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7주일 2018
1.요즘 더워도 정말 너무 덥습니다. 더군다나 습도까지 높다보니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듯 조금만 야외활동을 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그늘에 들어가도 후덥지근하고, 열기가 온몸으로 파고 듭니다.
2.혹시 에어컨도 없이 쪽방에서 선풍기 하나로 살아가시는 분들은 없는지 걱정이 됩니다.
3.태풍이라도 와서 대기를 확 바꿔줬으면 하는데 정작 태풍이 필요할때는 얄밉게도 우리나라를 비껴나갑니다.
4.온열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더위가 심하다보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혈전이 생겨 고혈압환자들은 더 더욱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물을 많이 먹어야 하는데 목이 마를 때 먹으면 이미 늦다고 합니다. 이 더운 여름 건강하게 버틸 수 있으려면 수시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자주 물을 먹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5.재난에 가까운 이 더운 시기에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고, 화를 내지 말고, 좋은 생각만을 하며 긍정적으로 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가뜩이나 더운데 마음속에 나쁜 생각만 가득 차 있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경제상황도 어렵고, 사회도 너무 시끄럽고, 도대체 앞날을 알수 없는 뿌연 안개속과 같은 인생속에 있더라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며 좀더 마음을 진정하고, 마음을 가볍게 하는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 요구되는 때라 할 수 있겠습니다.
6.며칠전에 어떤 분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신부님은 가정생활을 잘 안해보셔서 모르시는게 참 많으실거예요
참 사람이란게 이상해요. 사랑은 확실히 내리사랑인거 같아요
자식들한테 부모들은 거의 헌신적이예요. 정말 이웃이나 친구나 부모을 위해서 죽기는 힘들어도 자식을 위해서는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식에게 쏟는 사랑은 거의 무조건적이예요. 마치 폭포수가 내려 쏟는 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상하게 자식을 위한 일은 전혀 힘들지 않아요. 남편이나 아내한테는 좀 많이 힘들죠. 또 부모에게는 완전히 더 힘들어요. 자식이 아프다하면 물불을 안가리고, 무슨 일에나 다 뛰어들 수 있게 되네요. 그런데 남편이나 아내가 뭔가를 요구하면 사실 좀 많이 귀찮어요. 그리고 부모가 아프시거나 뭔가를 요구하면 사실 좀 많이 힘들어요. 그런데 자식이 아프거나 뭔가를 요구하면 거의 본능적으로 반응을 하게 되네요. 무조건적이죠.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아요. 남편을 위해서 장을 볼때는 그저 형식적으로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자식이 멀리 있다 오랜만에 오면 마음을 다해서, 정성을 다해서,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게 되네요.자식들이 몰라줘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렇게 하게 되네요.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부모님들은 정말 힘들어요. 의지적으로 노력해야 되네요. 그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인가 봐요“
7.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내가 신부생활 30년을 넘게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세계가 정말 많구나, 내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많은 삶들이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새롭게 해 볼 수 있었습니다.
8.이 더운 여름에 가만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부모님들의 자식들에 대한 내리사랑이 이렇다면 하느님의 내리사랑은 어떤모습일까? 부모님들의 사랑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데 하느님의 내리사랑은 얼마나 클까를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정도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부모님들의 마음, 그 사랑을 만배, 억배 확대하면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 하느님의 사랑일텐데 우리는 얼마나 그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깨닫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9.하느님도 역시 부모님들처럼 우리가 알아듣지 못해도,느끼고 깨닫지 못해도 그런 엄청난 내리사랑을 하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그 힘들다는 것, 고통스럽다는 것을 못 느끼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랑이기에, 사랑 그 자체이시기에, 그 사랑의 힘으로 무조건적으로, 본능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생명이 있고, 삶이 있고, 인생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이 하느님께는 소중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 생명을 위해서, 그 삶을 위해서, 그 인생을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최선을 다해 사랑 그 자체의 힘으로 사랑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10.오늘 복음에서도 바로 그와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예수님께서는 보여주십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서 인생의 위로를 얻고, 삶에 대한 새로운 비젼과 용기를 얻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처참한 인생에 하느님께서 얼마나 함께 하시고, 사랑하시는지를 예수님의 말씀을 통하여 느끼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잘못된 사회구조와 그 지배층에 있는 권력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 예수님의 말씀은 꽉 막혀 있던 그들의 분통어린 마음을 일시에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와 같은 말씀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그 억울하고, 한많은 인생길에 마음의 치유, 육체의 치유를 주시고, 온갖 더러운 마귀들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잊고 있었던 진정한 하느님의 모습이었습니다.
11.그들은 배고픔도 잊은채, 목마름도 잊은채 오로지 자신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하느님을 보기위해서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었습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마릅니다. 예수님은 현실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형편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셨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하면 배불릴수 있을까? 당신은 이미 당신이 하실 일을 다 계획하고 계셨지만 제자들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물어보십니다. 이들을 어찌 먹일 수 있겠느냐? 제자들은 여전히, 아직도 세상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인간적인 계산만을 합니다. 이 사람들을 다 먹이려면 이백데나리온 어치의 빵으로도 부족하겠습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여전히 세상의 사람으로 하느님께 의지하고, 신뢰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제자가 조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긴 합니다만 이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라고 반신반의합니다.
12.그 작은 믿음 하나를 갖고, 예수님께서는 감사기도를 드리십니다. 그 형편없는 작디 작은 믿음, 의심이 가득한 믿음하나에 예수님께서 감사기도를 드리자 예수님의 손에서 빵과 고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곳에 모여든 사람들은 그 빵과 물고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배고프기에, 목마르기에 그 빵과 물고기를 배부르게 먹을 뿐입니다. 양은 충분했습니다. 모든이가 다 배부르게 먹고도 열두광주리에 가득 찰 정도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13.바로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내리사랑의 모습입니다. 의심가득한 작은 믿음하나도 내치지 않으시고, 그 믿음에 감사기도를 드리며 인간들의 연약하고, 애처로운 사정에 한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모습입니다. 인간의 믿음은 정말 형편없는.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하는 나약한 모습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작은 믿음을 통해서도 당신을 통해 나타나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능력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14.하느님의 사랑은 그런 엄청난 능력인 것입니다. 우리의 작고 보잘 것 없는, 겨자씨만한 믿음일지라도 그 믿음을 통하여 당신의 크신 일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나의 자녀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부모들이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정도의 사랑을 갖고 있다면 하느님께서야 오죽하시겠습니까? 우리가 누구입니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과 정성이 있었기에 허락된 인생들인 것입니다. 당신께서 아들을 통하여 목숨까지 바쳐 새롭게 얻은 사랑하시는 자녀들인 것입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처럼 그 몇만배 이상으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으신 분이신 것입니다.
15.우리의 지친 인생에 대해서, 우리의 작고 보잘 것 없는 믿음에 대해서 좌절하거나 한탄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신 그 인생을 통해서, 또 우리가 갖고 있는 그 작디 작은 믿음을 통해서도 당신의 위대한 일을 하시는 분이심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이 세상사에 관여하지는 않으십니다. 우리에게 그 귀중한 자유의지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나의 인생을 통해서, 나의 믿음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16.하느님의 크신 능력이 드러날 수 있는 내 인생에 감사합시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이 드러날 수 있는 내 믿음에 감사합시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주셨다” 아멘
'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8.12.연중 제 19주일. (0) | 2018.08.13 |
---|---|
연중 제 18주일 2018.8.5일 (0) | 2018.08.05 |
연중 제 16주일강론 (0) | 2018.07.23 |
연중 제 15주일 강론 (0) | 2018.07.14 |
연중 제 14주일 2018.7.8. (0) | 2018.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