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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200719 하늘나라, 밀과 가라지

200719 하늘나라, 밀과 가라지

찬미 예수님

1.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습니다. 이 더운 여름, 비록 코로나로 마음이 어렵지만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어려울때일수록 제일 중요한 마음가짐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의탁입니다. 나의 인생 하느님께서 섭리해주신 것이니 하느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신뢰의 마음과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자비에 나를 온전히 의탁하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입니다. 하느님께 신뢰하지 못하고, 의탁하지 못하면 나의 마음은 불안과 걱정속에 파묻힐 것이고, 그 불안과 걱정은 두려움으로 나의 영혼을 갉아 먹게 될 것입니다. 비록 내가 부족하지만 하느님의 자비는 나의 부족함을 뛰어넘는 크신 사랑이심을 기회있을때마다 내 마음속에 일러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냥 내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걱정과 불안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두려움이라는 폭풍우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걱정, 불안, 두려움에서 기쁨, 희망, 평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겠습니다.

3.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방앞에는 화분에 담긴 나무들이 있습니다. 실내에 있던 것들을 아무 생각없이 밖에 내다놨더니 봄바람, 봄볕을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 죽은 듯이 보였습니다. 나뭇잎들은 과감히 잘라 냈더니 새로운 움이 돋고, 전보다는 강하고 야무진 잎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모진 봄바람의 시련을 이겨낸 나무들은 그 모양새가 이쁘지는 않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잎들을 피어내긴 했지만 우아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과 새로운 탄생의 과정을 알고 있는 저에게는 너무나 이뻐보이고, 멋있어 보입니다. 한잎, 한잎이 다 소중하고, 기특하고, 사랑스럽습니다.

4.아마 하느님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도 이 세상에 태어나 온갖 삶의 고초를 다 겪어내야 합니다. 때론 거센 비바람도 맞아야 하고, 또 혹독한 더위와 추위를 견뎌내기도 합니다. 숨을 쉴 수 없는 메마름이 찾아오기도 하고, 황사와 미세먼지로 가득한 환경속에 파묻힐 때도 많습니다.

5.하느님께서 보실 때는 그 어려울때의 모습속에서도 생명을 피워내는 사람들을 더 귀하게 보시리라 생각됩니다. 척박한 환경속에서 잎을 내고, 꽃을 피워가는 사람들의 삶이 하느님께는 더 대견스럽고, 소중하고, 사랑스러우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그 모든 과정을 다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6.우리 인간들은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겉모습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이 있기까지의 그 험난한 과정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안정된 환경속에서 멋지게 성공한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듯 합니다. 비록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어렵디 어려운 인생길을 걸어와 때론 그모습이 못나보이고, 험악해 보여도 인생사를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께는 더 큰 사랑을 베푸실 것입니다. 하느님께는 좋은 땅에서 멋진 모습으로 자란 나무보다는 더러운 물에서도 꽃을 피어내는 연꽃이 더 소중할 것입니다.

7.언젠가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판사와 대화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에 왜 이렇게도 나쁜 사람이 많을지 모르겠다고 한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비록 법으로는 나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법은 결과만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은 결과보다는 원인과 배경, 과정을 중요하게 보시는 분 같다.그러하기에 법만 갖고, 결과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그 원인과 배경, 과정을 좀더 헤아려 보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판결에 좀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8.우리는 흔히 마음속으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분간하여 생각하는 경향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느낌, 감정, 생각으로 그리 구분하는 것이죠..

9.사실 객관적으로 볼 때, 즉 많은 사람들이 나쁘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에이 저 인간은 죽지도 않나! 귀신은 뭐하나, 저런 사람 안잡아가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벼락맞을 인간 같으니! 왜 저런 인간은 오래 살지!라는 느낌을 갖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10.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가라지들을 추수때까지 내버려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가라지들을 뽑다가 밀까지 함께 뽑힐지 모른다고 염려하십니다..

11.사실 이 말씀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농부들은 열심히 키운 벼 가운데 피가 섞여 있으면 당연히 그 피를 뽑아냅니다.. 그 피가 벼가 섭취해야 할 양분들을 빼앗아 버리고, 또 순식간에 퍼져 버려 논을 망쳐버리기 때문입니다..

12.그러나 주님께서는 인간사회에서는 그리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나쁜 가라지들이 밀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해치더라도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참 우리의 생각으로는 난감한 숙제입니다.. 나쁜 사람들,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다 솎아내면 보기에도 좋을 것 같고, 나쁜 영향들을 방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버려 두라고 하십니다.. 추수때가 되면 당신이 직접 그 가라지들을 묶어 태어버릴 것이라고 하십니다..

13.저도 젊었을때는 본당안에 있는 가라지와 같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도저히 용서가 안되었습니다.. 어느날 어떤 본당에서 굳게 결심을 하고, 그 가라지들을 청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의 명분은 착한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어쭙잖은 사명감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가라지들은 절대로 자신이 가라지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분장, 포장을 하여 자신들은 참된 밀임을 주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그들에게 속아넘어가고,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본당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고, 저는 깊은 고뇌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 주님의 이 말씀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라지는 내 힘으로 어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사실 가라지로 생각되더라도 완전히 백프로 가라지인 사람도 아닌것이었음을 가슴을 치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 맘에 안들어도, 공동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해도 그저 주님께 맡기고, 내 안에 있는 가라지들을 참회하며, 주님의 판단을 기다려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4.하느님의 방법, 하느님의 정의는 기다리는 것입니다.. 침묵가운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잘못된 것을 훤히 알면서도, 그 잘못들이 나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15.나쁜 사람들이 회개할 때까지 하느님께서는 피눈물을 참고 기다리시는 것이죠.. 그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면 더 나빠질 것이고, 더 나쁜 해악을 끼칠것이 분명하기에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어둠과 죄악은 그래도 선한 사람들이 감수할 수 있기에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세상의 어둠의 십자가들을 선한 사람들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그래도 그 선한 사람들은 억울하지만 자신의 시련과 고통속에서도 나빠지지 않고, 더 하느님을 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주님께서도 가라지들이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 가라지들은 불구덩이에 던져져도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기에 울며, 억울하다고 이를 갈 것임도 알고 계십니다.. 그래도 끝까지 기다리시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이며, 하느님의 자비인 것입니다..

17.반면에  선한 이들은 그 수확때에 가서 자신의 성실하고, 진실된 삶과 마음을 하느님께서 친히 보상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칭찬과 인정을 받은 그들은 해와 같이 환하게 빛날 것이며, 영원한 기쁨과 행복의 나라에서 살 것임을 약속해 주십니다..

18.하느님께서는 악인들에게는 그들 마음속에 있는 조그마한 선의도 존중하십니다.. 또한 선인들에게는 그들 마음속에 있는 조그마한 악의도 경계하라고 하십니다..

19.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도 이 세상의 방식대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진정한 자비와 정의를 깊이 묵상하시는 뜻깊은 여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