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일
계묘년 새해 첫날
설날 차례 모시기
설 명절을 맞아
차례를 지내러 큰아들이 살고 있는 네이퍼빌로 내려오니
설 날 아침을 축복하는 瑞雪이
온 누리를 뒤덮고
나뭇가지마다 매화꽃이
만발한 것처럼
네이퍼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아름답고 포근한 정겨운
풍경을 보여준다..
설날 이라곤 하지만
한국과 라이프 스타일이 다른
미국땅은 음력도 없거니와
때 마침 일요일이라고 해도
두 며느리는 다 직장에
메여있는 몸이니 마음인들 얼마나 불편할까 싶어 차례 걱정일랑
내가 있으니 걱정 말라고 일렀다.
삼 남매가 다 이역만리 미국땅에 살아가면서 제사 니 차례 니
신경인들 얼마나 쓸까 싶은 게
46년 조상제사를 모셔 봐서 알지만 다 허례허식이란 걸 누군들 모를까?
요한 씨 작고하시고 큰아들이 제사를 모셔 가겠다고 할 때 말려야 했는데 벌써 햇수로 7년째가 되었다.
보면 볼수록 아니다 싶어
올해야 말로 퇴계 종갓집 차례와
성균관 차례상처럼 간소하게
차례상을 차리고 절을 올렸다.
옛날 같으면 혼인잔치
환갑잔치를 치르고도 남을 음식으로 시가 식구 6남매 사촌 4남매까지 50여 명이 먹고 바리바리 싸 보내야 했으니 다섯 동서가 하루종일 전을 부쳤는데 이제야 말로 요한 씨가 다 정리해 준 덕분에 홀가분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몇십 년 봉제사를 해온 나와는 달리 살림살이에 겁이 많은 준원어미는 말은 안 해도 내심 무척 당황스러울게 뻔하다.
내가 간단한 차례상으로
솔선수범을 보여야 며늘아이들도 마음 편하지 싶어 보란 듯이
초간단 차례상을 올렸다.
살아생전에
며느리 사랑이 지극했던 요한 씨도 백번 천 번 이해하시고 잘했다고 칭찬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며느리들이 명절 증후군으로 시가와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우리 며느리들은 세상 착한
효부들이라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일 큰 축복이 두 며느리만 생각하면 나도 몰래 자랑스러워 두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할머니 연세 들었다고
혹시라도 계단 오르내리다
넘어지기라도 할까 염려되어
2층 층계를 오를 때마다
등 떠밀어 받쳐주고
내려갈 때마다 팔짱 끼고 부축
해 주는 하나뿐인 손자가
어쩌면 그리도 이쁘고 기특한지...
살아가면서 늘 감사하는 건
나는 왜 이리 큰 복을 타고났지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건가..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기도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다.
설 날을 맞아
친구 지인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계묘년 새해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하는 행복한
한 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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