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7일
어느덧 12월이다.
12월이면 한 해의 마지막을
되돌아보고 마무리하는 달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는 크리스마스가
있기에 더욱 설레는 뜻깊은 달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벌써 10여 년째..
아이들이 살고 있는 미국땅을 오고 가며 일 년이면 반 이상을 삼 남매들 곁에서 머물게 되니
본의 아니게 아이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칠 때가 많다.
효성 깊은 샴버그의 둘째 내외는 엄마가 머무는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는 게 층계를 오르내려야 하는 거실의 TV를 내 방으로 옮겨 놓아 손녀들의 귀가 후 휴식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
여간 미안한 게 아니었다.
그러다 어느 날 11학년인 유리친구 4명이 영화를 같이 보기로 했다며 각자 먹을 간식들을 한 보따리씩 안고 놀러 왔는데
거실에 놓인 컴퓨터로 영화를 보면서 하하 호호 웃고 있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안쓰럽고 미안하던지..
할머니라고 애들한테 도움을 주는 게 아니고 이거야 말로
민폐다 민폐.. 싶은 게
이번에 시카고에 도착하고도
3주일이 지나서야 네이퍼빌의 큰 집에 들러 며늘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TV를 할머니에게 양보하고도 불평한마디 없이 언제나 착한 손녀들이라 마음 한편에 늘 미안함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큰며느리 베로니카 선뜻한다는 말
"어머니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제가 유리랑 정민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TV하나 사 보낼게요" 한다.
TV가 한 두 푼이 아닌데..
사는 게 바빠 제 몸 하나도 제대로
건사 못해 퉁퉁 부운 다리로 하루종일 서서 손님을 응대하며 돈 버느라 생으로 고생하고 있는 판에
너도 그런 소리 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애들 TV 하나 사 줄 돈은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라 뭐든지 평소 때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며 이참에 유리랑 정민이에게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로
큰엄마 노릇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어요 하더니
기어코 일을 저질러
며느리가 주문한 TV가 12월 5일 샴버그 둘째 집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오늘 받았다.
두 명의 코스트코 직원이
끙끙대며 들고 온..
오전 10시쯤 배달된 TV는
세상에나~~
거실 벽면을 가득 채우며
압도적 위용을 자랑하는
75인치 초 대형 LG TV였다.
12월 6일 오후 시간을 낸 큰아들이
동생집에 75인치 TV를 올려놓을 거치대가 없다는 걸 알고
조카딸들을 위해 이동이 자유로운 거치대까지 준비해 와서 한 시간 넘게 조립해 때 마침 퇴근한 둘째와 합심해 거치대에 TV를 고정시키니
웅장하고 멋진 화면은 영화관을 방불케 하니 두 손녀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큰아빠에게 연신
땡큐 땡큐 고맙습니다 를
연발한다..
이민 온 지 17년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힘들고 고된 삶이었지만 지금까지 꿋꿋이 버텨내 준
큰아들 내외
통 큰 선물도 서슴지 않고 쾌척하는
며느리의 선한 마음씨에 나는 그저 감동의 눈물만 흘릴 뿐이다.
큰 아들 결혼한 지 30여 년
이민 오기 전 14년을 한솥밥을 먹으면서 단 한 번도 시부모 말에
아니요 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는 며늘아이
지금도 갖 시집온 그때처럼
시어미 말이라면 언제나
" 예 어머니"밖에 모르는
세상에 첫째가는 착한 며느리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두 며느리 자랑을 입에 달고 살 수 있으니 두 며느리야 말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며 축복이지 싶다..
천사 같은 준원어미야 고맙다.
네 아름다운 선행에 너희 가정에 하느님의 크신 축복과 은총의 보답이 내리시기를 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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