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원이와 스티커 2002년 6월
삼년고개, 까치와 구렁이 ,바리데기공주, 화랑관창,
에집트 신화에서 이태리 신화 성서말씀까지 온갖 픽션에 넌픽션에 ...
준원이의 이야기 타령에
그리고 이야기를 모두 듣고나선 삼년고개에 우리식구 모두 가서 굴르보자고
또 ,상원사에서 치는 종소리는 얼마나 먼곳에서도 들리는지 소리는 아름다운지?
그리고 머리가 부서진 까치는 누가 잘 묻어 주었는지 원주에도 가보고 싶다고,
현장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준원이가 학교에 다닌지 벌써 두어달
어느날 부터 준원이가 한장씩 받아오는 스티커에 며느리는 신명이 나 했고
그로부터 두 모자는 고개를 맞대고 어떻게 해야 한장이라도 더 스티커를 받아오나 연구에 궁리를 하는 모습에 옛날 우리 아이들 삼남매를 사립학교에 넣고 치마바람 날렸던게 생각이나 웃음이 났다
그래봤자 아무소용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며느리는 납득이 않되는 모양이다.
준원이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질서나 규칙을 잘 지키거나 인사를 잘하거나
어쨌던 착한 일을 하면 그리고 그런 현장이 선생님 눈에 띠면 스티커를 주신다는 것이다
[짐작컨데 스티커는 모든선생님들이 아이들 사기 높여 주려고 항상 휴대하고 계시듯하다]
학교 갈때마다 스티커에 목을멘 애미는 온갖 주문 온갖 코치를 다 한다
어느날은 준원이가하는 이야기에 우리는 배꼽빠져 죽는줄 알았다
자기네반 남자 친구 하나가 화장실에 갔는데 마침볼일보고 계신 선생님 등뒤에 대고
안녕하세요?? 하고 큰~소리로 인사를 했더니
볼일 끝낸 그 선생님이 인사 잘한다고 스티커한장을 주셨데나?
그소리를 들은 애미는 그만 낭패한 얼굴로
너는 그때 화장실에 안가고 뭐했냐고? 하면서
낼부터는 너도 꼭 화장실에서라도 선생님 만나면 작은소리로 하면 못들으실수가 있으니
큰소리로 인사 잘하라고 당부를 하는거였다
알았다고 염려 말라던 준원이는 며칠지나서 아래층에서 부터 5층까지
그 유명한 스티커 한장을 손에들고 개선장군처럼 소리소리 지르며 뛰어왔다
어머 어머 세상에나....우리 준원이가 진짜로 스티커 받았네?
신통방통 하기도 해라 우리 준원이!
며느리와 나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개선장군처럼 폼을내는 준원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오늘은 무슨착한 일을 해서 받았기에 그리 기분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아 !글쎄 ...우리 준원이역시....
예의 그 화장실에서 고학년 선생님을 만나서 커다랗게 인사를 잘 했더니그만 덜컥 스티커를 주셨데지 뭔가?
고맙기도 하셔라! 우리는 동시에 합창을 하고 말았다.
두 모자가 그렇게 기뻐 날뛰는걸 보니
스티커 주신분이 누군가 한번 찾아뵙고 인사라도 해야되지 않을까 하고 나는 딴걱정 까지 생기는 거였다.
이렇게 하여 준원이의 스티커 벌어온 이야기를 e mail로 전해들은 준원이 고모는 밤새 잠안자고 지 나름대로 스티커 획득 전략을 짰노라고 득달같이 메일을보내왔다.
그 전략이라는게 대략 뭐 이딴거 였다.
준원이가 어쩌다 한장씩 받아오는 스티커로는 어느 천년에 일등하겠냐고
내일부터 엄마나 언니가 집안에서 할일없 이 티뷔나 보지말고 준원이랑 같이 등교해서
쉬는시간 종이치기전에 화장실에 잠입해 가지고 있다가 볼일보러 들어오는 선생님들께 합동으로 인사를 올리면 그 정성이 가상하다고 한번에 석장씩 무더기로 받을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하루는 남자 화장실
하루는 여자 화장실,
그리고 간김에 화장실 청소 까지 해주고 ..
그러면 더블로 받을수 있으니까 하루에 여섯장에다가
신발장에 벗어논 선생님들 신발을 품에 앉고 퇴근때 까지 기다려서 덮혀놓으면
가상점수로 또 몇장 이러면 하루에 열장씩만 쳐도 열흘이면 100장에다 한달이면?.....
자세한 계산까지 해서 잘해보시란다.
아무리 스티커가 좋기로서니 딸이보낸 전략대로 했다가는 머지않아 학교신문에
이상한가족 삼총사 라고 대서특필 될게 뻔하니그럴수도 없고
매일같이 열을 올리는 스티커 때문에 유나도 물이 들었는지 하루는 나를보고" 니밍 뭐시에 "가자고 조르는거였다
그것도 발음이나 제대로면 몰라 무슨 소린지 몰라 몇번씩 되묻는 내게 유나는
" 니밍아물레 "하더니 막 우는거였다
아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야 면장을 하던지 하지?
묻고묻고 또 묻고 해도 못알아 들으니 답답한지 유나는 나를 잡아 끌고
저기 잠깐만 가자고 하더니 통곡을 한다
그리하여 국민은행 앞까지 가서 유나가 가르키는곳을 보고는 웃겨 서 배꼽 빠지는줄 알았다.
아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가 미친사람인줄 알았을꺼다
유나가 말하던 그단어가 바로 바로 리빙 아울렛 이었다 .
세상에!
똑똑이 우리 유나는 리빙아울렛에서 파는 스티커를 눈여겨 봐둔 모양인지
하트모양
세모모양
트리모양
온갖 금박 은박 색색가지 스티커가 빼곡이 붙어있는 종이장을 사달라는거였다
사 주고 말고 아니 유나는 학교도 가기전에 벌써 스티커의 위대함을 깨달았니?
나는 한꺼번에 원도한도 없이 열장을 사가지고 애미도 주고 준원이도 주고 유나도 주고 스티커로 한인심 크게 썼다
준원아 이제부터 착한 우리 준원이 할머니가 스티커 한보따리 사다줄께 학교에서 스티커 받을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했더니 할머니가 돈주고 사다주는건 아무소용이 없다고 하면서도 다섯장은 제꺼래나?..
그렇게 해서 갑자기 수백개가 생긴 스티커를 주채못한 유나는
문짝이며 유리창이며 화장대 장농 할것없이 떼어 지지도 않는 스티커를 무차별 도배를 하는거였다
그리고도 생각나면 내 손등에 내 얼굴에 착한일 했다고 제맘대로 붙이고
그걸 못부치게 하면 갑자기 자기가 선생님 이라고 하면서 나보고 손들고 구석에 가서 벌서야 한다고 생떼를 써댄다
그놈에 스티커 벌기도 어렵고 처치하기도 무척 어렵네
어쨌건 우리식구는 니밍아물레...아니 리빙아울렛 때문에 스티커 한번 원없이 만져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