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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이태리 순례 9일차

순례9일차

1.피렌체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나름대로 강가에 있는 근사한 호텔에서 묵었다. 아침에 나오는데 뭔가 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시간이 지체된다. 호텔마다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주차관리를 따로 하면서 별도의 주차비를 받는다.이중,삼중으로 결재되었다고 한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참 불편하기 이를데 없다. 이곳, 이태리는 어딜 가던지 주차와의 전쟁이다.제대로 주차하기위해 매번 고생을 해야 한다. 페키지 여행에서는 맛볼수. 없는 고생이요, 재미이기도 하다. 가득이나 길을 몰라 두세번은 뱅뱅도는데다 주차장소를 찾기위해 또 헤매인다. 그만큼 시간소비도 크고, 신경쓰임새도 크다. 또 그만큼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기도 한다.비효율적이지만 그만큼 더 재미있기도 하다.

2.호텔도 전혀 찾을수 없는 경우가 많다. 호텔갖지 않은 호텔, 그냥 일반집이나 사무실 같은 곳이 호텔이기도 하다.

3.페키지 여행때는 내려주면 구경하고, 먹고,잠자고 했는데 이 자유여행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다 부딪히며 알아가야 한다. 그놈의 차가 참 편리하기도 하지만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때론 한사람분의 호텔비가 차량주차비로 지불되기도 한다.

4.로마에서 공부한 두친구는 20년전의 도시만 생각한다. 건물과 도로는 그대로일지 모르나 사람도 많아지고, 차량도, 통행량도 현저하게 늘어났음을 종종 잊어버리곤 한다. 또 그때의 언어감각과 순발력이 감소했음을 망각하는 듯 하다.자주. 자주 길을 놓치고, 불안할정도로 운전이 미숙하다.

5.그래서 참 피곤할때도 많고,또 때로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런데 둘은 과부 심정 홀애비가 알아주듯이 서로의 실수에 대해 너그럽고, 이해도가 큰듯하다.

6.피렌체를 떠나 시에나로 향하였다.
이곳 도시들은 대부분 산위에 세워져 있다. 그 옛날 이 산꼭대기에 어떻게 저런 성당을 지었을까 의아하기만 하다.권력의 힘일까? 신앙의 힘일까?

7.엄청난 주교좌 대성당과 함께 소박하지만 깨끗한 카타리나 성녀의 생가를 방문하였다.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과 함께 이탈리아 수호성인이시다. 사부의 뒤를 이어 교회와 교황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고 한다. 어린 시절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고,평생을 그리스도를 남편으로 모시고 살았다 한다. 성흔도 받았으며 그의 머리와 손은 아직도 부패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8.로마로 돌아오는 길. 가을 단풍이 창연하다. 거의 노란계통의 단풍들이다.포도나무의 노란 단풍이 그리도 아름다운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늦가을,이 비수기의 순례도 참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날씨도 파카만 입으면 전혀 문제가 없고, 햇살도 따뜻하고, 바람도 좋고, 하늘도 ,산야도 모두다 이쁘다.

9.로마에 도착. 또 호텔을 찾아야 하는 노고가 기다리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네비가 가르쳐주는 곳까지,이번에는 별로 헤매이지 않고 왔는데,호텔이 없다. 이럴때는 절대로 차로 찾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체득한 우리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약을 담당한 친구가 애써 호텔을 찾았고, 직원과 함께 온다. 다행이 차가 서 있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호텔에 가서 보니 정말 입구는 전혀 호텔표시가 없다. 옛날 유럽식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다행히 방은 깨끗하고,화장실도 비교적 넓다.

10.낼은 이곳에서 공부하는 후배신부들과 식사하기로 했는데 이태리 스테이크집으로 예약을 해 놨단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한식을 먹기로 했다. 근데 미리 사전정보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시간가까이를 헤맷다.이곳에 공부하는 신부에게 전활해서 간신히 찾을수 있었다.제육복음,오징어 복음,부대찌게,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너무 짜서 한국같으면 먹지도 않을 음식을 그래도 모처럼 소주와 함께 나름 맛있게 먹었다.

11.돌아오는 길은 베드로광장길을 통과해서 왔다. 두친구는 옛날 생각에 감격이 겨운 모양이다. 그 옛날에는 이 광장에서 맥주도 먹고, 노래도 불렀는데 지금은 경비가 심해 전혀 옛날 분위기가 안난다고 볼을 맨다. 그때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깨끗했는데 지금은 사람도 많고 노숙자들도 너무 많다고 투덜거린다.
그래도 베드로 성당의 야경속에서 이 신앙의 고향을 걷고 있으니 감격스럽다 한다.

정말 그렇다. 천년 가까이 우둑 서 있는 베드로성당의 야경은 참 신비롭고, 가톨릭 신앙을 가진 것이 문득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다.교황님이 계신곳. 가톨릭의 총본산인 이곳을 여유있게 걸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자유여행의 모든 불편함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밤이었다.

12.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으려나. 그때는 또 어떤 모습일까? 이곳에 다시 올수 있는 희망을 꿈꾸며 잠자리에 들어야 하겠다.낼은 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배할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길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