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큰아들이 살 집을 보러 다니느라
한달 동안 무려 70개의 집을 보고 다녔었어요.
6월 한여름이라 어찌나 더운지 ...
겨울엔 춥기로 유명하고 여름엔 덥기로 유명한 시카고의 날씨때문에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그리하여 한군데 마음에 드는 집을 찾게 되었는데...
그래도...혹시나...미쳐 발견하지 못한 하자가 있나 싶어
꼭 7번을 들러서 점검한 후에 계약을 하게 되었는데
錦上添花라고....
집 사이드 정원에 소복이 피어있는게 바로 쑥이 었지 뭡니까?
하도 이상해서 미국에 오래 살고 있는 분들에게 물어봤어요
혹시 미국땅에도 쑥이 자라는지를...
그랬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면서 쑥같은 소리 하고 있다고......
어디에 쑥이 있더냐고 만약 쑥이 있다면
쑥뿌리 좀 캐다가 마당에 심었으면 좋겠다고들....
우리 둘째 사돈댁 에서도 가까운
공터에다 쑥뿌리 옮겨 심었으면 좋겠다고
꼭 뿌리 몇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까지 하시데요.
저도 여기 20 여년을 다녀봐도 쑥이란건 구경도 못했거니와
고사리 미나리 달래는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나...
이 넓디 넓은 미국땅에서 쑥이 자라는걸 보다니...
저는 집도 마음에 들었지만 봄이면 파릇파릇 돋아나
고향의 맛을 전해줄 쑥이 자라고 있기에
얼른 계약을 하고 말았답니다.
작년 3월에 귀국할느라
미쳐 쑥이 나온 걸 못보고 갔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흐드러지게 한무더기의 쑥이
저를 반겨주고 있었답니다.
저도 몇년전에 성당 교우를 따라 쑥 뜯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대체로 개똥밭 이더라구요.
이곳의 쑥은 깨끗하기 그지없는 정원에 돋아나온 쑥이여서
키는 크지만 어찌나 연하고 향기로운지...
밭 한구탱이는 제가 다 뜯어서 삶아서 냉동실에 들어가 있구요.
두뭉치는 둘째사돈댁에 국 끓여 드시라도 보냈답니다.
저도 한바구니 뜯어서 살짝 삶아 쑥버무리를 만들었는데
쑥 냄새가 어찌나 향기로운지 ....
어릴적 먹던 쑥개떡 맛과 흡사 하더라구요
뒷쪽으로 보이는 곳은 이미 소피아가 아작을 낸 탓으로...
듬성듬성 바리캉 지나간듯...ㅎㅎㅎ
앞쪽은 아껴 뒀다가 둘째네 집에 갈때 뜯어 가려고 남겨 놨답니다 .
타운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는,
큰 아들이 사는 네이퍼빌 한 귀퉁이입니다.
길에는 티끌하나 볼수 없으리 만큼 깨끗한 동네예요.
공기 맑고 조용하고 아기들 키우기 안성맞춤인곳...
우리 민서가 외삼촌댁에 와서 신명났습니다
뉴욕에선 아파트라 땅을 밟을일이 별로 없는데다가
이곳에는 형아랑 누나가 민서를 델고 산보도 하고...
신이난 민서는 온동네가 떠나가라
알아듣지도 못하는 혼자말로
꽥꽥 소리를 질러 댄답니다.^^***
출 퇴근 시간을 빼면 이렇게 조용한 동네예요
어쩌다가 강아지들 산보 시키려고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뿐...
집앞의 정원수는 붉은 꽃망울을 머금은채
수줍은 미소를 하나 가득 띄우고 있습니다..
아마도 일주일쯤 후에는 ...
꽃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게될것 같네요
집 앞에서 유나가 활짝 웃고 있네요
아이구...어쩌냐 저 배를.....
할무이가 마구마구 해 먹이더니만...
귀염둥이 우리 유나를
저 모양 저꼴로 만들어 버렸다네요..
원씨야!!! 이일을 우짤꼬?
낙엽이 쌓여 땅이 기름져서 인지
쑥들이 탐스럽게 돋아나 있었답니다
두고 두고...쑥을 뜯어 부침도 해먹고
쑥국도 끓여먹고 쑥떡도 해먹어야지...
아....쑥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 오르는 얼굴...마르시아...
에고... 마르시아랑 같이 왔다면 아들네 쑥밭은
마르시아가 한나절만에....
말 그대로 완.존.쑥밭을 만들 뻔 했을텐데..
같이 안오기를 천만다행으로 여겨야지...ㅋㅋㅋ
(여기에 대나무도 심으면 쑥대밭)
시카고에서 쑥 뜯는 아주마이 소피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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