

제주위의 모든분들과 은인들의 가정에

주님의 뜨거운 사랑과 넘치는은총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내려주소서

아멘.아멘. 아멘!!!

 

~네이퍼빌에서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