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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살고있는 델라웨어 이야기

내 주제에 hol-in-won이 웬말?

2024.4.2일

거울의 집을 나와
또 한 군데 들려야 할 곳이 있다며
필라델피아의 실내 골프장이
9홀로 운영되어
가족들이 게임하기 좋아
즐겨 찾는 곳이라고
앤디가  밤새 고심해서
인터넷을 통해 재미있는 곳을
예약해 놓았다고 빗 길임에도 발걸음을 재촉해 쌌는다.

나야말로 골프 라면
낮 놓고 골프의 ㄱ자도
모르는구먼  무슨 놈의 골프냐고 구시렁&투덜대며
가랑비를 맞아가며
1블록 정도를 걸었더니
눈앞에 엄청 큰 극장같이 생긴
건물 출입문을 호기롭게 연 앤디

앤디 曰
여기가 바로 실내 골프장 이라네

실내 골프장이라면
그물 같은 장막 같은 걸
걸어두고 연습타를
날리는 곳으로 상상했는데..
엄청 넓은 실내는
입구부터 카운터 바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칵테일을 즐기고  있어
여기가 진짜로
실내 골프장이 맞긴 한가?
궁금했다.

입장한 우리 식구 4명은
우선 락커룸에  옷을
맡겨야 한다는데
나는 골프를 친다는 생각은
꿈에도 생각 못한 사람이니
니들 셋이서 게임하고
나는 그냥 곁다리로
따라다니며 구경이나
한다고 했지만..

무조건 4명의 게임비를
지불했다며
기어코 골프채 4 개를 받고
각자마다 번호 인식이
탑재된 골프공까지 받아
본의 아니게 난생처음
골프라는 걸...
골프채라고 불리우는 걸
만져 본 날이었다.

장난게임 하기 십상이라
부담없이 휘두르는 골프채..

5번째 홀까지는
꼴등을 하는 건 당연지사였고
홀을 돌다 보니
조금씩 힘 조절이 필요하단걸
느끼게 되고
드디어  6번째 홀에서
세상에나  
내가 친 공이 한바퀴를 돌아
홀 안으로 쏙 들어가는 거였다.

우와 엄마가 홀 인 원을 했다..
라고 함성에 박수에
난리난리..

덕분에 꼴찌를 못 면하던
홀인원으로 +60점을 가산받아
홀인원 두 번 한
우리 집 골프신동?
줄리안에 이어
2등으로 게임이 끝났다.

딸과 앤디는 이때다 싶은지
80살의 골프 신동 등장했다며
나를 치켜세우며 우리 동네
미들타운은
400 여 가구가 거주하는
대 단지라서 주민들을 위한
18 홀의 골프장이 걸어서
채 10분이 안 되는 곳에 있으니
하루종일 집에만 있지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비용 대 준다며 골프레슨
받으라며 생 난리를 쳐댄다.

그런다고 내가 여기 계속
붙잡혀 있을 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두 내외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엄마 골프레슨 가야지..하며
지금도 심심할때마다
꼬셔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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