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0주일 2018
1.열대야가 없으니 살만 합니다. 낮에는 좀 더워도 밤에만 시원하면 잠을 잘 잘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부디 다시는 이런 사람을 죽일듯한 폭염이 없었으면 합니다.
2.한낮의 기온도 견딜만 하니 아름다운 자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높아져 가는 파란 하늘들, 그위에 무수한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하얀 그림들, 먼산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고, 공기는 나름 쾌청합니다. 무서울 정도의 더위를 이겨낸 초목들이 자신들이 견뎌낸 시련의 시간들이 자랑스러운 듯이 바람결에 일렁입니다.
3.사람도, 자연도 올해의 이 무서운 더위앞에 그저 버티고 버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도 끝도 없을 것만 같았던 더위도 이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4.인생의 시간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롭다 해도 버티고, 또 버티다 보면 그 끝자락이 보이는 것입니다. 시련은 인내를 키워줍니다. 우리네 인생은 인내심이 없으면 참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인내심이 있으려면 자기에게 닥친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의지적으로 좋은 것을 찾아내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 어떤 누구도 시련속에서 그 마음마저 부정적이어서는 그 시련을 견디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5.결국 인생이란 자신의 마음과의 싸움이 아닌가 합니다. 누구에게나 시련과 고통의 시간은 찾아오게 마련인데 인내심을 갖지 못하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에 함락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리되면 그 시련과 고통을 이겨나가기가 더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입니다. 그 고통과 시련의 시간, 그 한가운데에서 그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인내심을 갖고 기도하다 보면 우리의 마음은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게 됩니다. 마음이 평상심을 잃어버리고, 감정에 좌우되면 지능지수가 현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올바른 판단도 할 수 없고, 분별력을 잃어버리게 마련입니다. 그리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지수가 높아지면 지능지수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6정말 용서가 안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그러나 내 마음이 그 미움과 분노의 늪에서 헤매인다면 그것은 결국 내 손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7.언젠가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어떤 사람이 인도여행을 하는데 그곳에서 관련된 사람을 만나기로 했답니다. 이 사람은 정확히 약속시간을 지켜 나갔는데 한시간, 두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더랍니다. 기다려서 만나야 할 사람이었기에 불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뒤 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아니 이렇게 시간을 안지켜도 됩니까? 정말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라고 다소 불만섞인 목소리로 따졌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내가 늦은 것은 잘못이지만 당신의 마음이 불만과 분노로 차 있는 것은 당신 잘못입니다”라고 하더랍니다. 인도는 길거리의 거지도 다 철학자라고 하던데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8. 그렇습니다. 내 마음은 바로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요. 아무리 나쁜 상황이라 하더라도 내 마음마저 나빠지는 것은 내 책임인 것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마음은 내가 책임져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9.험난한 상황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10.어찌하면 나에게 닥친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또 한차원 높게 즐길 수 있을까요?
11.나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들을 의지적으로 칭찬하는 것입니다. 참 어려운 일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가식적으로, 형식적으로라도 칭찬을 하면 내 마음의 어둠이 점차 사라져 갑니다. 그리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좋은 점도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희열도, 고통도 다 우리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우리 마음속의 슬픔과 고통은 물론 인내심을 갖고 버티몉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겠지만 그 고통의 시간을 줄이려면, 헤매이는 길을 줄이려면 용기를 갖고 과감하게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12.말도 안돼! 라고 마음속에서 외치는 분도 계실겁니다. 그러나 한번 해 보십시오. 해 보면 마음속의 분노도, 미움도, 증오도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참 어렵기는 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의 상태가 더 중요한 것이니 한번쯤 해 볼만도 합니다.
13.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만큼 하느님 속을 뒤집어 놓는 존재도 없을 것입니다. 이 자연계의 만물은 다 자신에게 주어진 질서에 따라 살아갑니다. 창조주의 의도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자연계의 수많은 생명들중 유독 인간만이 창조주의 뜻을 깨닫지 못하고, 또 그 뜻을 어기고 살아갑니다. 인간만이 하느님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하느님은 인간을 또 나를 번번히 칭찬하시고, 격려하십니다. 또한 인간을, 또 나를 지극히 사랑하십니다. 당신의 죽음과 같은 고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둠과 죽음을 없애기위해서라도 나를 칭찬하시고, 격려하시고,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분노의 하느님이시라면, 자비가 없는 정의만의 하느님이시라면 이 세상은 그야말로 암흑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프시지만, 고통스러우시지만 인간의 내면에 있는 선함을 믿고, 칭찬하고, 격려하시며, 사랑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1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우리를 살리기 위한 양식으로 주심을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사랑안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또 너무나 황공하옵게도 우리안에, 즉 우리의 인생안에 주님께서 함께 하여 주실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15.우리 부족한 인간이 주님사랑안에 있게 되고, 또 주님께서 우리안에 함께 계시겠다고 말씀해주시는 것입니다. 주님과의 온전한 일치인 것입니다. 주님안에 내가 있고, 또 내안에 주님께서 계시겠다는 말씀이신 것입니다.
16.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은 우리 몸의 어디선가 우리 몸의 일부가 됩니다. 어떤 음식은 뼈가 되고, 또 어떤 음식은 살이 됩니다. 어떤 음식이더라도 다 우리의 몸을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알지 못해도 그 음식들은 우리 몸안 어디선가 몸이 살기 위한 양식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17.마찬가지로 우리가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먹고, 마시면 우리 인생 어디선가 우리가 살 수 있는 생명이 되어 주시는 것입니다. 밥을 먹지 못하면 살 수 없듯이 마찬가지 이치로 주님의 몸을 먹지 못하면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살더라도 우리가 온 영원한 세상과는 상관없는 이 세상의 하찮은 삶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영혼이 죽은 삶, 육체와 정신만이 살아있는 삶은 인간의 올바른 삶의 모습은 아닌 것입니다.
18.인간의 영혼은 하느님과 통하는 길입니다. 그 영혼이 건강해야 하느님의 신비를 깨우칠 수 있고, 진정한 삶의 진리를 깨우칠 수 있고, 진정한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육체와 정신과 영혼의 결합체인 것입니다. 영혼의 건강이 있어야 정신과 육체도 건강해지는 것이며, 그 모든 것이 담겨있는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19.영혼과 정신과 육체가 담겨 있는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그 진정한 생명을 위하여 주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우리를 살리기 위한 양식으로 내어주십니다. 이 세상에 이보다 더 크고, 위대하고, 신비한 사랑은 없습니다. 가장 완전한 사랑이며, 조건없는 사랑이며, 모든 허물을 가슴에 담아내는 하느님의 사랑인 것입니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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