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울 남편은 최고가장 올림픽 금메달감!!!

 

 

요즈음 TV 프로그램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더라구요.

몸 담아 일하는 분야에서 첫손가락 꼽히는 분들을 뽑아

얼마만큼의 달인이지 보여주는데

정말 리얼하다는 말을 떠나서 경의롭기 까지 하더라구요.


그렇담...내 남편도 한가지 분야에선 달인의 경지에 있다는걸 만천하에 공개

자랑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남편 요한씨야 말로 전공이 한의사입니다.

부전공은 한지의사이구요.

물론 한의사로서도 금메달 감이지만...

그리고 홀아비생활..그리고 가장노릇에 있어선 단연..올림픽금메달 감입니당.


아이구 이거 이웃 사람들이야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잘못 발설했다가 남편 방치 유기 학대죄로  잡혀가지나 않을런지 걱정도 됩니다.

 

제 블로그 ..앞에서 보셨듯이...

우리집안에 만고에 없던 유학생이 하나 생기고 부터

우리 부부는 조금씩 이별연습에 들어갔다고 보면됩니다.


저야 물론 드넓은 세상 이곳 저곳 구경하고 다닌다고 ...

제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있지만

대신...한국땅에 홀로남아 몇달씩 마누라없이 힘겹게 살아가는 울 남편을

모두가 입을 맞춘듯이 불쌍하고 측은하다고 그러네요 나 참!!!

지금이야 부부가 자식 교육문제로 한동안 떨어져 지내는걸 기러기 가족 어쩌고 하지만...

그옛날 87년도엔 기러기는 커녕 제비가족이란 말도 없었답니다.

 

울 남편은 3급 장애를 가지고 있는 국가유공자입니다.

 

그래서 65년대...

설흔다섯살이란 그 시대엔 아주 늙다리 노총각으로 온 사방을 전전전 하다가...

공의로 근무하던 단산면에서 영주에 있는 보건소 들랑거리다가 저를 보고 한눈에 반해

결혼허락 받으려고 결사적인 노력과  무자비한 행패를 부린끝에 결혼에 성공한

아주 스페셜....특별한 케이스입니다.

 

하하하 그 시대에는 14살이란 어머어마한 나이차이를 가지고

죽겠다고 덤벼드는 울 남편의 꼴을 보고

이 아저씨 미칫나???케싸면서...

간덩이가 배 밖에 나온 제가  죽어도 시집 안간다고 팅겼답니다.


몸이 단 울남편 ...새끼줄 우리집 대문에걸고  

목매달아 죽는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생 쑈를 연출한 끝에 동네방네 사람들이 인산인해 구름같이 모여들어 구경을 하고

이집 딸래미 때문에 애꿎은 젊은이 명색이 의사라 카는데...

저런 훌륭한 젊은이가 이 집딸래미 때문에 목숨 끊어진다고

난리들을 치는 꼴을 보신 친정아부지께서..


집구석 망하기전에 저놈한테 빨랑 시집가란 허락이 떨어져 

울 남편은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지만

저야말로 내 팔자야~~~찾으면서 울며불며 시집을 왔었는데...

아이구 제가 뭐 열쇠 3개 가져온것도 아니고...

명문대학을 나온것은 더더욱 아니고..

빛나는 가문이긴 하지만 몰락한 양반집이라 가진것도 없고 ...

생긴게 잘생겼나 몸매가 미끈한가....

여하튼 철딱서니가 없었던 간덩이만 남산만한 처자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게 웬떡이야 하면서 얼른 시집가겠다고 항복을 했어야  함에도 ...

그 시절 순진무구하던 아리따운 스물한살짜리가 뭘 알았겠어요.

아이구 이 날도둑아~!~~지금 제정신인가

미쳐도 분수있게 미쳐라~~~속으로는 길길이 날뛰며  욕했지만 ...

친정 아버지의 지엄한 분부를 거스를수없어  할수없이 시집을 간 것이지요

 

지금까지 결혼생활 46년째... 

살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울 남편 눈 멀어서 저를 보고 죽겠다고 난리치며 장가든것이  후회가 된답니다.


반면 저야말로 봉 중에도 으뜸인 봉황을 물었지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거등요?

살면서 고마운게....

물론 초년고생  10년동안 오지게 했지만...

지금까지 누구한테 아쉬운소리 한번 안하고

열심히 ...억척스레 살다보니 중년나이엔 아이들 유학도 보내고..

아이구 좋은 세상 만났다면서 닐리리 부르는 행복한 삶이 찾아오더라구요.

 

그래서 막내딸이 유학을 온 89년부터 

일년이면  절반을...미국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게 되었어요.


집에는 큰아들과 남편 둘이서 기러기 가족인지

강남제비 돌아올때를 기다리는 제비가족처럼....

아이들 둘이서 홈씨크인지 향수병인지 걸렸다고 엄마 찾고 울고불고 해싸니...

마음 약한 울 남편 아이들이 저리 엄마 찾고 하니 빨랑가지 못하냐고

저를 미국땅으로 몰아내고..

.

여하튼...한번 오면 보통 6개월...

그러고 보니 그런 생활이 벌써 23년째가 되었답니다.

더구나...우리 큰 손자 준원이가 태어난 95년부터는 자식에 이어 손자에게까지

할머니를 뺏기는 사태에 까지...

울 손자가 할머니 독차지 하려고 할아버지 미워를 외쳐대며

할머니랑 이야기도 못하게 두팔을 벌리고 막았다는거 아닙니까?


아이구...올해 경인년을 마지하여 올남편 요한씨 80이 되었어요.

80나이에도 다 큰 아이들이 ...

다큰 손자 손녀가 할무이 보고싶다고 전화 한통화만 하면

담박에 가서 애들 챙겨주고 맛 있는것 만들어주라고...

아이들이 저리 할무이 찾았싸니 내걱정일랑

붙들어매고 어서 다녀오라고 등 떠밉니다.

혹시나 나 몰래 여자가 생긴건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이런 쓸데없는 걱정도 하게되더라구요.

 

그래도 내 자식 삼남매는 연세높은 아버지 걱정해서

같이 오시라고 애원애원해도..

니 엄마가 가서 쓸 돈을 내가 여기서 벌어보내야 하니

내 걱정을 하지말고 그저 니 엄마 편하게

있다가 오도록 효도나 잘하라고 그럽니다

.

그리고 울 요한씨 어디가서 음식 사 먹는것 엄청 싫어 합니다.

무조건 명칭 같다붙이는대로 집안에서 만들어 바치는걸로 해결보고 살거든요.

그러니 마누라가 음식제조기인줄로 착각하고 사는거지요.

이번에 올때도 어디다 감춰두었던지 빠닥빠닥 한 오만원권 60장 주더라구요.


저는또 그런돈 고맙지도 않아요.

울남편 잘 하는짓이 있어서 (귀가얇아 사기꾼끼고 살아요)

이돈 또 어따가 숨겼다가 ..누구좋은일 시키려고 숨겨 놓았었냐고...


아이구 그래도 마누라 미국가면 자식들 눈치 안보고

할머니노릇 시엄마노릇 잘하고 오라고

80연세에도 아이들 한테 걱정 끼치지않고 당신이 먹고 입고 쓰고..

더하여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갱재할동" 하고있는것이 너무나 고맙지요.

 

이번에는 특별주문이 있었답니다.

선지해장국

우거지된장국,.

육개장

맑은 무우국

이렇게 4가지국을  한들통씩 끓여 1회용 그릇에담아

김치냉동실에다 하나가득 넣어두고 왔어요.


사서먹는 음식 불결하고 밎지못해서 못드시겠다고해서요.

하긴 원하시는대로 다 해놓고 왔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의구심도 생깁니다.

혹시??딴 여자 숨겨놨단 봐라!!!

 

한의원의 환자들이나 우리 부부를 처음본 사람들은 그럽니다.

저 여자 세컨드 아닐까? 하하하


어떤 사람은 전화통화를 하면 제 목소리가 20대 같은지  아버지 바꿔라 하는사람에.

저보구 아버지 어디계시냐고  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눈에 이상이 있는 분이겠지만요^^


하긴 결혼해서 단산면 공의진료소 살 때도 그랬어요

새로 부임해온 지서 순경이 맨날 우리집에 들랑거디더니 어느날 한다는소리

공의선생님 저 간호사랑 맺어지고 싶은데 다리좀 놓아달라구요 하하하 

 

아이고..꽃같은 시절 다 지나가고 이젠 호박꽃 신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마누라에 대한 식지않는 사랑때문에  

온갖 걱정 염려로 날밤을 세우는 우리남편 요한씨

홀아비생활의 달인을 찾는다면 단연 금메달감입니다.

그리고 장한 아버지 상을 준다면은 단연 올림픽 금베달 감입니다.

또한..장한 지아비 상을 준다면...

그 역시 울 남편 요한씨가 다이아몬드메달감이 아닐까요?

오늘도 100년만의 폭설과 혹한이 몰아쳐와도 꿋꿋이 한의원을 지키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헌신 노력 봉사하는...

우리 남편 요한씨에게 최고 달인의 금메달을 가족들의 이름으로 바칩니다.

 

여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맙고 미안하구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귀엽고 상냥스러운 ...

당신이 늘 바라고 꿈꾸는  애교덩어리 특급 마누라가 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