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06
여러분 안녕하세요?
200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가정에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항상 가득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소서.
네... 여러분 너무나 반갑습니다.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어도 늘 변함이 없는 것은 언제나 마음 푸근한 고향 같은 금호동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남땅도 못 간 채 금호동 지기로 벌써 38년이 되어 버렸네요.
새해 첫날은...
그토록 소망하던 금호동 천주교회의 교중미사 참석으로
2006년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을
만약 하느님께서 굽어 보신다면.... 어여삐 여기시고 제 마음속에 소망하는 모든 소원을 허락하시리란 일념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저희에게 베풀어 주시는 사랑에는 대가가 없건만..
얄팍하고 이기적인 생각만 앞서는 저는 언제나 계산과 타산이 앞서는 *순날신자*가 아닌가 스스로 자문해 봅니다.
*강도=순 날강도 *도둑놈=순 날도둑놈 뭐 그런 종류에 버금가는 셈이죠.^^*
네... 그래도 손주, 손녀, 며느리와 함께한 미사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오랜만에 소식도 없이 ,
별안간
갑자기
쨘!!! 하고 나타난 저를
우리 성가대 식구들 너무너무 반가워했습니다.
하기사 뭐...
놀랍도록 불어난 제 몸매와 하얗게 바랜 머리 하며...
선풍기 아줌마를 능가하고도 남는 제 얼굴을 보고 는 모두들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고요
어쨌거나.... 모두들 만나 볼 수 있어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제가 귀국 짐 보따리를 싸면서 굳게 굳게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공수표가 아닌... 뭔가 한칼 보여주자 하고요
시카고의 둘째 아들 며느리의 지극한 효도를 있는 대로 받다 보니까
나도 몰래 사정없이 불어나 버린 볼품없는 몸매를
호리낭창한 수양버들 가지는 아니더라도
미루나무 가지 정도는 맹그러야 하지 않겠나 하고
시카고에서부터 저는 작심 작심 하면서 제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도 감량 못하면 나는 사람도 아니여... 하면서
제발 이번 만은 작심 삼일 되지 않기를 수도 없이 기도 했었죠.
네... 그리하여 제가 도착하더라도 이것저것 번거롭게 상 차리지 말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꽁치 세 마리만 구워 놓으라고
큰 며느리에게 그토록 부탁 and 애원했건만...
우리 며느리 진짜 이상합니다.
정작 제 생일날 에는 그토록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제가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는 귀국하는 날은...
언제나 환갑잔치 상차림을 한다니깐요 글쎄
저를 계속 뚱땡이로 붙잡아 놀 심산이 아니고서는 나원 참...
이해가 한참이나 안됩니다.
고집쟁이^^
이번에도 역시... 전화로 또 메일로 당부 당부 했었죠
하지만...
혹시나??? 했더니만..
역시나!!!! 였습니다.
희희희... ^^*
5층 꼭대기까지 이민 가방 4개에다 핸드 케리어 두 개.. 그리고 배낭 두 개를 저희 가족 전속 기사님께서 힘겹게 올려 주셨는데...저녁상이라고 차린 것을 보니 스므명이 파티를 차리고도 남게 차려놨지 뭡니까?
일케도 손발이 안 맞아 서야...
어찌 제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차려놓은 저녁이니 드시고 가라고 아무리 붙잡아도...
기사님 역시 다이어트 중이신지 다른데 또 가봐야 한다고 남의 성의도 무시한 체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기름이 자르르한 코다리 북어찜에 새콤달콤 해파리냉채...
우리 손주 녀석이 좋아하는 연어 버터구이 노르스름한 계란물을 뒤집어쓴 채 얌전하게 부친 새송이 버섯 전..
또록또록 한 흡입반이 마치도 살아 있는 듯한 문어숙회...
손주 설명으론...
"할머니가 좋아하신다고.. 엄마가 동대문 시장에 가서 문어 사 왔어"^^
거기다 더하여...
제가 엄청 좋아하는 닭다리 오븐구이... 그 밖에 등. 등. 등.+ more&more..^^
참 차리기도 엄청 많이 차렸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다리 부러지지 않은 것이 행운이다 생각하면서 하얀 쌀밥에 얼갈이 배춧국을 마주하고는..
저는 그만 참을 수 없는 충동에
그만 미친 듯이......
네... 그리하여 작심 하룻만에...
미류나무 가지에 담았던 제 소망은 무참히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네...^^
그래 하여.. 오랜 시간 비행기에 부대껴서 조금 부피가 얇아졌던 제 얼굴이 엄청나게 부어가지고 서리...
미사도 끝나고...
새해도 되고
오랜만에 재회했다고
형. 제. 자. 매. 님들과 황우갈비 집으로 또다시 직행....
제 머릿속은 다이어트하라고 아우성을 쳐 대지만
제 몸은 오류로 분류해서 아우성쯤이야 휴지통으로....
거시서도 덜컥...
우거지 갈비탕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또다시...
볼거리 환자 모양 두 턱은 당연지사요 세 턱까지 겹치고 말았습니다..
돌아오면서 생각한 건데요
아무래도 세상이 뒤집어 지려고 하는 건지 모르지만...
요즘은 말라비틀어져서 걸어 다니는 인간 미라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다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극히 한국적 어머니상이던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푸짐한 제 몸매가 이토록 원망스러울 수가 없네요.
그래도 우선...
서울에 돌아오니 어디던지 걸어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필요한 모든 물건이 걸어 다니는 범위 안에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요.
그리고 우리 남편 요한 씨 께는 너무 미안하지만..
할아버지한테 할머니 뺏길까 봐 초저녁부터 팬티바람으로 제 곁을 맴돌던 손주 녀석과 오랜만에 침대 밑에 이부자리를 펴고 늘어지게 잘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어젯밤은 손주녀석과의 인내 전에 패배한 요한 씨가...
슬며시 딴 방으로 자리를 피해 주는 배려까지 있으니
우리 준원이 할머니 독차지 해서 너무 좋아합니다.
제가 없는 4개월 동안 몰라보게 훌쩍 커진
손주 녀석의 기다란 다리를 보는 것도 너무 기분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다정한 얼굴과 따뜻한 미소를 항상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여기저기에서 걸려 오는 안부 전화 또한 너무 행복하기만 한 새해입니다.
늘... 제게 사랑과 염려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는 여러분들이 항상 저 곁에 계시니 저는 참으로 복된 삶을 살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 소망이 있다면..
작년에 결혼한 두 아이들이 이쁜 아기를 낳아 주는 것이고
마음속에 가장 큰 바람은 우리 딸이 그토록 바라는 콩쿠르에서 1등 하는 것...
여러분께서도 또다시 올 한 해...
제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세요.만약 우리 연준이가 메트에 서게 되면...
여러분들 께는
메트로폴리탄의 로얄석 티켓과 함께 보너스& 곁다리로 우주여행과 함께 쓸 수 있는 선글라스가 부상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
네... 언제나 뻔뻔하게
언제나 무리한 부탁만 해 대는 소피아를 애교로 봐주시고
1월 12일엔가??
카네기 홀에서 콩쿠르 결선에 임할 여러분들의 공동 딸내미
서 연 준을 위해 기도 많이 해주세요 -.-.
올 한 해...
동터오는 밝은 태양처럼...
여러분 가정에 천복..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드리며
특히나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심중에 깊이 간직한 소망과
탈북자를 도우시러 중국땅으로 가시는 맨해튼 본당 김기수 프란치스코 신부님..
그리스도의 향기로운 사랑을 실천하시는 두 분 신부님께
하느님의 특별한 가호와 배려하심이 늘~~~ 함께 하시길 간원드립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함께..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새해 둘째 날.. 동트는 아침 반가운 까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장 소피아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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