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한동안 뜸 했었죠?시카고에서 소피아가 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모처럼 시어머니로서 며느리 자랑을 올려볼까 합니다.
몇달전..동네 미용실에서 며느리 자랑하다 말싸움날뻔한 일이 있었기에
사실 며느리 자랑하는것도 겁이 납니다^^
하.지.만. 이번 만은 여러분들이 참고 읽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며느리 전성시대라고 하잖아요
지금 세상은 아들 장가 보내면 사돈지간 처럼 지낸다는데
어쩌다 손주가 보고 싶어도 며느리 허락 없으면 볼수도 없는 세상...
신세대 며느리들은 점점 미국의 개인주의 핵가족주의 사고방식을 따라가나 봅니다.
제가 작년 3월 귀국해서 이사하고 바쁘게 지내다보니
일년이 후딱 지나가 버리더라구요.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목을 메지만
미국이란 나라가 한두시간에 훌쩍 다녀올수 있는 곳도 아니고
한번 출입 하려면 오랫동안 준비를 해야하는데...
환율이 올라서 .핑계도 대기좋고..
경기가 바닥이니 돈이 없어서 못간다고 엄살을 피웠더니 둘째아들이 그러더라구요
엄마 ...다녀 가신지가 벌써 일년이 넘었으니 제발 한번 다녀가세요
제가 비행기 티켓 보내드릴께요...하구요.
제가 지금까지 자식들 덕 보고 산적이 없는데
어찌 아들보고 비행기 티켓 보내 달라는 염치없는 짓을 할수 있겠어요
그냥...지금은 때가 아니라 엄마는 못가...이러고만 있다가
딸이 하도 애원 하는바람에 부랴 부랴 짐싸들고 들어오게 되었다네요.
뉴욕에 도착하니 딸이 봉투 하나를 내미는거였어요
이게 뭐니?
엉 엄마가 열어보면 알아...
아니 그래도 무슨 설명이 있야지 무턱대고 봉투를 내밀고는 열어 보라고 하니 너는...
엉...이거 열흘전에 시카고에서 큰언니가 보내준거야
엄마 여기 있는동안 내가 용돈 못 드릴까봐서 체크로 보냈네...하구요.
그속엔 사려깊은 큰 며느리 베로니카가
시엄마가 민서 과자도 사주고 용돈에 보태 쓰시라고 1000$을
제가 도착하기전에 이미 보내 놓았더라구요
이제 이민 3년차에 죽을 고생하고 있구만...
무슨 돈을 1000불씩이나 보내고 하냐면서도
그 마음이 너무 이뻐서 자꾸만 눈물이 나더라구요.
저는 자식들 이야기만 나오면 좋은이야기던 나쁜이야기던
무조건 눈물 부터 나오는걸 보니 저도 이제 늙긴 늙었나봐요.
저는 큰 며느리에게서 받는 용돈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생기더라구요
저도 며느리가 둘인데 자칫 말한마디 잘못했다간 둘째 며느리가 상처를 받을수도 있고 해서
자랑할것도 함구하고 흉볼것도 함구하고
그저...옛날 며느리 시집살이 처럼 눈멀고 귀멀고 입닫고 사는게
요즘 시어머니로도 가장 현명한 방법이구나 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래도 그렇지 아들 며느리가 뼈빠지게 고생 해서 번 돈을 용돈으로 쓰라니...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아까와서 어디 쓰겠냐구요..
그 이쁜 마음만 고맙게 받아 들이는거죠
딸은 딸대로 언니가 보낸돈을 케쉬로 찾아주면서
한푼이라도 저 한테 쓰는일이 생길까봐 떠나오기 전날
은행자동코너에서 현금으로 찾아 주면서 ...큰 오빠네는 조카도 둘이나 되고 이민생활에 아직 적응도 못하고 있으니
몰래 돌려주라고 하면서 ...
애기를 델고가니 오빠들에게 폐가 된다고 민서한테 돈 쓸일 생길지도 모른다고
덤으로 또 1000$을 얹어서 주더라구요.
아이들이 마음 쓰는걸 보면 아이구 내가 어덯게 이렇게 자식복이 많은가
혼자 감격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카고에 도착하니
출장이라던 둘째아들과 며느리도 부랴부랴 시간을 내어 다녀갔어요
시카고에서 지내는동안 민서가 심심할까봐 유리가 쓰던 장난감을 차로 하나 실다 놓고
형제가 다정하게 의논도 하고
삼촌이랑 조카랑 학교 이야기도 들어주고 하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른 감동이 생기더라그요
제가 여기 큰손자 너무 사랑하는걸 알고 주말에 모시러 오겠다고 하면서
둘째 며느리가 남몰래 얼른 봉투 하나를 내미는거에요
이게 뭐냐니까 큰집에 계시는동안 아이들 맛있는것도 사주시고
가까이에 쇼핑몰 많으니 어머니 사시고 싶은것 쇼핑도 하시고 쓰세요 하는데
나도 한국에서 올때 돈 가져 왔다고 아무리 사양해도 가방속에 찔러 넣고 갔네요
아이구...제가 벌써 자식 들에게 용돈 받아 쓰는 처지로 전락하다니...
지금껏 남편이 벌어준돈 아이들 밑으로 다 들어 갔는데...
우리 남편 요한씨 아이들에게 용돈한번 받아보는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제가 남편의 소원대로 미국땅에서
아이들의 땀으로 범벅인 피같은 돈을 용돈으로 받게 되다니....
자 리에 누우니 고맙고 기특하고 아이들의 이쁜 마음을 생각하니
그저 눈물밖에 안나오는거예요.
저도 한국이라면 돈 100만원 그저 그러려니...생각 했겠지만
미국 땅에서 1000$ 이라는 돈은 가치로 따져도 너무 벌기 어려운 돈이거든요.
저는 이 돈을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 행복한 고민중에 있답니다.
2000년도 둘째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한후 ...
준원이를 학교에 넣기 위해 시카고에 6개월을 살았을때
총각이던 아들은 월급을 봉투째로 엄마 용돈 쓰라고 몇달간 준적이 있었어요.
개스만 넣으면 식사는 직장에서 해결되니 돈쓸 곳이 없다면서
그때돈으로 한달에 4000불을 케쉬로 용돈아라고 주었었는데...
그후 이곳에다 집을 사고 차를사고 모개지내고 하느라고...
결혼한후 다녀 가도 용돈같은건 줄 생각도 안 하기에
아이구 역시...장가 가더니 우리 아들이 맘 변했구나 그런 생각도 없지 않았었죠
하지만 지금까지 요한씨가 경제활동을 멈추지않고 있고
지금도 아들들 몇 몪을 하고 계시니 아마 아이들도 모른체 해 온게 아닌가....
지금은 오기 전부터 한국도 살기가 어려워져서 돈은 한푼도 못가지고 간다고...
환율도 거의 1450원대라서 더더욱 돈이란건 못들고 간다고 엄포를 놓았더니
얘네들이 엄마말을 곧이 들었나봐요
지들도 월부인생이라 한달 생활 계획해서 살아야 하거늘
이렇게 한달에 1000$씩 엄마 용돈이라고 빼낸다면 가계에 구멍이 뚫릴께 뻔하구만...
아이구 저에겐 언제나 착한이표 아들들이지만
더욱 착한며느리들이 곁을 지켜주니 고맙고 감사해서 행복한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제가 말하지 않으면 큰며느리는 동서가 용돈주고 간줄 꿈에도 모를 것이고
둘째 며느리 역시 이민 3년차 죽을 고생 하고있는 큰 동서가
거금 1000불을 용돈으로 시엄마에게 준걸 알면
정말로 기함을 할 노릇일거예요.
제가 시부모님 밑에서 시집살이 할때에 배운것이 있답니다.
5형제의 맏며느리였던저는 아주 어려운 시집살이를 했더랬어요.
저희 시어머님도 남달리 착한 분이 였지만
자식들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아무리 말씀을 하셔도
누가 무슨일 잘했다고 하는 칭찬도 며느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잘못 받아 들이면 흉이되고 시샘이 되어
아무것도 아닌걸로 불화의 화근이 되는걸 여러번 보아 왔거든요.;
그런것 그때는 저도 나이가 어려서 몰랐었어요.
이제 저도 나이가 들어 며느리를 둘을 보게되니 모든것이 조심이 되더라구요
큰며느리가 들어오고 14년 동안 며느리 자랑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요
그때는 며느리 하나니까 누가 맘상할 사람이 없잖아요
이제 둘째 며느리를 보게 돠니 자랑도 조심해야 겠다는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쩌다 둘째가 미국에서 선물을 보내주면...
오히려 큰애가 알게되면 없는돈에 빚을 내서라도 동서보다 더 잘할려고 애쓸까봐..
큰애가 선물 한가지 보내주면 둘째가 큰동서에게 지지않으려고
또 무리를 할까봐 이래저래 쉬쉬 하고 살아왔거든요.
이제 잘하는짓인지 못하는짓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며느리들이 잘 들어왔다고 형님은 무슨 복이 그리 많냐고
우리 동서들은 이구동성 말한답니다.
세상에 사람 많이 겪어 봤어도 준원이애미 만한 사람을 보질 못했는데
둘째 며느리 역시 말이 없고 착하다니 무슨 복을 타고 났느냐지만
저는 저대로 며느리들 마음 상하지 않고
시부모 어렵다고 눈치보며 살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공부도 하지만...
그런 시엄니 모습을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며느리 들이 있으니
고부관계가 원만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큰 며느리 둘째 유나를 가졌을때 아들은 잠시 미국에 나가 있었고
킹 크랩 좋아하는 며느리 델고 지금은 없어 졌지만
cj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까르네 스테이션 사흘에 한번씩 델고 다녔어요.
임신하면 먹고싶은것 많은데 먹고싶은것 참아서
눈 작은놈 태어나면 성형수술비가 더 나오니까
너도먹고 네 덕분에 나도 좀 포식하자~~하면서리 ...
하지만 울 며느리 너무 비싼 음식을 사흘도리로 먹으러 다니니
미안하고 죄송스럽다고 ..
너무 호강 하는거 아니냐고 나중에는 막 사양을 하더라구요.
나원참...사양할게 따로 있지
나는 남편 잘 만났으니 킹 크랩 매일 먹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없고
너는 시아버지 잘 만났으니 이것쯤은 예사보통이지
이딴것은 무슨 호강 축에 들어가지도 않는거여...하면서
참 두 고부가 뻔질나게 까르네 스테이션 들랑거렸었는데
지금은 없어져서 너무 아쉽네요
아이고 ,,,또 며느리 자랑하다 삼천포로 빠졌네 그랴
제가 몇달전 퍼온 글에서 아주 큰 감명을 받은게 있는데요
퍼온글(어느 아버지의 상속재산)
저는 이 할아버지가 참으로 지혜로운 분이시구나 하고
저도 앞으로 이 할아버지와 같은 방법을 꼭 한번 써 봐야겠다고 결심 했답니다.
물론 아이들을 시험하는것은 나쁜 일이지만
그래도 부모가 평생을 뒷바라지 해 왔는데
아버지의 마지막이 가까웠는데도 부모로 부터 받은 1/100도 아까워 한다면...
그 자식들에게 한푼이들 무엇때문에 유산을 물려준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요즘에도 늙고 힘없는 부모를 학대하고 버리는 자식이 없나
부모를 때리는 자식이 없나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고
자기를 낳고 길러준 부모를 죽이는 자식이 없나 세상은 이렇게 험악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불치의 병에 걸린 부모를 위해 신장을 떼어준다 간을 떼어 준다
이런 효자효부들의 미담도 자주 들어보게 되니
세상은 악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것에 감사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앞으로의 일은 장담할수 없으니
우리 아이들이 지금까지 부모에게 해온걸 보면 더 늙고 병들어도
우리 아이들만은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고 싶어집니다
늙는것도 억울하고 서러운데 자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대우받지 못한다면
그 보다 더 슬픈일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저도 며느리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맘속깊이 치부해 놓았다가
다섯배 열배로 되돌려 주리라 다짐해 봅니다.
정말...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실망 시키지 않아서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착한 두 며느리 준원애미와 유리애미 ..
더욱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시어머니 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제 게 두 며느리는 보물과 같은 존재랍니다.
으젓한 장손과 총명한 손녀유나
둘째네는 귀염둥이 두 손녀딸을 우리에게 선물로 보내 주었으니
이 보다 더큰 보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오늘도 아들 식구들과 브룩필드 ZOO 에가서 하루종일 놀다가 돌아왔네요
저도 모처럼 나드리 라서 집에서 샌드위치도 싸고..
모처럼 식구들이 엄마가 해주는 도시락 할머니가 싸주는 도시락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답니다.
제가 이렇게 자식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아도 되는건지...
하나를 베풀면 수 백 배로 되돌아 오는 자식들의 착한 마음에
오늘 하루도 행복하기만 합니다.
여러분들도
존경받는 어버이 사랑을 베푸는 어버이가 되시기를 기원드리며
시카고에서 소피아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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