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26일.
누워서 떡 먹기...
누워서 팥떡 먹기...
세상에 하기 쉬운 일을 옛 선조들의 속담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전해왔다...
어제 퇴근한 딸이 팬트리에서 찾았다며 팥죽 만들어 먹으라고 건넨 것이 팥이 아니라 팥처럼 생긴 멕시칸 강낭콩 1병이었다.
한국의 강낭콩과는 달리 껍질이 얇은 강낭콩 반 병을 덜어 약불에 얹어놓고 사건반장과 사건파일 24를 연달아 시청하고 났더니 제대로 푹 무르게 익었네..
쌀 1 인분 만 넣어 팥죽을 끓일까 하다가 딸이 좋아하는 인절미를 한번 만들어볼까 싶어 무조건 찹쌀 4인분으로 밥을 안치고 삶아놓은 강낭콩은 고물에 필요한 소금과 설탕을 넣어 감자 으깨는 주걱으로 쓱쓱 뭉개어서
팥고물을 완성..
간도 내 입에 딱 맞는구먼
이것이 팥고물이 아니라 떡 덩어리처럼 한데 엉겨 붙은 팥덩어리가 돼 삐릿네
생각다 못해 약한 불에 올려 오며 가며 뒤적거려 주었더니
고맙게도 세상 보슬보슬한 팥고물로 재 탄생했다..
기사회생..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단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님을 깨닫고..
그런데 문제는 고슬고슬한 찹쌀밥이 완성되었음에도 주방 어디에도 절구는커녕 나무 방망이도 없네
그렇다고 팥고물까지 완성했는데 물러설 수 없지 어쨌든 안되면 되게 하라..
비상수단으로
지퍼백에 밥 2인분씩 나누어
퍼담고 밀대로 3분간 으깨듯이
쓱싹쓱싹 했더니만
세상에나 ~~~
생각지도 못한 제대로 된
쌀알 듬성듬성 씹는 맛 일품인
쫀득한 진짜 찰떡같이 쫄깃한
인절미가 탄생했소~
이제부터 본격적인
인절미 만들기다..
트레이에다 만들어놓은 팥고물 한켜깔고 지퍼팩에서 꺼낸 쫄깃한 찰떡 한덩어리 올리고 그 위에 팥고물을 얹어주고 꾹꾹 눌러 판판하게 모양을 잡아 자르는 일만 남았는데
어디선가 들은풍월..
인절미는 칼로 자르는 게 아니라 접시로 돌려가며 자른다는 말이 생각나 접시로 돌려가며 찰떡 자르기 완료...
하나씩 떼어 팥고물 듬뿍 입혀
타파통에 담고 보니 매장에 내다
팔아도 손색없을 비주얼이 끝짱 나게 보기 좋다..
세상에 지퍼팩 하나로
인절미를 만들어 내다니..
내가 어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을까
나는 천재인가 봐~
룰루랄라 노래까지 해가면서
4팩에 나누어 담은 인절미 사진도 찍고 이웃에 살고 있는 성당교우댁에 1팩 선물도 드리고..
저녁 퇴근 때까지 딸에게 비밀로 한 인절미 짜잔 하고 열어 보이며 맛보라고 한 개 입에 넣어 줬더니 얼싸안고 방방 뛰며
엄마 엄마 엄마만 부른다.
너무 맛있다고..
이게 진짜 엄마가 만든 게 맞냐고 집에 절구도 없는데 무슨수로
이렇게 찰지게 만들었냐며
쌀알이 씹혀 쫀득하고 맛있다며
진짜로 떡집에서 만든 것보다
더 맛있다고
소피아떡집 개업하면 대박 나겠다며 한자 한 획도 빼지 말고
만드는 방법 적어 놓으라네..
사람들이 카스나 블로그 와서
금 손, 금 손, 하는데
어쩌지?
나 정말 금 손이 맞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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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한 획,
빼지않은 인절미 만들기 재료
1.팥고물
팥종이컵 2컵
설탕반컵, 소금 1TS. 넣고
약불에 푹 무르게 삶아 으깨서
약불에 수분을 날리며
살살 볶아 보슬하게 만든다
2.찹쌀밥
찹쌀 4컵+소금 1TS.
물은 3인분반을 넣어 지은 밥을
지퍼팩에 넣어 방망이로
으깨듯 밀어 완성했다.
만들어 놓은 고물 입혀
접시로 돌려 자르면 쉽게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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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집을 차리자고???
몸빼바지에 머릿수건을 두른
떡집할머니
장소피아의 자화상을 상상하며
오늘도 하하하 웃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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