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앞두고 충혼당을 다녀왔다.
요한씨를 동작동 충혼당에 모셨으니
생각 같아서는 매일같이 찾아갈것 같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디스크수술후 허리에 핀을 4개나 박아서인지
보행이 전과같지 않는게
허리 아래로는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않고
걸음도 의도한 대로 걸어지지가 않는다
오늘쪽 다리가 특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릎이 팍팍 꺾이면서
걸음도 가제걸음처럼 조금씩 옆으로 걷게된다.
건너는 신호등이 처음켜질때라야 통행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멈춰서게 될까봐
아예 건너갈 엄두를 못낼때가 많다
장애인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내가 바로 장애인이 된것같다..
다들 한식이라고 성묘도가고 할텐데
어쩌나 어쩌나..하며 망서리다가
격식 차릴려면 한이 없으니 요한씨 좋아하는
단팥빵과 크림빵 생선전을 한접시 부치고
좋아하는 토마토 몇개 준비하고
카카오택시 불러타고 횡하니 충혼당을 다녀왔다.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현충원은 지근거리에 사는 분들의 산책코스로도 유명하다는데
봄 들어 만개한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있어
그 넓은 경내는 아름답게 만개한 꽃들의 향연이 한참이었고
꽃향기가 가득하였다.
세상에..돋자리 깔고..
가족 친지 동창들 소풍나온 분들도 엄청나다.
이번에 가서 사다리를 이용해 높이 모셔져있던 요한씨의 사진을 찍어올수 있었다.
제일 상층부라서 사진을 담기가 어려웠는데 때 마침 옆방에 참배하러오신 분이
불편한 내 거동을 보더니 기꺼이 무거운 사다리를 요한씨가 안치된곳 까지 이동해 주셨다.
다음에는 아래층 분향실
음식을 차려놓고 양초도 켜고 ..
요한씨 함자를 찍으면 제례종료시까지 모니터에 요한씨 이름이 비춰진다.
몇개 되지도 않는 제수가 베낭에 넣고보니 얼마나 무겁던지...
충혼당엔 오늘도 참배객들이 줄을 섯다.
바람은 차거운데 사방에는 아름다운 꽃들로 꾸며져있어
조국위해 몸바쳐 헌신하다가 돌아가신분들을 위해
정부에서 이토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시는지
감사하기 짝이없다.
나 역시 나중엔 요한씨 옆자리 충혼당에 갈 자격이 있으니
나 자신에게도 그러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도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까?
참배객들이 들고온 조화가 분향대위에 수두룩하다.
푸르른 소나무가 뿜어내는 청청한 솔향기가 봄바람에 춤추듯 다가온다.
화사한 벗꽃이 가지가 찢어져라 만개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있고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 나도몰래 눈물이 난다.
그 많은 참배객 상춘객들이 오고가건만
그 흔한 종이조각 쓰레기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경내는 어찌나 깨끗하던지 수고하신 이들의 노고가 감사하기 그지없다.
벨벳같은 느낌의 자목련이 얼마나 이쁘던지...
꽃을 좋아하던 요한씨가 이 목련꽃을 보면 퍽이나 기뻐하겠다.
사방에는 꽃 사진을 담는 사진사들이 진을치고있다.
나이가 들면 몸도 변하기 시작하는것인지..
전에없이 꽃 알러지가 생겨 혼났다.
충혼당을 다녀온 후
얼굴이 붓고 눈이 충혈되고
발작성 기침으로 거의 보름동안 을 고생을 했다.
아마 대수술로 면역력이 바닥이 나서 그럴거라는
지인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다녀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복숭아꽃 살구꽃 목련과 개나리...
꽃대궐이란 말이 무색하리만큼
공기맑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속에 고이잠든 요한씨..
어쩌면 천국의 생활을 하고있느라
내 생각은 잊어버렸겠지 하는 마음이 든다.
미국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매불망 아버지 못잊어하는 아이들에게
꿈에라도 나타나 천국에서 잘 지낸다고 안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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