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7 일.
봄이 되고 날씨가 풀리니까 정원의
잔디가 하루가 다르게 웃자라기 시작한다.
지난 늦가을 잔디 깎는 일이 멈춘 후
봄이 왔다고 처음으로 잔디 깎는 젊은이가 요란한 소리로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있다.
언제나 지저분한 낙엽을 바람으로 날리는 잔디밭 외곽 청소는 수건을 깊게 두른 뚱뚱한 여성이어서 모자가 한 팀 인가 생각했는데 오늘 가까이서 보니 모자가 아니라 부부인 것 같았다.
웬일인지 오늘은 뒷설거지가 아닌 잔디 깎는 기계에 올라타고 능숙하게도
운전을 잘하네
겨울 동안 잔디 깎는 실습을 한 것인가?
안마당과 도로에 면한 드넓은 잔디밭을 부부가 나누어 순식간에 다듬어놓고 길 건너 앞집 옆집 할 것 없이 우리 동네 잔디는 도 맡아 깎아주는 것 같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두 부부가 큰 작업차를 몰고 동네마다 다니며 잔디 깎기를 하는데 일주일 내내 작업이
쉴 틈 없이 채워져 있단다.
체격도 좋고 친절한 데다 깔끔한 뒷 처리에 더구나 잘 생기기까지 한
성실하고 멋진 청년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잔디 깎은 마당 한편에는 미쳐 치우지 못한 강풍에 쓰러진 나무..
저걸 어쩌나 싶어 날씨도 포근하겠다
정리 한번 해 보려고 일을 시작했다.
우선 앉아서 하는 일은 불가능한 내 몸상태.. 플라스틱 궤짝을 찾아내서
깔고 앉아 반나절 비지땀을 흘린 결과 나무밑에 쌓여있던 부러진 나뭇가지와 잔 가지들을 말끔히 정리하고 있는데 때 마침 다른 날 보다 일찍 퇴근한 아들
소리치며 달려온다.
쉬시라고 하는데 또 사고 치고 있다며 못 말리는 엄니라고 야단이다.
아니.. 삭아빠진 나뭇가지 한 군데 모으는 게 무슨 큰일이냐고
마당이 얼마나 깔끔해졌냐고 했더니
다음 주에 잔디 깎는 사람들이 다 실어 가기로 했는데 괜히 사서 고생한다며
제발 덕분 TV나 보고 편히 쉬래나?
그래도 잔가지들 키 맞춰 꺾어
노끈으로 묶어놓고 보니 겨울에 화이어플레이스 불쏘시개 감으로
안성맞춤이 구만..
오래간만에 밥값 한번 해 보려는데
효자 아들 아니랠까봐
괜히 펄쩍 뛰고 야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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