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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자에게 나의 뿌리알려주기

2.나의 어린시절

아직도 생생한 기억의 편린. 2

2.나의 어린 시절.
지금 생각하면 안갯속에 쌓인 것 같지만 생생하게 기억되는 몇 가지..

나는 그 어렸을 적 두세 살 기억까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뇌리에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음이 신기롭다.

두 살인지 세 살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한겨울이었는지 따뜻한 안방에서  바지 벋고 두 팔 벌려 맴을 돌다가 바느질하느라고 인두를 꽂아놓은 화로에 털썩 주저앉아 엉덩이에 큰 화상을 입은 걸 기억한다

얼마나 다쳤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또 얼마나 치료기간이 길었는지는 기억이 없고 누워서 잘 수가 없어 나보다 열두 살이 많은 작은언니의 등에 업혀 엎드려 잤다고 한다
양쪽 엉덩이의 큰 흉터는 지금까지 남아있다.

그리고 6ㆍ25. 사변이 나기전이니까 4살이나 다섯 살 정도 나이에 신작로에서 동네  언니오빠들과  뛰어놀다가 짐 자전거에 치어 쓰러졌는데 그때 축 늘어진 나를 품에 안고 순창병원으로 달려간 사람은 그 당시 20대였던 나의 형부였다.

나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자전거 주인의 뺨을 때렸던 것도 기억하는데 병원에 당도한 이후에는 기억이 없는데 아마도 엄청나게 큰 부상이었던 게 지금도 왼쪽 이마 가장자리에 세로로 길게 갈라진 흉터가 남아있고 왼쪽 콧방울이 찢어진 걸 꿰매서 콧방울이 짝짝이였고 윗입술이 으깨져서 꿰맨 흉터가 어릴 때는 많이 돌출되어 있어 늘 불편하게 여겼고 그 흉터는 지금껏 남아있을 만큼 어린 나이엔 충격적인 사고였던 것 같다.

그때. 만약 내가 머리를 다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똑똑하단 소릴 듣지 않아 쓸까?

옛집에 대한 기억과
단발머리 찰랑대며
동네 언니 오빠들과 깔깔웃음
흩날리며 술레잡기 뛰어 놀던
그때 그 시절
신작로의 먼지냄새 까지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어제가 옛 날 이라더니
거울속 백발 성성한
서글픈 나의 모습 마주하며
눈시울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