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주일 2017.10.22일
1.요즘 가을야구가 한참입니다.. 어제 두산이 엔씨를 이겨 최종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격돌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가을 야구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큰 점수가 나고 있습니다.. 어제는 두산의 한 선수가 무려 4개의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해설을 하는 사람도 이런 경우는 처음본다고 합니다.. 가을 야구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초집중, 모든 전력을 다 쏟아붇게 마련입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신력과 어떤 멘탈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2.언젠가 어릴적에 야구선수를 했던 후배신부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투수는 여러종류의 공을 던집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등등,, 그 공들은 투수가 공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타자는 거의 본능적으로 투수의 볼을 간파해야 하며, 동물적인 감각으로 리듬감을 갖고 스윙을 해야 합니다.. 타자는 어깨에 힘을 빼야 제대로 된 스윙 스피드를 낼 수 있고, 타임을 맞출 줄 알아야 타자앞에서 기묘하게 변화되는 볼을 쳐낼 수 있다고 합니다. 타자는 일년에 3할, 즉 10개의 볼중에 3개만 안타를 쳐도 아주 우수한 타자입니다.
3.재밋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몇할의 타자일까? 10명중의 신자중에 3명이 마음에 드는 신자일까? 답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해에도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데 그중 정말로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는 몇이나 될까? 그리보면 하느님은 정말 형편없는 타자입니다.. 어쩌면 백명중에 단 한명도 건지지 못할 때가 더 많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기회있을 때마다 탄식을 하십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힌 사람은 적다”
4,그러나 하느님은 참으로 묘하시고, 능력있으신 분이십니다.. 백명중에 한명, 아니 천명중에 한명이라도 그 한명을 갖고 일당백, 일당천의 기적을 이루어내시는 분이 아닌가 합니다..
5.하느님께서는 정말 당신의 모든 노력을 다하시어 사람들의 인생속에서 사람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부르십니다.. 그러나 절대로 강제로 하지 않으시고, 사람들이 스스로 응답하실때까지 기다리십니다..
6.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지만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또 그 응답한 사람들중에서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 하느님께 뽑히는 사람은 더 극소수입니다..
7.예비자들을 면담할 때 “왜 천주교에 다니게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 마음의 평화라는 의미는 사람들마다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신앙을 가지면 하느님께서 축복해주시는데 그것이 물질, 건강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많습니다.. 즉 자신의 현세적이고, 눈에 보이는 복을 얻으려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성당안에서 인간관계를 위해서 신앙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세상에서의 인간관계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적어도 성당에서의 인간관계는 편하고 자신의 삶에 이익이 되지 않을까 하는 동기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세상은 너무 힘들고, 괴로우니까 성당에 다니면 적어도 마음만은 편할 것이라고, 성당은 깨끗하고, 거룩한 곳이니까 자동적으로 내 마음도 깨끗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성당에 다니면 내 가정, 내 직장에서의 모든 문제가 다 잘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도 합니다..
8.특별히 개신교에서는 이 눈에 보이는 축복을 아주 많이 강조합니다.. 하느님만 믿으면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것이다.. 돈도 많이 벌고, 사업도 성공하고, 가정의 평화도 지켜지고, 건강의 은혜도 주실 것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현세의 복을 기원하는 기복적인 신앙을 많이 강조합니다.
9.그러나 여러분 어떻습니까? 정말 하느님을 믿으면 재물의 축복, 건강의 축복이 따라오고, 모든 사업이 잘되고, 가정에 평화가 저절로 찿아옵니까?
10.그렇게 현세적인 복을 기대했다가 신앙을 선택한 사람들은 얼마가지 않아 참으로 큰 실망을 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으로 돈을 잘 벌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건강의 축복을 주실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병고가 생기기도 하고, 또 때로는 정말 재수없이 사고가 나기도 하고, 온갖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고, 성당다니는 사람은 다 깨끗하고 죄없는 사람을일줄 알았느데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많고, 가정에 평화가 찿아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분란과 싸움이 커져가고, 신부님 수녀님은 거룩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11.현세적인 복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그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져갑니다.. 뭔지 모를 죄책감은 커져만 가고, 원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실망과 좌절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원래 있었던 세상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양심의 가책도 성당에서 멀어질수록 가벼워진다고 합니다..
12.통계적으로 보면 한국천주교 신자의 70퍼센트는 다 교회를 떠나있습니다...영혼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인호가 새겨져 있지만, 또 그들 마음깊은 곳에는 하느님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그들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세상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갑니다...
30퍼센트의 신자들만이 그래도 주일이라도 지킵니다.. 성당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신자들이 헌금, 교무금등을 내 주어야 하는데 교무금의 경우에는 13-14퍼센트의 신자들만 참여합니다.. 그래도 교무금을 내는 신자들은 나름 열심한 신자들인데 그중에서 성당에 협조적인 사람은 10퍼센트이고, 성당에서 필요로 하는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2퍼센트 안팎입니다...
13.야구식으로 계산을 해보면 하느님은 100타석중에 2안타만 치시는 아주 저조한 실력에 불과하십니다.. 프로선수는 엄두도 못내고, 야구를 좋아하는 아마추어만도 못하십니다..
14.그러나 하느님이 치시는 2안타는 참으로 값진 안타입니다.. 그 2안타로 천주교를 살리시고, 유지시키시고, 이 세상이 망하지 않게 하십니다..
15.대부분의 신자들은 현세 기복적인 신앙속에서 자신의 현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언젠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형국인 것입니다.. 그러나 100명중에 2명은 자신의 삶속에서 기쁨속에서도 하느님을 발견하고, 슬픔과 고통속에서도 하느님을 발견합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상황속에서도 인내를 갖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찿고, 기다릴줄 압니다... 이 세상의 어둠속에서도 또 때로는 교회의 어둠속에서도 하느님의 빛을 희망하며,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줄 압니다...
16.하느님께서 천신만고 끝에 얻으신 이 2퍼센트의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겠습니까?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진다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들에게는 엄청난 하느님의 영적인 축복이 함께 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보호하심과 이끄심이 보다 더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17,오늘 전교주일을 맞아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지만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은 극소수인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그 2퍼센트의 뽑힘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에게 오늘도 당부하십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함께 있으니 그 극소수의 사람으로 나는 이 사회를 지키고, 이 어둠속에서 내 빛을 밝히리라고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18.우리는 보이는 현실에 실망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섭리와 이끄심을 더 더욱 신뢰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내가 세상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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