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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Chicago

어마무시 사부인의 통 큰 크리스마스 선물...

2023.12.21.
사부인이 보내주신 크리스마스 선물

기름기 발라낸 튼실한
찜갈비 1박스
꺼내기 바쁘게 뒷걸음질로
도망가는 랍스터 10 마리
서로 들러붙어 떼어 내기도 힘든
활 전복 12마리
작은 수박만큼이나 큰 한국산
상감마마배 1 상자.
싱싱한 시트러스 1 상자
쌀 2포대를 차에 싣고 오셨네

크리스마스에 갈비찜 해서
손녀들과  드시라고 바리바리
싸 들고 오시고는
일거리만 자꾸 드려서
죄송하다시며 선물 보따리 건네주시며 계속 계속 미안하다고 하신다.

나야말로 하는 일 없이 하루종일 넷플릭스나 보고 있는데
손녀들 좋아하는 음식 만들 재료만 있다면
심심소일하기 딱 좋은데
오히려 거금 들여 사 오신 선물 놓고 가시면서 미안해하시는 사부인 볼 면목이 없다.

선물이 너무 많아 냉장고도 초만원이라  부피 큰 랍스터는
신선할수록 더 맛있으니
우선 3마리를 스팀으로 15분 찌고 5분 휴지 시켜 얼음물에 담갔다가 살을 발라내니
어찌나 쫄깃쫄깃하고 단 맛이 나는지 머릿속으로는
10 마리도 한자리에서 다 먹을 것 같았는데 그렇게 맛있는데도 정작 2마리 먹고 나니
내 위장은 랍스터로 가득 찼다며 더 이상은 무리니 제발 스톱
들여보내지 말란다

12 마리의 한국산 전복은 깨끗이 닦아 반은 전복죽을 끓이고
6마리는 일단 냉동실보관.

찜 갈비는 크리스마스날
아사도 구이를 하기로 하고
9토막은 포를 떠서 불갈비를 만들었더니 손녀유리가
로메인에 쌈을 싸서 어찌나 잘 먹는지.

지금껏 외손녀들 뒷바라지 16년
손녀들 식성에 딱 맞는 것만 골라오시는 사부인의 정확한 눈썰미도 예사롭지 않으시다.

직장일에 얷메여 손녀들을 자주 들여다볼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하시며
일주일이 멀다 하고 바리바리 사 보내시는 선물 보따리를 받을 때마다
죄송스럽고 미안스럽고
고맙고 감사하기 짝이 없다.

며늘아이도 매일같이 화상통화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지만
의연하고 씩씩하게 제 몫을 다하는 손녀들이 너무나 대견스럽고 곁어있어주지 못하는 며늘아이의 안타까움이 얼마나 클지 바라보기만 해도 애처롭고 애잔한 생각에 가슴이 쓰려온다.

며칠  남지 않은 12월도 막바지..

70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직장 생활하시는 사부인께서 늘 건강하시고
2024년 새해에는 둘째네 가족이 한데 모여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Adieu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