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6일
우리 집 청설모와 참새들
비둘기와 검은 눈 방울새 들
모두모두 복 터졌네~
우리 사부인께서 청설모와 새들의 1년 동안 먹고도 남을 먹이를 보내주셨다.
지난봄에도 자루가 찢어져서 판매가 불가능한 쌀을 보내주셨는데 이번에 귀국하니 새 모이 가 떨어지기 일보직전.. 혹시 라도 파손된 상품이나 곰팡이가 비치는 쌀 있으면 버리지 마시고 우리 새 먹을 양식으로 주시라고 부탁드렸더니..
세상에나 ~
열 포대 가까운 새 먹이를 보관하셨다가 보내주셨다.
쌀 포대마다 귀퉁이를 여기저기 쥐들이 쏠아서
쌀알갱이들이 졸졸 빠져나오는..
그래서 똑바로 눕히거나 새워 놓지 못하는 상품가치는 고사하고 버려
지는 쌀 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처음 알았네.
한국도 경기미 20킬로 72800원
쌀값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이곳 미국도 한국 보담은 값이 싸지만
밥이 주식인 우리는 파스타다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도 자주 먹건만 10킬로짜리 쌀을 개봉하면 며칠이면 떨어진다.
이 귀하디 귀한 한국에서 공수해 온 쌀들이 쥐들의 공격으로 판매불가능한 상품이 되어버리니 그 손해가 얼마나 클까?
장사라고 다 남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 먹이 전용으로 나오는 것도 40파운드에 거의 $30 정도 한국돈으로 40000 원..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비용이구만
새들에게 먹이를 주다 보면 떼 지어 날아다니며 재롱을 피우는 모습이 예뻐서 하루에 대여섯 번씩 한 번에
두 컵씩 주다 보면 어느새
쌀 8컵~10컵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그러고 보니 우리 식구는 하루에
쌀 5인분이면 충분한데 객식구인 새들과 청설모가 우리보다 두 배나 양식을 죽여내고 있네...
안 줄 수 없는 것이 먹이 달라고 아침 7시면 정원 나뭇가지에 솔방울처럼 매달려 있다가 사람 그림자만 보이면 데크에
떼를 지어 날아들기를 수백 번..
비둘기는 키 큰 나뭇가지 위에 수십 마리가 먹이 던져 주기를 기다리고
먹이에 제일 민감한 청설모가 1등으로 달려와 인기척을 살핀다.
손녀들 샌드위치 싸고 남은
앞뒤쪽의 두꺼운 빵조각은 깍둑 썰고
먹다 남은 파스타 시들은 사과 망고
과일들도 깍둑 썰어 내어 놓으면 청설모 다섯 마리가 춤을 추며 달려와 순식간에 먹어 없앤다.
먹을 것 찾아보기 힘든 이 추운 겨울
떼 지어 찾아와 먹을 것 달라고 유리창 밖에서 날갯짓하는.. 어느 때는 유리창에 달려들어 헤딩까지 하는 새들이 왜 그렇게 예쁘고 귀엽고 불쌍하고 안타까운지..
이제 새 먹이 일 년 먹고도 남을 만큼 많으니까 넉넉하게 주라는 아들의 말이 너무 고맙다.
그러고 보니 쥐들이 쏠아놓은 덕분에 100K가 넘는 어마어마한 새 모이가 생겼으니 우리 집 참새들과 청설모들이
부지런히 봉투에 여기저기 구멍 뚫기 선수 서생원들 덕분에
엄청 호강하게 생겼네.
사부인 덕분에
한낮 미물인 새들과 청설모가
이 추운 겨울 양식걱정 않고
배부르게 잘 지내게 되어
감사 감사 드립니다..
새들이 미물 들이긴 하지만..
낱 알 하나 쪼아 먹을 때마다
양식을 허락하신 사부인 복 받으시라고 기도 할 것 같습니다.
사부인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
'그룹명 > Chicag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래랑 밭미나리 돋아난 앞뜰 (2) | 2024.04.24 |
---|---|
어마무시 사부인의 통 큰 크리스마스 선물... (2) | 2023.12.31 |
사부인께서 보내주신 선물보따리 (5) | 2023.12.31 |
스파르탄과 머스탱의 격돌.. (0) | 2023.12.18 |
Lutheran Church of Master First Sunday 크리스마스 칸타타 (0) | 2023.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