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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Chicago

15년만의 해후 카르멘 메타 선생님의 초대



2024.12.30. 월요일.

15 년 만에 시카고에서
다시 만나 뵙게  된
카르멘 메타 선생님과의 상봉은
그저 꿈 만 같았다.

올해 93세 되시는 메타 선생님은 좀 야윈 것 말고는 정정하셨고
특유의 인자하심과 사랑 가득한 성품은 방문한 우리 식구 모두가 감동받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2009년 뉴욕에서 방문하여 극진한 환대를 받은 것이  가슴 한가운데 남아있어 선생님의 안위가 늘 궁금했었는데
막내따님이 거주하는 시카고로 이주하신 것이 십 년도 훨씬 전이라
연락처가 바뀐 후로 연락도 못하다가
이번 연말 시카고에서 가족과 함께하려고 온 딸이 선생님의 부군 되시는 자린메타 지휘자님께 연락하여 카르멘 선생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12월 30일
오후 2시에 집으로 방문해도 좋다는 초대를 받았다.

샴버그의 우리 집에서
다운타운의 선생님댁 까지는 1시간의 거리여서
줄리안 모자와 나,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손녀 유리와 동행했다.

선생님댁은 다운타운의
최 고층 아파트에
입주하고 계셔서
현관에서부터 대기하고
경비원이 선생님댁과
직접 통화 후 허락이 떨어진 후에서야 현관을
통과할 수 있었다.

1층 입구서부터 손님접견용
널찍하고 웅장한 응접실엔
아름답게 꾸민 크리스마스트리장식과
화려하기 그지없는 크리스털
샨데리아가  반짝대고 있었고

1호부터  터널처럼
긴 복도에는 엘리베이터가
줄지어 있었고
9호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당도하니 바로
선생님댁 현관이었다.

곧이어 현관문이 열리자
카르멘 메타 선생님과
부군 되시는
전 뉴욕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셨던
자린 메타 님과
큰 따님께서
어찌나 반갑게 맞아 주시는지
반갑다고 한 사람 한 사람
허그하며 등 두드리는데
10분은 허비한 것 같다.

우리 외투를 따님께서
받아 걸고
응접실로 안내되었고
우리 식구들을 위해
직접 구운 애플파이와
따뜻한 홍차를 들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십여 년간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줄리안이 아기 때부터
레슨이 있을 때는 그랜드 피아노위에 눕혀놓고 레슨을 받았었고
기어 다니고
아장아장 걸을 때는
응접실 돌아다니며
저지레도
많이 했었다며
열일곱 미소년으로
훌쩍 자란 줄리안을 보고
너무 잘 자라 주었다며
계속 보듬고 안아 주셨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우리 연준이가
시카고 루스벨트 음대
장학생으로 입학한 후
노스웨스턴 음악대학 교수로 계시던 메타선생님의
애제자로 3년간 사사받았고
7년간의 밀라노 콘서바토리오
쥬세뻬 베르디를 졸업하고
다시 뉴욕의 메네스 음대에서
장학생으로  전문 연주자과정 때  뉴욕에 거주하시던
선생님과 다시 만나
사제의 정을 나누던
잊을 수 없는 분이
메타 선생님이셨다.

메타 선생님과는 사제간 이라기보다 모녀처럼
끈끈한 정을 이어 오신 분이라  건강하신 모습을 뵈오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 닦기에 바빴다.

2시간 가까이 이야기 꽃을 피우며
모처럼 왔으니 연준이의 노래도 듣고 싶다 하셨고 특별히 손녀 유리가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수업 중이고  8군데 음대와 콘서바토리에서  1차 합격증을 받은 상태라는 걸 들으시고는
고맙게도 유리의
노래도 한번 들어주시겠다고 해서
고모의 피아노 반주에 노래 1곡을 들으시더니 계속 굿굿 굿보이스라고
칭찬하시더니 1곡을 더 연주해 보라고 하시면서 계속 노래가 아름답다고 칭찬하시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책장에서 악보하나를 꺼내시더니

당신께서 10년 전에 레슨을 그만두셨는데 오늘 유리를 만나 노래하는 걸 들으시니 마지막으로 레슨을 해 주고 싶으시다며
보청기를 빼시고 피아노 앞에 앉으셨다.

유리가 처음으로 접하는
독일가곡 중 하나를 가지고
30 여분동안 레슨을 해 주시는데
유리는 30분간 노래 부르고
나는 30분간 감격의 눈물 흘리느라 티셔츠 앞자락이
눈물로 적셔진 감동의 하루였다.

세계최고의 전설의 지휘자
주빈 메타의 첫 부인이셨고..

세계최고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인
자린 메타의  부인이시며..
세계가 인정하는 음악가가문
메타 패밀리의 환대에 몸 둘 바를 모르는 감동의 하루는 오직
나의 자랑스러운 딸
서연준이 있었기에
가능한 만남이었다.

그 엄격하고도 기세 넘치는
세계 최고의 지성인이며
음악인인 자린 메타님도
어찌나 다정다감하신 지
귀가 어둡고 건강이 좋지 않은 카르멘 선생님대신
몇 번이나 딸에게 전화하여 자상하게 약속시간 잡은 것도
그렇고
만나 뵐 때도
또 작별할 때도
손수 현관 앞까지 나오셔서
한 사람 한 사람 잘 가라고
손 잡아주시며
엘리베이터가 닫힐 때까지
환 하게 웃으시며
손 흔들고 계시던
다정한 노 부부의 모습이
콧날을 시큰하게 한다.

카르멘 메타 선생님과
자린 메타님과
메타 패밀리에게
영원한 영광 있으시길
기원드리며
감사를 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