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9일
스컹크가 나타났다~~~
5월 10일 야행성 동물인 스컹크가
환한 대낮에 앞마당에 어슬렁 거리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중 강아지 만한 몸체에 흰 무늬가 박힌 명주실 같은 검은색 털이 온몸을 감싸고 땅에 끌리도록 풍성하다 못해 탐스럽기까지 하다.
오죽하면 분비선을 잘라 낸 스컹크를
애완동물로 키우기까지 한다는데
집에다 스컹크가 굴을 파면 건축물에 끼치는 해악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퇴근한 아들에게 스컹크가 나타났다고 하니 혹시라도 우리 집 어딘가에 굴을 팠을 수가 있으니 잘 살펴보란다.
이튿날 아침 집 한바퀴 돌며 앞마당 뒷마당을 살펴보노라니 현관옆 화단에 못 보던 흙이 10 여 리터쯤 쌓이고 현관밑으로 지름 10센티가 넘는 구멍이 뚫린 걸 발견했다.
스컹크가 현관 디딤돌 밑에 굴을 파고 사는 게 분명한 것 같아 잔돌멩이들로 구멍을 메우고 흙을 덮고 단단히 밟아 두었다.
이튿날 아침 다시 집을 돌아보니 이번에는 현관 앞 화단에 뚫어놓은 구멍 하나..
기존의 길이 막히자 새 통로를 만든 듯
안 되겠다 싶어 무거운 화단석을 주워다 입구를 막고 주변을 뚫지 못하게 화단석을 깔고 그 위에 혼자서 겨우 들수있는 무거운 통나무를 고정시켜 놓았다. .
이번에야 말로 더 이상은 흙을 파내지 못하리라 여겼는데 아침이면 여지없이 새로운 땅굴이 컴컴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에 기가 찬다.
이렇게 스컹크와의 싸움이 18일간 계속되었고 그동안 스컹크방제에 특효하다는 맵디매운 케이엔페퍼 계핏가루 유성겨자 등등 화단에 뿌린 돈도 만만치 않다.
스컹크를 꼭 집에서 내쫓아야 하는 이유는 집안에 굴을 파면서 전선을 합선시키기도 하고 건축물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데다가 광견병등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에 사람에게 아주 해로운 유해 동물이라고 한다.
3주 동안 뚫고 막고 하는 스컹크와의 싸움에서 우리가 졌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고 속수무책이란 바로 이런 상황에 쓰는 말인 듯 ..
3주동안 망서림끝에
드디어 아들이 결정을 내리고
유해동물을 없애주는 단체에 연락했더니오늘 오후 드디어 직원이 출장을 나왔다.
화단 두군데 둘러보고
스컹크가 파놓은 땅굴 앞에 철제 케이지를 설치해 준것 만으로
거금 175불이 청구되었다.
설치기사님의 말을 들으니 어떤 집은 13마리의 스컹크가 살고 있어서 모두 방제되었다며 어젯밤새 땅 파느라 힘들어 낮에는 자고 있을 거라며 혹시 몰라 새끼를 낳았을 수도 있으니 케이지에 스컹크가 갇히면 바로 연락 주면 가져가 주겠다고 하고 떠났다.
제발 우리 집에 굴을 판 스컹크가 새끼를 낳지 않은 홀몸이기를 바라며 죽기 살기로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스컹크에게 이래도 되는 건지..
스컹크와의 싸움에 자꾸만 머릿속이 복잡 미묘해지는 5월의 막바지이다.
추)=30 일 아침 집한바퀴 돌아보니
또 파놨네 또 파놨어 미친다 미쳐
내가 스컹크땜에 제명에 못살겠다..
5월31일 오전 8시
집 한바퀴 돌아보다가 케이지속에
갖힌 스컹크를 발견하고 동영상을 찍는데 나랑 눈이 딱 마주쳤다.
갑자기 그 겁에 질린 눈을보니
불쌍한 생각에 전류가 흐르듯
심장이 찌르르 아파온다.
그러게 왜 그렇게 현관밑을 돌아가며 흙더미를 파헤쳤는지 ..
죽은듯이 숨어 지냈으면 이런일은 없었으련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스컹크가 너무 불쌍해서 가슴 아프다.
에니멀 트레커에게 케이지속에 스컹크가 들어있다고 전화를 했더니
스컹크를 치워주는 댓가로 75불을 다시 입금해야 한단다.
오후4시쯤 와서 비닐 팩속에 스컹크가 들어있는 케이지를 담고 또 다른 케이지를 고정시켜 놓고갔다.
이제 더 이상 스컹크와의 싸움이 마지막이길 기원하며..
수거한 스컹크는 우리집과
멀리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준다면 안전한곳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수명이 다 할때까지 잘 살아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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