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8주일 2017
1.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높은 하늘, 멋진 구름들, 서서히 물들어 가는 단풍들, 약간 추워지는 듯한 기온들이 우리의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2.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도 하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웬지 마음속에 휑한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나무의 잎들은 일년내내 나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조금이라도 햇볕을 더 보기위해서 그야말로 치열하게 살아옵니다.. 나무의 잎들은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합니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나무는 또 다른 삶을 위해 그동안 자신을 위해 살아왔던 나뭇잎들을 가차없이 떨어뜨립니다.. 나뭇잎들로 가는 양분을 서서히 줄이는 것입니다.. 나무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 자신의 일부를 떨어트려내는 것입니다.. 수분과 양분을 줄이는 과정속에서 나뭇잎들은 서서히 그 색깔이 변하는데 그것이 바로 단풍입니다.. 우리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단풍도 사실 그 이면을 보면 삶과 죽음, 자연의 질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일년동안 얼마나 애썻는데 이리도 허무하게 떨어뜨리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 네가 할 일은 다하였다.. 애썻다,,라고 하면서 나무의 마지막 선물인 단풍을 선사해 주고 있는 듯 합니다..
3.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의 삶도 나무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가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부모들은 그야말로 최선의 삶을 살아갑니다. 말이 최선의 삶이지 사실 그 말 이면에는 엄청난 노력과 치열한 삶의 수고와 고통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바람을 맞아야 하고, 수없는 빗방울을 견뎌야 하고, 목이 타는 가뭄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무를 살려내기 위해서 수없는 경쟁을 뚫고 햇볕을 향해 목을 내밀어야 합니다.. 살아있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요?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다 끝냈을 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요?
4.단풍이 아름답듯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한 인간의 삶도 참으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자연이 주는 것이지만 인간의 아름다움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그 과정중에는 얼마나 많은 혼돈과 혼란, 그리고 갈등과 인내의 세월이 필요한 것인지 모든 것을 다 끝낸 뒤에는 모든 것이 확연하고,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5.치열한 삶의 결과들인 나무와 숲들은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줍니다.
첫째, 숲은 공기를 깨끗이 해 줍니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를 태우면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점점 많아지죠.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생물에게 꼭 필요한 산소로 바꾸어 줍니다.
둘째, 숲은 물의 양을 조절해서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줄여 줍니다. 흙 속에는 풀이나 나무의 뿌리들이 촘촘히 뻗어 있지요. 이런 뿌리와 흙 사이에는 작은 공간들이 많습니다. 여름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때에는 이 공간에 물이 스며들어 흙속에 물이 저장되지요. 저장된 물은 계곡으로 천천히 흘러나오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가뭄의 피해를 줄여 줍니다.
셋째, 나뭇잎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먼지나 이산화황 등의 오염 물질을 빨아들입니다. 이런 오염 물질은 비가 내릴 때 빗물에 녹아 땅에 떨어졌다가 숲 속을 흐르면서 정화되지요.
넷째, 침엽수들이 많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살균 작용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고,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더욱 활발하게 합니다.
6.나무와 숲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통해 인간에게 해로운 이산화탄소, 오염물질등을 흡수하고, 인간에게 유익한 산소, 정화된 환경, 피톤치트등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해로운 자연질서를 조절하여 이로운 자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7.그런데 자연은 저절로 자연의 질서에 따라 그리 되지만 묘하게도 인간은 절대로 저절로 그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을 하고, 절대절명의 투쟁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 자유의지를 뜻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천사도 될 수 있지만, 개나 돼지만도 못한 인간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8.나쁜 것을 받아들여 좋은 것으로 변화시킨다고 하는 이 자연의 질서, 그 질서를 어떻게 하면 인간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9.사실 우리는 우리안에 나쁜 것이 들어오면 견디지 못합니다.. 미움, 분노, 증오등 나쁜 것은 우리 주위에 널려 있습니다.. 내 마음속에 나쁜 것이 들어오면, 그것을 소화해내지 못하면 그 나쁜 것은 두배, 네배로 주위로 확산됩니다.. 두배, 네배로 증가된 나쁜 것은 또 소화해내지 못하는 다른 나쁜 마음을 만나면 여덜배, 열여섯배로 증가합니다.. 그것이 점차 확산되면 어둠과 악이라는 세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 어둠과 악의 세력은 점차 더 자신의 영역을 넗혀 나갑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선으로 창조되었기에 어둠과 악이 창궐한 세상속에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10.누군가는 그 더렵혀진 세상, 어둠과 악의 세력으로 뒤덮혀진 세상, 빛과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세상을 정화하고, 새로운 세상, 선과 아름다움이 충만한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이 바로 우리의 구세주이신 것입니다.. 그분은 마치 숲과 같이 이 세상의 모든 해로운 것들을 당신 온몸으로 받아들이십니다.. 그리고 그 나쁜 것들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소화해내시어 인간에게 유익한 것으로 바꾸어 다시 돌려 주십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것입니다.. 어린양은 아무죄도 없었지만 백성의 죄를 다 뒤집어쓰고는 죽임을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린양은 억울하지만 그 모든 죄악을 다 뒤집어씁니다.. 인내와 사랑으로 그 어둠과 죄악들을 이겨내십니다.. 하느님의 힘으로 그 어둠과 죄악의 세력을 빛과 희망의 세력으로 바꾸어 내십니다.. 이제 그분의 고통으로 우리는 우리의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분의 속죄로 우리의 죄가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죽이는 온갖 해악으로부터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부족하지만 이 세상의 나쁜 것들안에서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나쁜 것이 우리안에 들어와도 우리의 스승을 본받아 좋은 것으로 변화시켜 세상에 내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1.오늘 복음에서는 하늘나라는 혼인잔치와 같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혼인잔치는 기쁨이고, 환희이며, 용서이고, 인내의 결과입니다. 그야말로 인간 삶의 가장 아름다운 현장이고, 새로운 시작, 새로운 희망의 자리인 것입니다.. 그 혼인잔치는 어둠과 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기쁘고, 감사하는 자리입니다..
12.그런데 그 기쁨과 희망의 자리에서도 마음속에 어둠과 악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사랑과 용서라는 예복을 입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세상의 어둠을 그대로 가슴에 품고, 그 가슴에 분노와 미움의 칼을 품고 있었습니다.. 마치 선한 사람처럼 위장하고 있었지만 혼인잔치 주인은 즉시 알아차립니다.. “그대는 혼인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면서 밖으로, 어둠속으로 내쫓으라 합니다.. 그가 살던 어둠의 세상으로 그는 내쫓깁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가슴을 치지 않고 어둠의 방식대로 원망하면서, 분노의 이를 갑니다.
13.이 세상에 살면서 어둠을 빛으로, 미움을 용서로, 분노를 화해로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 나라의 잔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바꾸어 내는 것은 바로 우리안에 있는 신앙의 힘이며, 또한 하느님의 힘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아있으면서도 이 세상을 밝히는 사람은 어둠을 어둠으로 갚지 않고, 그 어둠을 빛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인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어둠속에서도 빛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모여서 기쁨과 감사의 잔치를 벌리는 곳이 바로 하늘나라의 혼인잔치인 것입니다..
14.우리자신이 이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사람인지,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이 가득한 밝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인지를 생각해보도록 하십시다..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잔치에 오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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