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원이는 돼지띠
2002 5월 18
요즘의 준원이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는듯
전에 없이 말이 많아지고 질문도 그만큼 많아 졌다고 할까?
일학년 짜리들도 만나면 뭔가 대화를 나누고
또 서로 대화가 통하는게 있는 모양이다
정상적인 유치원 생활을 해보지 못한 준원이는
학교 에서 만난 친구들이 하는 말이 그렇게 재미있고 신기한 모양이 었다.
준원이가 집에와서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길 들어 보노라면
일학년들의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들어나 학교생활을 보지 않고도 알수있었다.
하루는 시무룩해 가지고 집에온 준원이는 자기가 무슨띠냐고 묻는거였다
친구들은 다 자기가 무슨 띠인가 아는데 자기만 무슨 띠인줄 몰라서 창피했다며
띠가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물어왔다
애미와 나는 어떻게 해야 준원이가 쉽게 알아들을수 있나 생각하며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띠가 무엇인가 하면...
" 준원아 우리가 미국에 있을때 잘가던 중국 음식점있지? 로렌스에있는 대양장 생각나지?
깐풍기 맛있다고 준원이가 그랬잖아 맨날맨날 가고 싶다고?
거기 가면 식사 접시 밑에 깔려있는 종이에 그림이 열두개 있어서 맨날 그거 읽어 봤지?
마우스,카우, 타이거,드레곤,스내이크,호오스,쉬크,몽키,루스터,도그,피그,,,,,,,
그걸로 맨날 영어공부 한다고 니가 할머니한테 읽어줬잔어?
쥐 소 호랑이,토끼, 용,뱀,말,양,원숭이,닭,개 ,돼지,
그게 바로 사람이 태어나면 가지게 되는 띠인데
쥐에서 부터 차례로 돼지 까지 열두해로 나누어져 있고
그 동물이 주인인해에 태어나면 바로 그동물의 띠가 되는거야."
"맞어 맞어 삼촌이랑 거기 가면 그런종이 있었어"
그 그림이 바로 띠 그림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럼 자기는 그중에 무슨띠냐고 물었다
"준원이는 돼지가 주인인 해에 태어 났으니까 당연히 돼지띠지 ." 그랬더니
"싫어 싫어 싫어! "하고 버럭 버럭 소리치며 화를 내는게 아닌가?
영문을 모르는 우리는 준원이가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돼지띠를 싫어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왜? 돼지띠가 어때서 ?
그게 얼마나 좋은건데 모두들 서로 돼지띠 할려고 그러는데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싫어하냐? 고 물었더니
자기는 돼지처럼 살이 쪘으니까 돼지띠를 하기 싫고
친구들이 돼지 볶음밥이라고 놀리니까 죽어도 다른 띠로 하겠다는거였다
애미랑 내가 태어난 해의 띠를 바꿀수 없는 이유를 아무리 설명해도 준원이의 생각은 의외로 확고 했고
자기는 절대로 돼지띠만은 안한다고
막무가내로 ... 왜 자기를 돼지띠로 만들었냐고 나중엔 엉엉 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준원이가 통통하게 살이 찐것은 돼지 띠라서가 아니라 즐겨먹는 음식 때문이라고 설득해 봤자 말짱 허사였다
같은반 친구들중에 빼빼가 있는데 그친구도 준원이 처럼 돼지띠라고 해도 아무소용이 없었다 .
무조건,
절대로,
죽어도,
준원이는 돼지띠는 않하겠다고 발버둥쳐가며 우는 거였다.
애미와 나는 준원이가 하는 꼴이 너무 웃겨서 나중엔 눈물반 콧물반 배꼽 빠져 죽는줄 알았다 .
하지만 사태가 심각 한것 같아 어떤방법으로 준원이를 달래줄수 있나
우리는 머리를 맡대고 연구해볼수 밖에 없었다.
실컷 딩굴고 울던 준원이는 무슨 생각이 났던지 벌떡 일어나더니 지 동생 유나는 무슨 띠냐고 물었다
애미가 유나는 토끼띠 라고 하고
나는 유나가 음력으로 하면 호랑이띠라고 했더니 더 충격을 받은 준원이는
유나만 이쁘다고 토끼나 호랑이 같이 좋은 띠로 해주고 자기는 살이나 찌는 돼지띠로 해줬다고
유나랑 자기띠를 바꿔달라고 생떼를 쓰는거였다.
나 원 참! 준원이의 엉 엉 엉 하고 우는꼴이란
...
덩치는 커다란게 아직도 얼마나 순진하고 어린애 같은지 ...
어이구 우리 착한준원이 엉뚱이 , 순진이 ..
.
나는 쓰러져 우는 준원이가 너무 안쓰러워 달래주었다
"준원아 띠는 누구도 바꿀수가 없는 건데 할머니가 특별히 한번 바꿀수 있나 알아볼께" 그랬더니
"누구한테 물어보고 바꾸는건데? " 하고 벌떡 일어나 묻는거였다.
"그게 말이지 비밀이거든?
" 아주 아주 아주 높은 사람이야
근데 누구라고 한번만 가르켜 주면 금방 소문이 나게되서...
너처럼 자기띠 하기 싫다고 자꾸만 사람들이 바꿔달라고 귀찮게 하기 때문에 할머니만 혼자서 알고 있어야 되거든?"
"맞어, 그럼 할머니 누구라고 안물어보면 띠 바꿀수 있어?"
"그럼 ! 다른 사람은 절대로 안되지만 할머니만 바꿀수있지 그러니 준원아 너 무슨 띠 하고 싶나 생각해봐!"
그랬더니 자기가 무슨띠를 해야 할지 생각했는지 금방 대답했다
"할머니 난 그럼 다람쥐 띠 할꺼야"
"아니 그런거 말고 다른거"
"그럼 비둘기 띠하면 안돼?"
"내가 안된다 그랬지?
그림에 있는 열두마리 동물중에서만 골라야 한다니까 웬 다람쥐나 비들기냐?"
"참 맞다.
그럼 그거 동물 이름 써줘봐 그거 보고 하고 싶은거 골를께"
"알았어 종이에다 쓸테니까 잘 생각해보고 제일 좋은거 골라봐 알았지?"
그리하여[ 쥐소범토용뱀말원양닭개돼] 가 쓰여진 종이를 들여다보며
한참을 끙끙대던 준원이는 드디어 하나를 골랐나보다.
"할머니, 나 이거 골랐어
난 용띠할꺼야 용그림 보니까 황금색이던데 난 황금색 제일좋거든? "
"좋아! 너 꼭 용띠해야돼?
근데 용띠하면 좀 힘들껄?
"왜 할머니?"
'그게 말이지,용이 황금색 옷입었잔어?
근데 그게 진짜 황금이거든 그래서 준원이만 황금 좋아하는게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다~좋아한단 말이야
우선 니네 아빠 황금 무지 좋아하지?
니네 엄마 도 황금 무지 좋아하지?
"할머니 내 친구 한솔이도 황금 좋아해"
"거봐! 황금 않좋은 사람있음 어디 나와 보라 그래 ! 아마 다 좋아할껄?"
그래서 용이 맨날 물속에 숨어 있잔어
너 그런 그림으로말고 다른 용 그림 본적있어 없어? "
"없어" "
"거봐 한번도 못봤지? "
"그게 바로 용 이 물속에서 가만히 숨어서 엎드려 있다가
사람안볼때만 물밖에 쑥 올라와서 숨쉬는거야"
"그래도 용은 여히주 입에 물고 있잖어? 나 그거 좋아 여히주! 그래서 용띠하고 싶어!"
"아 그 구슬?
그건 여히주가 아니고 여의주야
너 그것땜에 용띠 할려는구나?"
"응, 난 그거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할머니 난 용띠할래 그걸로 바꿔줘"
"알았어 그러지뭐.
근데 너 이거 몰르지?
용이 여의주를 입에다 물고 물속에 숨어 있을래면 얼마나 힘드는지 몰르지?
" 너 치과에 가면 의사가 입벌?리라고 하면서 입에다 이빨 벌리는기계를 넣어서 쩍 하고 입을 벌리게 하면
입이 아프겠어 안아프겠어?
"아파"
"거봐!아프지?
거기다가 여의주가 진짜로 번쩍거리는 보물이란 말이야,
"다이아몬드.?.."
,아니 그것보담 더 좋은 ,하여튼 무지무지 좋은 보물이거든?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뺐아 갈까봐 물속에서 맨날 숨어서 살아야 하는데
숨도 못쉬고 하루종일 밤새도록 여의주를 물고 있을려면 얼마나 답답할까?
준원이 수영잘하지?
"응 나 수영잘해 어른들 하고 레이스도 하는거 할머니가 보구선?"
"맞다 ! 그랬지 근데 너 잠수는 못하잖어?
"응 잠수는 못해"
"거봐 잠수도 못하는게 커다란 여의주를 입에다 물고선 황금비늘 누가 떼어 갈까봐 몸을 물속에 숨기고
숨도 잘못쉬고 그러면 용이 얼마나 힘들겠어?
거기다가 또 잠깐 여의주를 내려 놓을때는...
입으로 불을 후~하고 부는 그림 봤어 안봤어?
"봤어. 이렇게 훅 하고 불면 불이 막 나오는 그림있더라"
"거봐!
입으로 불을 하늘로 훅~ 불어 쏘아 올리려면 입은 얼마나 뜨거울꺼야?
그럼 준원이가 구슬을 물고 욕조에 엎드려서 숨안쉬고 십분만 있어보고 잘할수 있으면 그때 용띠로 바꿔줄께 알았지?
" 애미야 유리구슬 하나만 찾아와봐 준원이 용띠하고 싶덴다"
"아니 잠깐만 ..
나 용띠 안할꺼야 구슬 찾아오지마 엄마"
사색이된 준원이는 손사래를 치며 용이 너무 힘들겠다고 ,불쌍하다고,한숨을 쉰다.
종이를 들여다 보고 한참 생각하던 준원이는 드디어 토끼를 골른 모양이다.
"할머니 난 토끼띠 할꺼야 유나도 토끼띠 잖어 유나랑 같은걸로 해야지"
"좋아! 너 토끼띠해.
할머니가 유나한테 얘기 안해서 유나가 모르거든 ?
토끼는 하얗고 깡총깡총 뛰고 하니까 예쁘지?
"응, 할머니 토끼는 눈도 빨갛고 귀도 쫑긋하고 이뻐 난 토끼띠 할꺼야!"
""그래 그러지뭐,
" 근데 준원아 너 지난 겨울에 밖에 외출할때 귀에다 뭐 했더라?
귀 마게 했지? "
"그게 뭐게? "
"그게 바로 토끼털로 만들어 가지고 귀마게 만든거지?"
"그래도 그건 토끼가 아니야 색깔이 검은거란 말이야"
"아! 그건 검은색으로 물을 들여서 그렇지 원래는 토끼란 말이야
그러니 겨울에 토끼를 잡으려고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사냥을 가면
토끼가 깡총깡총 안뛰었다간 금방 사람들 한테 잡혀가게 안가게?
토끼가 잡히면은 그 하얀 가죽을 벗겨서 귀마게도 만들고 코트도 만들고 핸드백도 만들고...
그러니까 토끼는 사람들이 자기 잡으로 오나 안오나?
아침에 오나?
저녁에 오나?
언제올지 모르니까 사람 발소리 들을려고 귀가 이렇게 길어지고
사람이 나타나면 무조건 산위쪽으로 아님 산 아래쪽으로 뛰어 달아나야 하니까 얼마나 숨이차고 힘들겠어?
토끼 너무 불쌍하지?
토끼가 사람들이 잡으로 오니까 너무나 놀래서 눈도 빨갛게 되어 버린거라네?
그래도 토끼 좋으면 준원이가 토끼띠 하지뭐?
"싫어 안할꺼야 "
근데 사람들은 왜 불쌍한 토끼를 잡아다가 코트나 해입고 귀마게나 만들고 그러지? 토끼가 얼마나 예쁜데,,,
할머니 나 이제 부턴 안추워 나한테 귀마게 사주지마
나 인제부터 그딴 귀마게 안할꺼야 괜히 불쌍한 토끼만 못살게 하고 사람들 나뻤어.
난 토끼띠도 안할꺼야"
"그럼 뭔띠 할껀데?
돼지띠는 싫다며?
그럼 다른거 골라봐 잘생각하구 알았지?"
내 이야기를 듣고 준원이는고민 고민 하더니 드디어 말을 골랐다
"할머니 말띠는 어떨까 ? 말띠는 괜찮지? 너무나 멋있고....꼬리도 멋있고 다리도 길고..."
"그래? 그럼 우리 준원이 말띠할까?, 그런데 너 사람들 사냥할때 뭐타고 가나?
"난 알아 말 타고 가지 그치 할머니?
"나 똑똑하지? 할머니 나도 말한번 타고 싶다~"
"그럼, 똑똑하구 말구,우리손준데 암 우리 준원이 일등 똑똑이 에다 왕 똑똑이다"
"그런데 준원아 너도 말한번 타고 싶다며?
우리도 말 한번 타볼까?
아니... 참 할머니는 작년에 필리핀 여행가서 말 한번 타 봤다.
옛날 화산 폭발한 곳에 가느라고 한시간이나 말을 탓거든?
아주 멋있게 생긴 말이 었는데 할머니 같이 무거운 사람이 타서 그런지 커다란 말인데도 언덕을 올라가는데 너무너무 힘이 들었나봐
코에서 김을 슉슉 내뿜고... 거기다가 마부 아저씨가 빨리 가라고 채칙을 휙휙 휘두르니까 말이 방귀를 뿡뿡 뀌는 소리를 내더니만 ... 나중엔 똥가를 막 뿌직뿌직하고 싸는거야
그래서 할머니가 말한테 얼마나 미안 하던지.....
막 내린다니까 괜찮타고 그냥 타고가야한데 그래야 나중에 돈을 받거든?"
"그런데 할머니 말이 할머니 태우느라고 고생했는데 왜 돈은 마부가 받아?"
"그러게 말이야 말이 받아서 맛있는 콩도 사먹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 나쁜 마부 할아버지 같으니라구"
"그러니깐 말이 너무 불쌍하다 할머니!""
그러게 말이야 누가 아니래니?"
그리고 준원아,, 말타고 경주 하는거나 카우보이 영화 같은거 보면
말 옆구리에 쇠로된 삐죽한 별같이 생긴거 달아 놓구선 자기가 일등 할랴고 잘달리는 말한테도 옆구리를 쾅쾅 차고 거기다가 채찍으로다 휙휙하고 아프게 말을 때리질 않나?
그러면 말이 너무나 아프니까 놀래서 정신없이 막 앞으로만 달려 가는거야"
"할머니 난 그런말 말고 유니콘띠 할꺼라니까 누가 고생하는 말띠 한댓어?!"
"유니콘? 아 하늘을 막 날아 다니는 유니콘 말이지? "
"응! 유니콘은 얼마나 멋있다구? 난 유니콘 할꺼야"
"좋아 유니콘에는 사람안탓던거 같다 그치?
그런데 그렇게 멋있는 유니콘은 하늘을 날아야 하는데 휘발유를 먹어야 되나?
어떻게 해야 그렇게 무거운 몸을 공중으로다 휙 하고 끌어 올리는지 모르겠데?
준원아 너 여기서 조기 천정에 까지 한번 날아올라가 볼래?"
"싫어,못해. 할머니는 ?
내가 어떻게 천정에 까지 날아가겠어 뛰는것도 조금밖에 안올라가는데? "
"아니 너 유니콘띠로 정할랴면 한번 연습해보고 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싫어 관둬 할머니 미워! 난 말띠도 안하고 유니콘띠도 안할꺼야"
"그럼 뭔띠 할려고? 돼지띠는 안한다메?"
준원이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무슨동물을 골라야 하는지 생각하느라 쌔까만 눈동자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각했다.
"할머니 ! 할머니가 한번 골라줘봐 나 무슨띠할까?"
""아! 생각났다 쥐띠 할꺼야 !
미키마우스,
미키마우스는 맨날 춤도추고 사람들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던데 나 미키마우스 하면안돼?'
"치 쥐띠가 미키마우스만 있나?
냄새나는 시궁창에서 밥풀떼기 줏어먹는 쥐도 있구만,
거기다가 실험실에서 키우는 모르모토도 있지?걔네들은 사람병나면 치료해야하는데
새로 발명하는 주사약이 몸에 좋은지 나쁜지 실험해봐야 하니까
커다란 주사기에 약을 이만큼 담아가지고 고 쬐끄만 쥐들한테다가 엉덩이에다 쿡하고 주사를 놓는단 말이지
그럼 쥐들이 발발 떨다가 죽..
.
"안할꺼야 쥐띠 .다른거 할꺼야
"
"그럼 준원아 소띠할까 ? 소는 어때?
우리가 맨날 맛있다고 먹는 고기도 소고기잖어? 또 갈비는 얼마나 맛있고? 어때? 너 갈비좋아하지?"
"할머니! 소가 농사짓는건 사람들 먹으라고 하는거니까 소띠는 착해서 좋은거야?"
"좋지 소는 착하고 말고 ,소는 좋은일을 많이 하기는 하는데 힘이좀 많이 들겠지?
거기다가 농시잣는거 등에다 메고 사람이 앞에서 끌고 가려면
코를 조금 뚫어서 거기다가 이런 굵은 나무로 코뚜레를 해가지고 막 잡아당기면 아프니까 안따라갈수 있어?..
아이고 아퍼!!! 음매~할수밖에?
."싫어 내가 언제 소띠한다그랬어 괜히 할머니가 먼저 그래놓구선,난 코 아파서 코를 못뚫는단 말이야"
"내가 언제 준원이 코를 뚫는댓니? 소한테 코를 꿴다고 그랬지?"
"하여튼 난 소띠는 하기 싫다그랬지? 할머니 다시는 소띠 이야기 하지마! 할머니 미웠어!"
"알았어 그럼 우리 준원이 무슨띠로 바꿔야 하나?"
"뱀띠는 안될까? 아니면 원숭이띠? 아니면 호랑이띠?"
"뱀은 징그럽고 원숭이는 엉덩이가 빨갛다고 친구들이 놀리니까 싫단말이야
호랑이는 무서우니까 친구들이 못놀리니까 호랑이띠 할까 할머니?
""야 준원아 잘 생각했다,호랑이띠가 아주 멋있겠는걸? 그럼 그렇게 바꿔 달라구 한다?"
:할머니 진짜 호랑이는 좋은거지?
호랑이 얘기도 들려줘야지 내가 호랑이 좋은지 나쁜지 알잖아 할머니?"
"그래 맞다. 호랑이는 아주 용감하고 동물중에 왕이란 말이야"
"아니야 할머니 동물의 왕은 사자야 할머니는 그것도 몰라?"
"아 사자도 있지만 사자털이 더 예뻐? 호랑이 털이 더 예뻐?"
"호랑이 털이 더 예쁘지 할머니는?
사자는 털이 얼굴에만 빙둘러 있고 호랑이는 무늬가 멋있잖어?"
"맞어!
:아이고 우리 이쁜이 똑똑하기도 해라 잘도 봤구나! 호랑이는 털이 너무 멋있으니까 사람들이 호랑이를 잡아서 가죽을 벗기거든?
그래서 아주 부자들은 호랑이 껍질을 비싼 값에 사서는 잘 말려 가지고 응접실 같은데다 턱하고 깔아 놓으면 얼마나 멋있겠어?
그걸본 친구 부자가 샘이나서 사냥꾼 한테 또 부탁을 하는거야 호랑이 잡아오라구...
그러니까 호랑이는 잡혀서 가죽 벗겨 줘야 하니까 안잡힐려고 자꾸만 깊은 산속이나 굴속에 숨어서 이제는 호랑이를 동물원에나 가야 볼수 있잖어?
야! 우리 준원이가 만약에 호랑이가 된다면 가죽이 얼마나~ 얼마나 ~멋있을까?
지금도 이렇게 잘생기고 이쁘고 멋있는데 안그래?"
"할머니! 자꾸 그런 무서운 소리 할꺼야?
할머니는 내가 깊은 산속이나 어두운 굴속을 제일 싫어 하는거 왜몰라?
밤에 잘때도 이상한 소리나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벌벌떠는거 할머니도 잘 알잖아?
근데 왜 내가 굴속에 숨어있는 호랑이띠 할것같에? 또 가죽도 벗긴다며? 싫어 안할꺼야"
"아 아직 양띠도 있구만 그래 준원아 양띠할까? 양은 소리도 메에~~~~~하면 듣기가 좋고 양털은 또 하얀게 꼬불꼬불하고 얼마나 보기 좋아?
거기다 그양털로 실을 뽑아 가지고 옷을 해입으면 얼마나 따뜻하고 좋아?
"내가 언제 양털 깎는댓어?
나도 어떤 영화 보니까 커다란 전기 빗같은걸로 양가죽 벗기는거 봤단 말이야
호랑이던 양이던 털가죽 벗기는건 내가 싫다 그랬는데 왜 할머닌 자꾸만 그래?
"그럼 털 안벗기는 닭띠할까?
"닭고기는 또 얼마나 맛있게?
준원이도 닭날개 구운것 얼마나 잘먹고?
또 닭을 푹 삶아서 삼계탕 국물도 먹고..
닭다리를 쭉 찢어서 소금을 쿡 찍어서 한입 쓱하고 물어 뜯으면 구수한게 얼마나 맛있을꺼야?
또 병아리는 얼마나 예뻐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삐약삐약 하고 울면 얼마나 예뻐
그럼 이제 닭띠로 정할까
잠깐만,.... 근데 할머니 닭은계란 낳을때 안아플까?"
"왜 안아프겠어? 쬐끔은 아프겠지?
"그런데 그것보담은 닭이 하는일이 새벽이 되면 사람들보고 일어나라고 신호를 해줘야 하거든 ?
아침이다 일어나라 꼬끼요~~하고 "
"맞어 맞어! 나도 닭우는 소리 들었어 영화에서 보니까 날개를 푸드득 하면서 꼬끼오 하던데?"
"너도 봤구나? 그래 꼬끼오 할려면 시간을 잘 맞춰야 하는데 깜빡 잠들었다간 못 운단 말이야
그러니까 닭은 밤새 잠도 못자고 캄캄한 밤중에 언제 새벽이 되나?하고
눈을 꿈벅꿈벅하고 지켜야 되니까 좀 불쌍하다그치?
그래도 괜찮으면 닭띠로 바꿔달래볼까?"
"싫어 나는 밤에 잠 못자면 않돼 .어두운데서 눈뜨고 있으면 귀신 나오면 어떻게?
"귀신은 무슨? 귀신이 제일 싫어 하는게 닭우는 소린데
귀신이 나타나면 그걸 보고 닭이 귀신이다 꼬끼오~~~그러면 도망 안가고 배겨 귀신이?
"싫어 닭이 잠안자고 귀신 나오는거 지켜야 한다며?
난 무서워서 귀신 보면 울지도 못하고 죽고 말꺼야 닭띠도 안할꺼야"
"그럼 이제 개띠 하면 좋겠네 고모도 개띠거든?
그럼 나 개띠 할까? 고모도 개띠니까 나도 개띠 할까봐 할머니"
"좋아 까짓거 개띠 하면 되지 근대 고모는 여자야 남자야?"
"할머니는? 고모는 여자지 나는 남자고 그것도 몰라?"
"아니 그렇구나 여자 강아지는 약하니까 방안이나 집안에서 주인들이 맛있는거만 먹이고
어디 가면 이쁜 강아지 옷입혀 가지고 안고 다니고 그러잖어?
근대 집을 지킬려면 여자개가 지켜야돼? 용감한 남자 개가 지켜야돼?
"용감한 남자개"
"것봐 밤중에 부자집에 보물이랑 돈 많이 숨겨논걸 훔치려고 도둑들이 담을 훌쩍 넘어오면
개가 어떻게 해야되?
주인한테 도둑이 들어 왔으니 빨리 일어나세요 하고 멍멍멍 하고 짖어야 하지?
그럴땐 고모개가 짖어야 하나 준원이 처럼 남자개가 짖어야 하나?
"싫어! 밤되면 잠도 못자고 도둑오는거 지킬려면 나는 그런거 못한단 말이야 고모개 보고 하라그래 "
"아니 그렇지만 고모는 여자니까 작은집에 가봐도 그렇잖어 둘리나 릴리가 여자 개니까 방안에서 재롱부리고
준원이나 할머니가 놀러가면 폴작폴작 뛰어서 품속에 안겨서 잠만 자잖어 그리곤 비타민만 달라고 애교 부리고.. 그런데 작은집 건너편에 무슨개있어?
무서운 세파트가 혀를길게 내놓고 집지키느라고 핵핵 거리잖어?
우리 준원이는 남자니까 집지키는거 싫어도 해야되지 않을까?
"내가 집 못지킨다 그.랬.지. 할.머.니.?????'
거봐 준원아 너 이제 돼지띠 밖에 안남았는데 어쩔꺼야?
"내가 돼지띠 안한다고 그랬잖아 ?"
"그래도 다른띠는 다 싫다며?
네가 돼지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서 그래
할머니 얘기를 한번 들어 보고 싫으면 하지 말고 네 맘에 들면 돼지띠하면 어때?
"좋아! 할머니 ...돼지띠는 뭐가 좋아?"
"우선 돼지는 복이 많아서 돈이 많이 생기는거야
왜냐 하면 ...
동물들이 만약에 죽으면 불쌍하게 보일까 이쁘게 보일까?"
"불쌍하게 보여 이렇게 눈을 감고 고개가 툭 떨어져서"
"거봐!동물의 왕국봐도 죽은 동물은 다 불쌍하게 보였지?
근데 돼지는 죽은거 봤어 못봤어? "
"생각안나 안봤어"
"왜 생각안나???잘 생각해봐 시장안에 돼지 머리 삶은거 봤잖어?
사람들이 고사 지낼때 돼지 머리 삶은거 보면 돼지가 어떻게 하고 있어?
요렇게 실눈을 감고 입을 귀있는데 까지 길게 해서는 이쁘게 웃고있지?
생각나지?
" 돼지가 이쁘게 웃고 있으면 사람들이 돼지 코구멍에다가 돈을 둘둘 말아서 막 꽂아주면 돼지는 죽어서도 부자 되겠지? 그리고 또 사람들이 돼지 보고 돈도 주고
또 돼지 앞에 돈을 수북이 깔아놓고 막 절도 하고 그러지?
동물 죽은거 보고 사람들이 절하는거 너 못봤지?
어때? 돼지는 죽을때도 멋있게 웃으며서 귀에다가 코에다가 돈도 막 꽂아주지 절도해주지 ...
얼마나 좋아 안그래?"
"맞어! 그전에 할머니 따라 누구집에 갔을때 돼지보고 절하는거 생각났다"
"거봐! 할머니 말이 맞지?
그리고 돼지는 또 일도 안하고 그저 맨날 먹고 누워서 놀기만 하면 되거든
얼마나 좋아?살이 저절로 찌지? 그러니까
우선 돼지는 고기가 얼마나 맛있겠어? 우리가 두꺼비 집에가면 맨날 뭐먹어? 돼지고기 먹지?
또 고추장 발라서 매콤달콤하게 구워 놓으면 준원이가 얼마나 잘먹어?
또 거기다가 소는 고기는 맛있지만 코뚜레 꿰고 들에서 농사짖고 일만 죽도록 하는데
돼지는 가만히 누워서 일도 안하고 놀기만 하는데 얼마나 좋아?
그리고 소는 음메~하고 슬프게 우는데 돼지는 어떻게 울더라?
"할머니는 돼지가꿀꿀꿀하고 우는것도 몰라?"
"그렇구나 돼지가 꿀꿀꿀하고 울지?
꿀은 뭐야? 얼마나 달고 맛있어?
거봐 돼지는 우는 소리도 맛있게 들리지?
거기다가 돼지가 누워서 꿀꿀꿀 하고 배고프다고 울면 주인이 뭘 갖다 줄까?
"밥갖다 주지 할머니는"
"그래? 밥을주나 뭘주나 그걸 잘 몰르지?
그럼 ...이제 준원이가 돼지띠니까 돼지처럼 한번 울어봐 봐
그럼 할머니가 돼지밥으로 뭘주는가 한번보면 어때?
"꿀꿀꿀"
준원이가 방바닥에 엎드려 돼지 울음 소리를 내자
나는옳다구나 때는 이때다 하고
"그래 이쁜 돼지야 잠간만 기다려라 할머니가 밥줄께" 하고는
부엌으로 가서 꿀병을 가지고 나와 꿀 한숫가락을 준원이 입에 퍼 넣었다 .
"어때 맛있지?
"할머니 이건 돼지 밥이 아니고 꿀이잖아?"
"맞어! 꿀이지 그런데 네가 뭐라고 울었어? 꿀꿀꿀 했지?
돼지가 꿀달라고 꿀꿀꿀했으니까 당연히 꿀을 주지 안그래?
"할머니 나 꿀 더 먹고 싶다 꿀꿀꿀"
"오냐 꿀여기 있다 꿀꿀꿀 "
그래서 자꾸만 꿀을 먹게된 준원이를 보고 샘이난 유나가 자기도 꿀을 먹겠단다.
놀랜 준원이는" 나는 돼지띠니깐 꿀먹는거야 너는 토끼띠니까 깡충깡충 뛰기나 하란 말이야 " 하고 소리쳤다.
유나는 자기도 돼지띠라고 들어누워서 준원이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 할머니 유나도 이제 부턴 돼지띠야 꿀꿀꿀 꿀주세요"하고...
이젠 서로가 돼지띠를 하겠다고 싸우고 야단 법석이다
준원이 애미가 농담으로 자기도 돼지띠 하겠다니까
꿀을 나누어 먹게 될까봐 놀란 아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딧쳐 포기해야만 했다.
준원이는 자기가 돼지띠라서 언제던지 꿀을 먹을수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하며
절대로 자기는 다른띠로 바꾸지 않겠다고 맹세 맹세 하고야 말았다
아!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손주녀석때문에
해결사의 갚어치를 하늘 높이 휘날리며 회심의 미소를 짓게 되었다
에구 이 순둥이 순진이 들아 부디 이 할머니 한테는 속아 넘어 가더라도
다른 사람들 한테는 속아넘지 말거라.어리석다는 소리들을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