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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Chicago

사부인께서 보내주신 선물보따리

2023.12.16일

사부인께서 보내주신
사랑 깃든 선물보따리

시카고에 도착 후 아직도 만나 뵙지 못한 사부인 께서 퇴근하는 둘째 편에 선물을 보내셨다.

꼬리찜이나 꼬리곰탕에 안성맞춤인 탱글탱글 육질이 살아있는 소 꼬리는
꼬리곰탕으로 끓였더니 저녁이면 뜨끈하고 진한 국물이 맛있다며
두 손녀가 엄지를 치켜들고
맛있어요~ 를 연발한다..

유리와 정민이가 좋아한다고
보내주신 향기롭고 달콤한
시트러스도 한 박스 보내주셨다..
한국의 귤과 달리 나뭇가지와
청청한 푸른 잎이 달려있어 보기만 해도 싱싱함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산 시트러스는
당도 또한 높아 매력적인 과일이라
매일 도시락에 2개씩 넣어가곤 한다

사부인 덕분에 생전 처음 접하게 된 몸에 좋은 오리알은 계란말이 하려고 깨트려보니 계란보다 큰 것은 둘째치고 노른자가 어찌나 또록또록하고 예쁜지..

생선킬러인 유리와 정민이가  좋아하는 10 마리의 조기는 그 바쁘신 와중에 비늘 긁고 배도 갈라 깔끔히 손질하시고
간도 딱 맞게 소금 뿌려 보내셨네..

아들에게 쌀 다 떨어졌다고 사 오라고 했더니 사부인께서 쌀도 챙겨주시고
이렇게 한 달이면 몇 번씩 손녀들 간식이며 부식거리를 떨어지기 바쁘게 보따리 보따리 사 보내신다.

시카고 H마트에 근무하던 며늘아이가 뉴저지 본사로 근무지를 옮긴 지 2년이 되어가고 두 손녀를
지근거리에서 십여 년 돌봐 주시고
다 키워주셨는데 지금은 엄마 없이 생활하는 손녀들이 얼마나 안쓰러우실까..

지금은 사부인께서도 직장에서 중책을 맡고 계시니 손녀들 보러 오실 시간이 안되시니 시시때때로 일용품에 먹거리에 바리바리 사서 퇴근하는 아들 편에 보내주신다.

사부인이 정말 대단하신 것은
환갑진갑 다 지난 연세에
영어며 스페인어 할 것 없이 3개 국어에 능통하신 것이다

20대부터 미군 PX에서 근무하셨고
30대 젊은 나이에 파라과이 이민생활로 터득하신 스페니쉬가 지금 근무하시는 회사의 멕시칸직원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상담사 이기도 하고 회사의 매장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근무하시느라 잠시도 쉬는 시간을
낼 수가 없으시단다.

나야말로 평생 돈 한 푼 벌어본 적 없고  수십 년째 드나드는 미국땅이지만 영어라면 YES , NO, 도  제때에 대답 못하는 팔푼이가 되어버렸고
요즘은 한국말도 바로바로 대답 못하고 한참씩 뜸 들여야 나오는 걸 보면 3개 국어에 능통한 사부인의 뛰어난 재능에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그래도 음식 만들기가 취미인지라 보내주시는 식재료 손녀들 입에 맞게
만들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할 수밖에..

사부인...
외손녀들을 생각해서 쉬는 시간 틈틈이 준비하여 보내주신 귀한 선물
한 개 한알 허비하지 않고
유리정민이 입맛에 맞게 만들어
잘 먹이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늘 건강 조심하시고
주님의 은총 속에  언제나 축복
가득한 나날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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