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0일
스케쳐스 GO WALK.
귀국을 하면 미국과는 달리
걸어 다니는 게 일상이다.
일 년 만의 성당미사 참례에 모처럼 정장에 구두를 신었더니 발가락들이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댄다.
한국에 사는 동안 특별한 일이 아니면 언제나 구두를 신었었는데 일 년 동안의 미국생활이 운동화에 익숙해졌는지 내 발이 구두가 불편하다고 난리를 쳐대네
집에다 두고 간 키높이 운동화 한 켤레.
이것도 발편한 운동화라고
홈쇼핑에서 하도 자랑하기에
편한 가격 35000 원에 구입해
잘 신고 다녔는데 이번에 와서 다시 신어보니 그것이 아닐세..
아이들이 알면
신으라고 좋은걸 사 드려도
장속에 모셔놓기만 하면 뭐하냐고 질색 팔색 하겠지만
너무나 아까워 신장 속에
고이 모셔온지 3년이 넘은
둘째 며늘아이가 사준
100불짜리 나이키 스니커즈..
다시 꺼내놓고 봐도 흙 묻히기 아까울 정도로 너무 예쁜 게
탈이다..
이 나이엔 운동화가 제일이라는데 구두 애용자인 나도 이참에 생활습관 바꿔야지 싶어 친구들이 즐겨 신는 운동화 스케쳐스에 눈을 돌렸다.
세상에...
스케쳐스가 그렇게 비쌀 줄이야
딱 브랜드 구두 한 켤레 값이잖아. 그런 비싼 신발을 서너 켤레씩 준비해 놓고 번갈아가며 신는 친구들이 존경스러웠다.
나도 저놈의 싸구려 신발 이젠 졸업할 때가 되었다 마음먹고
도대체 스케쳐스가 어떤 신발인지 나도 한번 신어보자 싶어
인터넷을 뒤졌다..
뭐야?
나이키만 비싼줄 알았는데
말도 안 돼 운동화 한 켤레가
십만 원이 넘어간다니..
한나절 끈질기게 찾아 헤맨 끝에
품절임박 1개 남은 스케쳐스
57160원이란 반값에 나온 반품 슬립온을 만나니 횡재한 것 같아 기분이 베리베리 나이스다.
때는 이때다 GO GO
질러 질러~~
이튿날 배송된 스케쳐스
GO WALK
반품 상품이지만 한쪽신발
고정받침이 깨진 것 말고는 스크래치 하나 없는 말짱한 새 운동화여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세상 이렇게 편한 신발 난생처음이다.
이 신발이라면 십리도 백리도
콧노래 부르면서 걸을 수 있겠다 싶은 게 운동화 한 켤레가 주는
교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는 나 자신을 내가 대접해 주기
나 자신에게 인색하게 굴지 않기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기...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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